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김훈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요즘 우리 평택시를 바라보면 시정의 본질과 품격이 사라진 하청행정의 공허함과 바닥이 느껴진다. 2월 8일 평택시의회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이뤄진 정장선 시장 답변을 들으면 시정에 대한 비전과 철학은 물론 현안에 대한 열정조차 찾기 어려워 안타깝다. 마치 ‘나는 시민중심의 새로운 평택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이 법에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전임 시장 때 잘못한 거라서 어떻게 하기가 쉽지 않고, 내가 취임 전에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는데 왜 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한편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번 청북소각장 건에 관련해 공무원이 작성한 답변자료를 읽기에 급급한 모습은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 본연의 모습이라기보다 현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조차 부족한 공무원의 모습이었다.

‘어연·한산 산업단지 내 소각장의 설치 건’에 관한 시민과 환경단체의 입장은 명약관화하다. 바로 ‘평택시와 시장은 심각한 환경피해를 야기할 청북소각장을 왜 막아내지 못하는가’다. 평택시는 우리 평택시의 중심이 될 500만평의 고덕신도시가 들어서 시민들이 입주하는 시점에, 기존에 설치 운영되고 있어도 폐쇄하거나 이전해야 할 산업폐기물소각장을, 이제까지 20년 동안이나 빈땅으로 있던 그곳에, 그것도 산단입주계약과 건축허가 등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음에도 산단입주 계약은 물론 맹지에 진입로까지 만들어주면서까지 건축허가를 내주었다.

2년 전 세교산업단지 내 아스콘공장은 세교지구 입주민들이 악취 등의 고통을 호소해 이전했고, 지난해 도일동SRF소각장 허가 문제로 평택이 한바탕 난리를 치른 바 있다. 잇따라 불거지는 소각장 문제를 보며 시장이 내세운 ‘시민중심의 시정, 사람이 중심이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 환경시장 클린도시’에 대한 본질적 회의와 의문이 든다.

“왜 평택시와 시장은 심각한 
환경피해를 야기할 청북소각장을 
막아내지 못하는가” 

시민사회는 평택시와 시장에게 다음 사항을 질의한다. 첫째, 시장은 “청북소각장은 1999년도 ‘폐기물처리시설 촉진법’에 따라서 하루 60~80톤의 산업폐기물을 의무적으로 처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건축허가가 불가피하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관련법 몇조 몇항에 근거하는지 묻고 싶다. 시행령 3조 1항을 보면 ‘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는 자는 연간 폐기물 발생량이 2만톤 이상이고 조성 면적이 50만제곱미터 이상인 산업단지를 개발 설치하려는 자’라고 규정하는데 해당 소각장을 건립하려는 민간업체가 이에 해당하는가?

둘째, 청북소각장이 의무시설이라면 어떻게 20년 동안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아무 문제없이 지금까지 지내왔나? 의무시설인데 왜 업체와 산단입주계약에 ‘민원발생 시 입주계약의 해제’ 단서를 달고, 평택시가 해당 부지를 재매입하려는 등의 자기모순적 행동을 했는가?

셋째, 입주계약 체결은 산단이 위치하고 있고 산단관리의 주무시인 평택시의 협의와 동의없이 가능한가?

넷째, 어연·한산공단이 준공되고 10년후 신도시가 입지했다. 평택시는 변화된 입지환경을 고려한 환경영향 재평가로 소각장 입주를 차단하는 근거를 왜 5년이 지나도록 마련하지 않았는가?

다섯째, 소각업체는 ‘폐기물관리법’ 제25조17항에 근거해 운영하다가 시설변경 준공만으로도 폐기물 성상 변경이 가능해 보이는데 통제수단은 있는가?

시민사회는 평택시와 시장에게
 5개 사항을 공개질의하며
구호와 허울뿐인 시정에 대한
냉철한 자기성찰을 촉구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왜? 도일동소각장은 건축허가 신청도 불허했고 평택산단의 해당 공장은 폐쇄 이전했는데, 왜 청북의 소각장은 20년간 비워둔 땅에 고덕신도시가 들어서고 시민들이 입주하는 시점에 입주를 허용하는가? 그리고 ‘의료폐기물만의 반대는 의심컨데 시민을 가장한 자들의 호도된 주장’일 뿐 우리 시민들은 어떤 소각장의 설치도 원천반대하며 ‘의료폐기물 소각장의 불허’라는 말로 사업장 일반 및 지정폐기물의 진입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면피성 기만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음을 명백히 한다.

평택시와 시장에게 무능, 무지, 무책임, 태만과 타성, 그리고 구호와 허울뿐인 시정에 대한 냉철한 자기성찰을 진정으로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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