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발전을 위한 제언 - 도시개발

이시화
평택대학교 국제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

[평택시민신문] 평택시가 변화하고 있다. 평택항 및 고덕신도시,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삼성전자 산업단지 개발, 다수의 민간개발 등 다양한 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위주의 개발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역 간 불균형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교통체증이나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문제가 야기된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사회는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큰 위기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사회환경 변화 속에서 평택시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회복력이 빠른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회복력이 빠른 도시란 기후변화, 질병, 환경오염 등 재난에 따른 물리적·사회적·경제적·심리적 쇼크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도시를 말한다. 회복력이 빠른 평택시를 만들려면 우선 도시의 시스템을 다양화시켜야 한다. 다양성이 커질수록 외부 충격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다시 말하면 도시의 특정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도 도시 전체의 부정적인 피해를 줄일 수가 있다. 특히 에너지·식량·식수 등 도시운영 및 시민의 건강과 관련된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다양화시켜야 한다. 구체적인 예로 로컬푸드와 지방상수원 확보는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식량과 식수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시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외부의 충격으로 상처를 받은 시민의 정신적 회복을 위해서는 도시디자인도 중요하다. 평택시에 오픈스페이스를 더 확충하고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간다면 시민 삶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이다. 또한 걸어서 접근할 거리에 생활시설이 배치되도록 생활권 계획을 수립하고, 녹색과 친수공간(Green and Blue Space)을 도심으로 끌어들여 일상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 시민의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평택시는 하천을 보유하고 있는 도농통합도시라는 지역의 장점을 살려 친수공간 주변에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여 시민이 쉴 공간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근 추진하는 도시숲 조성 사업과 진위천과 안성천 주변에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두강물 사업은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지향적인 평택시를 건설하는 데 중요하다.

둘째, 연령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는 시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따라서 좋은 도시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잘 담을 수 있는 모양이 돼야 한다. 미래의 평택시는 어떤 모습의 도시가 되어야 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5년 뒤인 202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연령친화도시란 노인·여성·어린이 등 사회 모든 계층의 행복한 삶을 담을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러한 도시를 만들려면 우선 고령 친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자들을 위한 시설은 자연스럽게 모든 연령대에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작게는 길거리의 벤치 모양이나 건물 계단의 모양, 공중화장실, 횡단보도, 신호등 운영 등을 개선하고 크게는 고령친화적 주택을 건설하여 고령 거주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확보해야 한다. 또 다양한 나이대 시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행 중심으로 공공·서비스 시설을 배치하는 근린생활권 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연령친화시설은 고령자·청소년·여성의 안전과 편의는 물론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지역 사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주요한 요소가 된다.

셋째, 시민참여 소프트인프라를 구축하자. 평택시가 미래의 품격있는 도시로 발전하려면 물리적 개발과 더불어 쾌적한 삶을 위한 공동체 조성과 시민 참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재 평택시는 미세먼지, 쓰레기 처리 문제, 지역 간 갈등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지역내 NGO 단체, 시민단체 등이 연합된 협력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면 미래에 어떠한 위기가 발생해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평택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자치를 위한 시민참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의 도시발전은 시민의 참여 없이는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은 행정과 시민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도시는 시민의 삶을 담고 정책은 시민을 위한 것이므로 도시발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평택시는 세계적인 불확실한 도시환경 변화 속에서도 급속한 도시개발과 인구유입이 진행되는 역동적인 도시이다. 미래의 다양한 여건변화로 도시발전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평택시가 더욱 유연하고 탄력적인 미래 비전을 수립하고 바람직한 미래발전을 도모하길 기대해본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