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최초로 탄생한 농협중앙회 이사

[평택시민신문] 이재형(70) 평택축협 조합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이후 5년 만에 1조4000억원이던 조합 사업량을 2조320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과 내실 경영을 함께 펼쳐 평택축협을 전국 농·축협 중 최고의 조합으로 성장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농협중앙회 이사에 도전해 지난 6월 25일 농협중앙회 임시대의원회에서 회원조합(축산업협동조합)의 수장으로 이사에 선출됐다. 평택에서 농협중앙회 이사가 선출된 것은 최초다. 앞으로 이 조합장은 139개 일선 축협을 대표해 농협중앙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4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이 조합장을 만나 앞으로 평택뿐 아니라 전국의 축산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변할지 계획을 들어보았다.

 

축산업을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

송탄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그때는 모두가 어렵던 시절이었다. 동네에 목장하는 분이 있어 ‘나도 목장을 하면 부자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한 23살에 형님과 힘을 합쳐 어렵게 젖소 한 마리를 사서 시작했다. 그 소를 집안의 가보로 여기고 소중히 키워 늘리다 보니 지금은 150마리를 키우게 됐다. 목장 규모로 보면 중상 수준이다.

 

50년 가까이 축산업, 한길만을 걸어온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평택시가 발전하면서 목장이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게 됐다. 송탄에서 목장을 시작했다가 고덕으로 옮겼다. 그러다 고덕신도시 개발로 오성면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면적당 가축총량제가 있어 내가 키우고 싶다고 사육두수를 많이 늘릴 수 없다는 것도 변화다.

 

축산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조합장으로 출마한 것인지

평생을 축산업에 종사하고 조합원으로 있다 보니 수장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2015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조합장이 됐지만 그 전에 4번이나 떨어졌다. 4전5기라 할 수 있다. 계속 떨어지다 보니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고 오기가 생기고 끝까지 도전했다.

막상 조합장에 당선되니 기쁨보다 과거의 소회가 더 깊었다. 힘들게 도전해 당선됐으니 잘해서 평택축협 역사에 남는 조합장이 되야겠다고 결심했다.

 

조합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조합원의 권익보호, 수익창출을 최우선에 두고 노력했다. 또 후배 축산인들의 앞길을 열어주고 싶은데 현실이 녹록치 않아 고민이다.

악취 등 환경문제로 축산농가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평택시 가축사육 제한 조례를 보면 5가구 반경 1km 이내에 축사가 들어서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기존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축사를 현대식으로 개선하고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문제가 축산업의 주요 현안으로 알고 있다

환경오염 없이 가축분뇨를 처리하려면 축산분뇨처리시설이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시설이다. 현재 평택시에서 하루 1800톤가량의 가축분뇨가 배출되는데 현재 처리량이 100톤밖에 안되는 걸로 안다.

축협 차원에서 정부에 지자체가 처리시설을 건립하면 축협이 관리하는 방식을 계속 제안하고 있다. 축산인들이 모두가 즐겨 먹는 육류와 우유 같은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가축분뇨처리시설을 건립하려면 민원 때문에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처리시설이 유기질비료를 생산하지만 전혀 수익이 안 된다. 시설 하나를 운영하려면 매년 몇 억원이 든다.

 

농협중앙회 이사도 선출직으로 알고 있다. 선거에 도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농협중앙회와 축협중앙회가 통합한 이후 2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앙회의 정책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축협 조합장으로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서 중앙회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축협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축산인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마음 먹고 도전하게 됐다.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애로가 많았을텐데

중앙회 이사가 모두 18명이고, 축협 조합장 몫은 2명이다. 처음 도전하다 보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전국 곳곳을 누비다 보니 하루 한 명 만나기 힘들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월부터 전국을 돌며 116개 전국 지역축협 조합장들을 만났다.

조합장들도 선출직이다 보니 나름 생각들이 다 있다. 그런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니 쉽지 않았다. 먼저 내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소통하려 애썼다.

 

평택 최초의 농협중앙회 이사가 되었으니 기대가 크다

평택축협뿐 아니라 전국 축협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축산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쓸 생각이다.

우선 중앙회 이사로서 축협의 존립 기반을 튼튼히 하고 도농조합 간 균형발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합 설립 역사가 상당함에도 다수 조합이 사업기반이 빈약하고 경제사업장은 적자 상태에 머물러 있는 조합이 많다. 또한 수도권 조합의 경우 도시의 팽창으로 인한 축산인 감소로 조합원 수와 자기자본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을 농협중앙회와 함께 고민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농·축협하면 믿을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게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고취하고 준법지원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

임기동안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조합원 소득증대는 물론 범 농협 내에서 축협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일조한 중앙회 이사가 되겠다.

 

평택축협 조합원과 평택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앙회 이사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 못지 않게 조합 경영도 소홀함 없도록 하겠다. 조합 경영에도 모든 역량을 다해 평택축협을 전국 최고의 복지조합으로 만들겠다.

축산분뇨처리시설 설치, TMR사료 생산·공급, 하반기 고덕 신도시 지점 개설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평택시민들도 축산인들을 악취·환경문제를 야기하는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어울려 살 주민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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