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곧은 기사쓰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정 안정 중요

[평택시민신문] 이진한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는 평택시민신문의 든든한 후원자다. 20년 전 첫 구독으로 시작으로 지금까지 긴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연구실로 배송된 신문을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는다고 한다. 그는 “요즘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이 드물다보니 무슨 신문인지 궁금해하며 들여다보는 다른 승객들에게 평택시민신문 알리게 된다”며 평택시민신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그는 고향인 서탄면 적봉리(현 서정동)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지만 본지가 펼치는 ‘신문천사운동(구독료를 대신 납부하고 어려운 이웃이나 친지에게 평택시민신문을 보내주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10여년 이상 고향의 노인회관 등에 평택시민신문을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평택시민신문은 창간 24주년을 만나 긴 세월을 본지와 함께 걸어온 이진한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한 교수는 경기도 평택출신으로 효명중, 평택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사학과 동대학원에서 고려시대 경제사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 규슈대학 한국연구센터 객원교수와 한국인물사연구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고향인 평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1999년 평택시사편찬상임위원을 역임하고, 현재에는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이사로도 봉사하고 있다. 저서로는 고려시대 관직과 녹봉의 관계 연구, 고려시대의 송상왕래 연구, 고려시대의 무역과 바다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평택시민신문과 처음 만난 계기는
90년대 말 지인의 소개로 고등학교 선배인 김기수 대표를 알게 됐다. 김 대표가 고향에 내려와 지역신문을 발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평택시민신문이 이처럼 훌륭한 지역신문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어떤 기사를 가장 좋아하는가
사진이 있는 지역 소모임 활동 기사를 가장 흥미롭게 본다. 아는 단체나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멀리서 지인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셈이다. 기사를 읽다 아는 얼굴이나 이름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그것이 지역신문의 매력이다. 그래서 연구실에 신문이 배송되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평택시민신문의 특색은
다른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보지 않아 평택시민신문만의 특색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일관된 관점에서 평택과 관련한 여러 현안에 비판적인 시각과 대안을 제시하는 점이 좋다고 본다. 특히 시민단체 활동가와 특정분야 전문가가 자신의 주관으로 예리하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실제로 시정 담당자나 관련 기관에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

<평택시사> 편찬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벌써 20년이 됐다. 1999년 평택시청 국장을 명예퇴직한 고 남규우 선생과 함께 평택시 시사편찬 상임위원을 맡았다. 1995년 통합 평택시 출범 이후 통합 평택시 시사편찬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혼자서 맡은 일은 아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통합 평택시 역사 서술의 틀을 정립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중간에 교수로 임용되는 바람에 마무리는 현 인천대학교 교수인 이형우 선생이 담당했다. 가능하면 많은 집필위원의 참여를 유도했고, 그들이 좋은 글을 시한 내에 써주었다. 또 출판사의 김영탁 선생, 평택시 문화계장 등 여러 사람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정해진 기간 안에 만들 수 있었고 마침내 2001년 12월 <평택시사>가 빛을 보았다. 이들 모두 <평택시사> 편찬에 크게 이바지한 고마운 분들이다.

<평택시사>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50점 정도다. <평택시사>는 1999년을 기준으로 한국사와 평택지역사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평택시의 현황을 담는 데 충실하고자 했다. 다른 시군과 비교할 때 <평택시사>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첫째로 자연환경의 비중을 크게 늘려 후대와 비교하기 위한 자료를 남기려고 했다는 점이다. 둘째로 고려시대 진위현의 미란, 조선후기 이인좌의 난 등을 새로이 조명해봤다는 점. 셋째로 평택에 군사시설이 많고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방‧안보 편을 두어 소개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미군 주문 문제 역시 후세가 꼭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각과 비판적 시각을 가진 두 집필자에게 서술을 맡겼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부록으로 평택지역의 역사 자료를 수록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2011년 시작해 2014년 결실을 본 평택시사 개정판이 만들어 지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군이나 마찬가지로 시군사 또는 시군지는 완성형이 될 수 없다. 앞으로 평택시사는 지속적인 보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고향 평택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어머니를 만나러 내려갈 때 어쩌다 고덕신도시로 들어갔는데 네비게이션이 길을 못 찾아 헤맨 적이 많다. 2003년 서울로 이사를 갔는데 지금의 평택은 그때보다 강산이 다섯 번은 변한 것 같다. 평택이 급격하게 변하고 외지인의 전입이 늘어날수록 평택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들이 하루 빨리 지역문화에 융화돼 타자가 아니라 평택시민으로서 평택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창간 24주년을 맞은 평택시민신문에 바라는 점은
재정이 안정돼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누군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올곧은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예전보다 지면은 늘었지만 요즘은 코로나19로 광고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독자를 늘리고 후원자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평택시민뿐만 아니라 출향인사를 상대로 평택시민신문이 주는 즐거움을 홍보해 구독자나 후원자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평택 시민 역시 지역언론을 후원한다는 의미로 지역신문 구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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