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시설 많은 원정리에 주민 안전 대책 ‘절실’

민·관·기업 협치 통해 방안 찾아야
연구용역 선행, 고용 우대 등 필요
주민들, ‘이주대책’ 평택시에 요구

[평택시민신문] 평택시 포승읍 원정7리 원효호암마을 주민들이 17일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수도사에서 ‘평택 원정리 위험시설 안전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좌장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위험시설이 많은 포승읍 원정리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적문 수도사 주지스님은 “8월 말에는 유의동 국회의원과 공청회가 예정돼 있고, 9월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마을로 초대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 마을 주민이자 명예이장으로서 주민의 의지가 새롭게 결집됐을 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는 “주민들이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데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고 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며 “오늘 이 토론회가 포승읍 원정리 주민들이 40여년 넘게 제기해왔던 위험시설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는 새로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시민신문>은 지면을 통해 포승읍 원정리 위험시설에 대한 주민 불안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시민들과 함께 대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 기조발제

민·관·기업 협치를 통한 안정성 확보 방안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국가기반시설과 위험시설 집중 위치
조례 제정·환경안전기금 조성 필요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는 국가기반시설과 위험시설이 집중적으로 위치한 지역으로 위험시설에 따른 주민불안이 증가하고 있다. 위험시설 인근 거주민들의 지속적인 이주요구가 있으며 주민등록 미등록 거주자가 많아 치안에 대한 수요도 크다. 교육이나 문화, 복지 등의 주민 편의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마을 주변에 있는 위험시설로는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평택화력발전소가 있고,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 한국석유공사 평택비축기지, SK가스 등이 몰려 있다. 
민·관·기업 협치를 통한 안전성 확보방안으로는 첫째, 공기업과 기업의 주기적인 안전사고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 수시 또는 주기적으로 안전사고에 대비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특별안전점검도 시행해야 한다. 둘째,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협업을 통한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시민안전점검단을 운영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하며 ‘평택시 민간 환경안전 감시기구 운영조례’를 제정해 운영해야 한다. 셋째, ‘환경안전기금’ 조성으로 안전사고에 대비한 민·관·기업 협력이 필요하다. 평택시와 기업이 공동 출연해 ‘환경안전기금’을 조성하고 에너지 관련 기업의 안전점검 활동 정보공개를 상시화해야 한다. 에너지 관련 전국 연대기구 활동을 활성화해 지원을 명문화할 필요도 있다. 

원정리 사람들, 일상이 위협인 삶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공동대표

주민이 안전성 확보방안 합의한 후
위험시설과 협상해 안전 보장받아야

원정리 사람들의 일상은 대단히 위협적이다. 핵폭탄급 위협을 안고 살아왔다. 한국석유공사는 지하 공동저장용량 LPG 620만 배럴을 보유하고 있다. 원유 1배럴당 158.9리터로 환산하면 9억 7960만 리터, 즉 중형자가용 1500만대 분량이다. 게다가 한국가스공사의 지상가스 저장 탱크 23기, SK가스 출하장, SK의 가스 저장소, 기호물류 탱크 터미널이 1km 이내에 있다. 마을 옆에는 해군 2함대 사령부 탄약고가 있고 사격장, 한국전력 등 수많은 위험요인이 있다. 
사소한 우발사건이 연쇄 폭발로 번진다면 원정리뿐만 아니라 평택이 어떻게 될지 소름 끼친다. 원정리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마을 사람들이 함께 토론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연대의 힘으로 위험시설 관련자와 협상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시민단체들과 평택시청과의 협치가 문제 해결의 중요 단서가 될 것이다. 
평택시와의 협상을 통한 대안 모색과 위험·혐오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용역과 평택시에 대한 건전한 견제는 적절한 방법이다. 게다가 용역 결과에 대한 시민포럼까지 한다면 더욱 견고한 마을 연대가 될 것이다. 민ᐧ관ᐧ정ᐧ산ᐧ학의 집요하고도 전략이 있는 안전 TF팀은 하나의 중요한 단초다.

■ 토론

황선식 평택시 미래전략관 비전기획팀장

가스와 석유 저장시설이 들어선 후 30여 년 동안 별다른 안전사고가 없었으나 주민불안이 여전한 만큼 해소방안이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와 SK가스 평택기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이 있었고 진단결과가 산업부에 보고됐다. 이 정밀 안전진단 과정에 지역주민의 참여가 이뤄진다면 안전성 강화는 물론 주민불안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포승읍은 국가기간산업이 집중돼 발전 제한이 있고 생활 불편도 많다는 주민 의견에 공감한다. 평택시 차원에서도 생활여건 개선과 균형발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역적으로 필요하고 평택시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을 발굴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전명수 서평택환경위원회 위원장

원정리는 말 그대로 청정지역이었다. 그러나 현재 무분별한 개발로 위험·혐오지역이 돼버렸다. 포승국가산업단지는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고 해군2함대 사격장 소음으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우여곡절 끝에 기지건설과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면서 주민 지원사업을 약속했으나 타지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게다가 평택시는 원정리 산업용지에 수소생산기지 건설을 발표해 강력한 주민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원정리에 집중된 위험·혐오 시설의 안전성, 사고 발생에 대비한 연구용역이 선행돼야 한다. 지역 지원사업은 물론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지역주민 고용과 지역기업 우대 보장도 담보돼야 한다. 

 

문형철 포승읍 원정7리 이장

안전점검을 받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앞으로 안전진단을 할 때 주변 지역 주민들이라도 참여해서 어느 정도로 안전한지 알게 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가스 등은 위험 시설인데 안전 메뉴얼조차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서부발전과 가스공사는 건설된 지 40년은 된다. 내구 연한이 30년이라고 알고 있다. 금방 터질 것 같아 불안하다. 이렇게 불안하게 살면서도 여태 불평도 안 했다. 최소한 관에서는 우리의 아픔을 알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역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우리 주민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우리 주민의 주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입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손도승 포승읍 원정7리 개발위원

원정리는 위해시설이 있는데도 지금까지 참고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계속 참고 살아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위해시설 대책을 세워줘야 하고 우리가 안전진단을 해달라는데도 그것조차 안된다고 하면 왜 그런지 답변을 듣고 싶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주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다.

 

 

 

김의성 포승읍 원정7리 개발위원

처음에는 위험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몰랐다. 포승읍 원정리 위험시설에서 지금까지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행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항상 위험시설을 옆에 두고 살아가는 주민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이주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 하나의 바람이다.

 

 

 

 

 

차화열 평택시민단체협의회 회장

평택시는 원정리 주민들이 피와 눈물이 담긴 냉열부지 30000평을 뺏어서 수소가스 기지를 만들어야 하나? 만일 30000평을 가져간다면 그 돈을 주민에게 주어야 한다. 한국가스공사를 지은 지가 37년이 됐다. 원자력발전소는 30년 되면 포기하든지 다시 만든다.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에너지클러스터를 만들려면 주민 안전을 우선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주민 위기대책을 담아 수립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지금은 사람이 먼저인 시대다. 모든 것은 사람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원정리 주민TF를 만들어서 행동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종한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

평택시 안전을 총괄하는 안전총괄과는 100억 정도의 예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51억 정도를 실질적인 재난대책에 쓴다. 이곳도 재난으로 생각하면 사용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시는 46억원을 재난안전기금으로 매년 적립해왔다. 코로나19 긴급대응 사용 후 현재 90억 원이 남아 있다. 안전진단도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을에서 요구하다 보면 몇 사람에 의해 집중되는 경우가 있고 돈이 나오면 원정리뿐 아니라 포승읍 전체로 흩어지기도 한다. 이런 것도 집중해서 꼭 필요한 사업에 써야 한다. 하나하나 의논하고 같이 고민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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