칼칼하고 맛있는 매운맛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찾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그렇다면 맛집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선호나 평가가 다른 상황에서 객관적인 평가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우리만의 속설을 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집은 비교적 지역의 숨겨진 맛집이라는 것. 안중에 있는 한식전문점 대반식당은 일반 시민은 물론 평택의 택시 기사들이 점심 때 가장 즐겨 찾는 식당 중 하나다.
주 식재료는 직접 지은 농산물
올해로 문을 연 지 18년째라는 대반식당은 우리가 즐겨 먹는 한식을 주메뉴로 한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등 찌개류를 기본으로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등 일품요리가 제공된다.
식당 운영과 주방을 책임지는 사람은 안주인인 홍근숙(56) 씨다. 그는 남편 김광국(58)씨와 같이 했던 축산업이 문을 닫게 되면서 고육지책으로 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음식을 따로 배운 것이 아니니까요. 그냥 시집오기 전 어려서부터 고향에서 먹었던 음식맛을 생각하면서 요리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하나둘 메뉴를 늘리고 손님들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자신감을 키웠죠.”
안중 토박이인 남편은 농사를 지으며 쌀 등을 대고 홍씨는 채소를 직접 키웠다. 이들 식재료를 써서 정성껏 요리하다 보니 지역에서 알아주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대접하니 떳떳하고, 손님들이 알아주니 자신감은 더 커졌다.
남다른 맛과 깊이가 있는 찌개
대반식당의 음식은 매운맛을 칼칼하게 맛있게 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홍근숙씨가 기본적으로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음식에 직접 키운 청양고추와 태양초 고춧가루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김치찌개에 대한 명성이 특별하지만 찌개 종류 중 이날 맛본 청국장도 남다른 맛과 깊이가 있다. 약간은 매콤한 맛이 우러나는 청국장은 콩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신선한 맛이 일품. 달달한 맛보다는 깊은 맛이 우러난다. 여기에 큼직하게 썰어넣은 두부를 떠 먹다 보면 그야말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절로 든다.
볶음도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다. 제육볶음은 칼칼하고 매콤한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여기에 양념 등 색감도 선명하고 씹히는 돼지고기의 육질도 쫄깃하다. 남다른 비결이 있을 법하다.
홍씨는 “오징어 볶음이나 제육볶음을 할 때 미리 재워놓지 않는다”며 “주문받으면 그때부터 고기에 채소와 양념을 한데 넣어 잘 주물럭거린 다음 센 불에 바로 볶아내면 싱싱한 색감과 육질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아들이 합류해 큰 힘
최근에는 홍씨의 어깨를 든든하게 하는 일이 생겼다. 바로 아들인 김완호(30) 씨가 엄마를 도와 같이 일을 해보겠다고 합류한 것이다. 아들이 부모가 일구어놓은 대반식당을 이어가겠다는 것은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 무엇보다 힘이 되는 일이다.
대반식당도 코로나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단축으로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아들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배달앱을 활용해 지역 손님들에게 배달을 시작한 것이다. 한식의 특성상 갓 만든 요리를 바로 식당에서 먹는 게 가장 좋은데 손님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나오는 것을 꺼리다 보니 한시적으로 배달을 했다. 홍씨는 “식당일이 힘들지만 손님들이 돌아가시면서 ‘사장님,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해주시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린다”며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식당에서 다시 많은 손님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인재 객원기자
■메뉴: 순두부 찌개·김치찌개·된장찌개·청국장찌개 14,000원(2인 기준), 사태찌개·부대찌개·동태찌개 16,000원(2인 기준), 제육볶음·오징어볶음 2만원(2인 기준), 일부 메뉴 배달주문 가능
■주소: 현덕면 인광4길 19-25
■전화 :031-683-43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