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인산편지 작가
독서운동가
육군 준장
수도군단사령부 부군단장
평택고 졸업

[평택시민신문] 한 때 즐겨보던 영화 장르 중에 재난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한 두 편 정도는 보셨을 겁니다.

‘폼페이 지구 최후의 날’, ‘투모로우’, ‘인디펜던스 데이’, ‘딥 임팩트’, ‘딥 워터 호라이즌’, ‘더 임파서블’, ‘코어’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가 대표적입니다.

재난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불가항력적인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연약한 인간이지만 결국 그 재해 재난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위대함과 사랑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난영화를 보면서 항상 갖게 되는 또 하나의 느낌이 있습니다. 엄청나고 참혹한 모습을 보면서도 그것이 당장 내 앞에 닥친 현실이 아닌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감독과 배우가 아무리 리얼하게 영화를 만든다 할지라도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리얼하지 않습니다. 끝에 가서는 주인공은 살아남고, 해피엔드로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도 한 몫합니다.

만약에 그런 재난재해의 모습을 영화관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맞닥뜨린다면 과연 어떨까요? 아마도 상상도 못할 엄청난 패닉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실제 재난은 많았습니다. 폼페이 최후의 날을 가져온 2천년 전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 우리에게 쓰나미라는 지진해일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케 한 2004년의 남아시아 대지진, 2009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킨 초강력 허리케인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도 그러한 가슴 아픈 엄청난 재난이 있었습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자연재해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다름 아닌 ‘가뭄’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50년 전인 1670년과 71년에 있었던 ‘경신대기근’이 바로 그것입니다. 경술년과 신해년에 있었던 기근이라 하여 경신대기근이라 부릅니다.

때는 조선의 18대 왕인 현종 11년과 12년이었습니다. 이 때의 기근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역사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역사가들은 차라리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가 더 좋았다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했겠습니까?

가뭄과 메뚜기떼의 습격, 냉해 등이 2년 동안 우리 한반도를 덮치는 바람에 2년 동안에 무려 100만 명이나 되는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시 조선의 인구가 1000만 명에서 1500만 명 정도로 추산되었으니 총 인구의 무려 10% 가까이 굶어죽은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이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지금 우리가 그 시대를 살아간다고 하면 과연 어떻겠습니까? 그 당시 조선의 백성들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힘이 없었습니다. 무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바보같이 착하기만 했습니다. 왕이나 조정 중신들, 양반들에게 대들거나 하소연 한 번 못하고 하늘만 원망하다가 그냥 죽어나갔습니다. 참으로 참혹했던 시대였습니다.

지금도 자연의 위력은 대단하고, 재난은 계속 발생하지만 과거에 비해 예측하고 대비하며 조치하는 인간의 대응능력은 획기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순식간에 일어나는 지진이나 지진해일 등에는 여전히 속수무책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여전히 겸손한 가운데 자연재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는 노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류사회가 이 지구촌에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최근에 언론에서 쓰레기 대란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무책임한 모습입니다.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닙니다. 입에 들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그 뒤에는 마구잡이로 버린다면 우리는 물론 후손들의 내일은 점점 더 암울해질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정신차려야 합니다. 나만이라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줄이기,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면 반드시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은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사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