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하라는 하나님 뜻 따라 지역 섬기겠다”

46년간 야간학교 등 지역사회 봉사
영어예배로 미군에게 한국문화 알려
교회는 하나님 만나는 다리 역할 해야

[평택시민신문] 40년 넘게 꾸준히 봉사 활동를 이어오면서 지역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교회가 있다. 1974년 세워진 독곡동 송탄중앙침례교회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것이 교회의 정신이고, 이것이 곧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라는 기치를 가진 송탄중앙침례교회의 이웃사랑 이야기를 배국순(68) 담임목사를 만나 들었다. 비진학 청소년을 위한 야간학교, 어르신을 위한 실버대학,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급식과 김장 나누기에 더해 주한미군 가족과 외국인을 위한 영어예배와 한국사랑 프로그램까지 일상적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송탄중앙침례교회의 지역사랑 이야기가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리 모두에게 훈훈하게 전달되길 바란다.

 

이웃사랑, 지역사랑 40년 넘어

교회가 세워지면서 곧바로 야간학교를 운영했다. “1974년 당시에는 학교에 가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진학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데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는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안타까워 시작한 교회 야학은 90년대 중반까지 운영되며 많은 청소년을 키워냈다.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도 가끔 연락이 오는 친구들이 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교회를 성도로 섬기며 서로 이름 부르며 만나는 얼굴들도 있어요.” 야학은 중고등학교 진학률이 100%에 가까워지며 문을 닫았고, 이후에는 장학사업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교회 사회봉사관에서는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실버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그램은 컴퓨터교실, 역사교실, 노래교실 등이다. “사는 일 만큼 죽는 일도 소중하다”는 배 국순 목사는 “계속해서 배우고 공부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것이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한 지는 30년이 넘었다. 북부노인대학에 다니는 시민을 대상으로 교회에서 점심을 대접하던 일이 이·미용봉사, 마사지 등으로 봉사활동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쉬기 전까지는 한주도 거르지 않고 30여 년을 매주 목요일에 교회가 해오던 일이었다.

30년 넘게 해온 봉사는 또 있다. 해마다 김장철이면 한국인 교인, 미국인 교인이 함께 김장을 담가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왔다. 예전에는 배추 5000 포기를 담가 500 가정에 나누었는데 요즘에는 절임배추 7톤으로 김장을 해서 12kg 통에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미국인 교인들이 집에 가져가 먹기도 하는데 한국김치를 좋아하는 미국인도 많이 있다고 한다.

 

영어예배는 한국을 긍정적으로 알리는 역할 톡톡히 해내

송탄중앙침례교회에 특화된 봉사활동을 꼽으라면 영어예배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예배를 쉬기 전까지, 매주 200여 명의 미군 가족과 미군속 미국인 가족들이 참석했다. 영어예배 전담 목사 2명이 이들을 위해 사역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의 영어예배는 활동영역이 넓다. 교회당에서 하는 예배뿐 아니라 한국인 교인들과 함께 하는 교제 활동들이 많다. 배국순 목사는 “영어예배는 미국인 교인들이 지한파로, 더 나아가 친한파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외국에 한국을 긍정적으로 알리는 역할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한국인과 미국인이 함께 교회 생활을 하면서 교회를 매개로 송탄미군기지의 미군과 미국인 노동자들이 자연스레 지역공동체 안에서 이웃으로 녹아들었다. 지금은 교회 창립 주간과 김장 나눔 등 행사에서 미국인 교인들의 역할이 크다. “교회 창립기념 행사 때에는 미국 교인들이 커다란 바베큐 통을 차로 싣고 와서 돼지를 통으로 구워 전교인이 함께 식사하며 축하하기도 합니다. 이들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추억을 갖고 민간외교관이 되어 고국에 돌아갑니다.”

배국순 목사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재학 중에 송탄 미군부대 안에 있는 한국공군작전사령부에 입대해 군대 생활을 했다.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고 잘하기도 했는데, 미군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 보니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어느 날, 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 교인이 자기 남편이 교회에 오고 싶어도 말이 안 통해 예배를 못 보니 도와 달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교인의 남편과 목양실에서 1대 1로 예배하기 시작했다. “예배에 10명이 넘게 참석하니 목양실에서 하기가 어려워져 넓은 장소로 옮겨갔어요. 지금은 사회봉사관에 영어예배실이 따로 있어 코로나 전에는 200명 가량이 참석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요”라며 허허롭게 웃는 모습에서 깊은 신앙생활에서 얻어진 자유로움이라고 할 편안함이 느껴졌다.

 

교회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배국순 목사는 자신의 목회철학을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성경에 나오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에 비유했다. 그래서 이 교회를 상징하는 C.I는 품이 넓은 한 그루 백향목 이다. “시편 1장 3절을 보면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다’고 나옵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가뭄에도 걱정이 없고, 누가 초대하지 않아도 지치고 땀 흘린 사람들이 찾아와 나무 그늘에서 쉬고 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 우리 교회가 이 도시에서 그런 역할을 하자.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자는 생각이었다”고 40여 년 전의 다짐을 회고하기도 했다.

송탄중앙침례교회는 몇 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 장소인 목양실로 가기 위해 기자는 차를 세우고 주차장 바로 옆 커다란 건물들 사이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건물들 뒤쪽에 있는 예배당 본당 한켠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목양실을 찾고 보니 아까의 그 커다란 건물들이 사회봉사관과 어린이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사회 봉사를 우선한 교회의 모습이었다

 

봉사할 수 있는 교회 되기까지는 “지역에 빚진 셈”

매주 2000명이 모여 예배하며 지역사회 필요한 곳에 봉사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까지, 배국순 목사는 “지역사회 여러 사람의 도움과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오히려 교회가 지역에 빚을 진 셈”이라고 지역사회에 공을 돌렸다. 그는 또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즐겁게 지역을 섬기며 성도들과 함께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요즘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한국교회에 대해 작은 바람을 전했다. “낮은 자세로 (사람들이) 하나님과 만나기 위한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며 지역사회를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교회가 돼야 한다”며 “본질로 돌아가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끝으로 코로나19를 견디고 있는 시민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해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코로나19 또한 지나갈 것이니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희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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