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통복천 고양이

통복천 다리아래 
고양이 마을이 생겼다

만화방창 흐드러진 판자촌 소시민 
꽃길 따라 기지개 켜고 하품 하는 작은 신도시다

계단을 내려오다 코리안 숏헤어와 마주쳤다

밥 챙겨주는 다정한 사람과 감정을 도킹하는 
영민한 생존법
치즈태비 고등어태비 삼색이 카오스 턱시도 젖소 올블랙 
그 이름 앞에 붙은 길이란 명사처럼  
동그란 눈빛 교환하고 
발라당 애교 필살기 애간장에 마음과 먹을 것 다 털려 
빈손이 된다 
 
방창하다 
벚꽃 개나리 조팝꽃 휘날리는 가드레일 사이로 배부른 꽃놀이 
가난한 유년이 생각나는 것도 
그들의 숨바꼭질을 보며 알았다

 

신선 차방

바람이 찻물을 끓인다
풀잎 탁자에 긴 목 숙이고 착석한 
왜가리 쇠백로
흰뺨검둥오리는 검불에 남겨둔 간식을 먹느라 분주하다
노란냉이 흰냉이 민들레꽃 하늘하늘 수놓은 식탁보
아름답고 푸른 섭생 완전한 완생(完生)은 
봄바람 먼지 속에서도 선명한 향이 인다
가지가 흔들리는 곳마다 호로록 비창 넘기는 차방은 
회기라는 제비꽃 열쇠를 주어
통복천을 노래하는 비기(秘記)가 되었다

 

유영희
월간『문예사조』등단
평택문인협회 회원
경기문학 공로상
평택문학상
시집『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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