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예술 속에서 그윽한 꽃차 한 잔

[평택시민신문] 부락산 문화공원과 최유림 장군 묘를 잇는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탁 트인 드넓은 정원이 딸린 가게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마치 가게로 가는 길을 안내하듯 길가에 핀 색색의 꽃들을 따라가면 등산로를 찾은 사람들이 꽃차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갤러리카페, 지산동 ‘카페 영글다’다.

갤러리에 카페를 덧입히다

카페 영글다로 향하는 이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큼직한 분홍색 그네와 푸른 수도꼭지 등 조형물이다. 푸른 하늘 아래 도화지처럼 넓게 펼쳐진 잔디 정원 위로 놓인 색색의 조형물이 마치 미술관의 야외 전시공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사이 자리 잡은 카페 영글다도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자리 잡고 있다.

카페 영글다는 안혁선(59) 사장이 갤러리를 준비하면서 2018년 5월 지산동에 문을 열었다. 평택에 전시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안 사장의 소망에 따라 갤러리를 겸하고 있다. 그 말처럼 가게로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차지한 창에서 들어오는 빛과 높은 층고가 마시 미술관 로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가게 한쪽에 진열된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한쪽 벽면을 차지한 사진, 그림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젤 위에 정갈하게 놓인 사진과 그림은 2층으로 향하는 계단 벽면으로까지 이어진다.

안 사장은 현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평택에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소망에서다. 같은 이유로 공연 장소로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찾은 21일 오후 야외에서는 비대면 버스킹 공연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안 사장은 “카페를 겸하고 있지만 카페가 전부는 아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한다”며 “야외 결혼식이나 소규모 웨딩을 위해 대관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필요하다면 되도록 장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 코, 혀를 사로잡는 꽃차

카페 영글다의 정원과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이곳에서 마시는 차는 미각과 후각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곳에는 커피를 비롯해 국화차, 구절초꽃차, 매화차 등 꽃차와 수제청으로 만든 연잎차, 생강차, 오미자차 등을 판매한다. 꽃차는 지리산에 사는 명인들이 덖은 것을 사용해 그윽한 향이 코와 입안에 오래 머문다. 차가 우러나는 동안 유리주전자 안에서 갓 따낸 꽃처럼 피어나는 꽃을 감상하는 것도 꽃차의 한 매력이다.

수제청차는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곱고 진한 색을 자랑한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나 부락산을 따라 등산을 하고 내려온 직후라면 시원하게 에이드로 주문해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혼산(혼자하는 등산)이 유행하고 있다. 각종 모임과 공연, 전시가 취소되는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홀로 부락산 둘레길을 산책하다 카페 영글다에 들려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주소: 평택시 우곡길 70-78
■전화: 031-655-8902
■메뉴: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떼 5000원, 국화차·구절초꽃차 6000원, 매화꽃차 6500원, 연잎차 6000원, 생강차·오미자차 65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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