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경찰서 앞 파스타집 기억하세요?

[평택시민신문] 10년 전만 해도 평택에서 파스타 전문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당연히 가격대도 높았다. 그 당시 평택경찰서 앞에 쏘뇨는 지역의 대표적인 파스타집으로 사랑받았다. 생크림이 풍부하게 들어간 까르보나라, 얇고 바삭한 도우가 인상적인 고르곤졸라 피자 등을 1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맛볼 수 있었다. 10대 중고생부터 60대가 넘는 부모 세대까지 폭넓게 사랑받던 쏘뇨는 2015년 문을 닫아 많은 이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바로 그 ‘쏘뇨’가 2019년 11월 팽성읍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게 돼 반가운 마음에 찾아가보았다.

 

첫째 임신으로 잠시 휴점

팽성읍에 문을 연 쏘뇨는 동갑나기인 오용록·김혜경 부부가 함께 꾸려간다. 부인 김혜경씨가 23살에 평택경찰서 앞에서 쏘뇨를 운영했던 이다.

김씨는 “국제요리직업학교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트랑에서 일했는데 음식에 대한 고집이 있어선지 적응을 못하고 결국 평택에 내려왔다”며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평택경찰서 앞에 10평 남짓한 규모의 점포를 얻어 쏘뇨를 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토핑을 듬뿍 얹은 프랜차이즈 피자에 익숙한 손님들은 ‘피자를 왜 꿀에 찍어 먹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전단을 열심히 돌리며(당시 전단은 주요 홍보 수단이었다) 묵묵히 버텼더니 점차 소문이 나서 손님이 늘어났지요.”

그러다 24살 때 지금의 남편 오용록 씨를 만나 2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남편과 함께 식당 규모를 키웠지만 2015년 첫째를 임신하면서 힘에 부쳐 5년간 운영하던 쏘뇨의 문을 잠시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5년간 2녀 1남의 삼남매를 키우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막내아들이 어린이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2019년 11월 27일 남편과 함께 쏘뇨를 다시 열었다.

그때 그맛 살리는 데 중점

부부는 누구나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준비했다. 가격 역시 물가상승율을 고려하면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문을 열자 쏘뇨는 단숨에 팽성읍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학창시절 경찰서 앞 쏘뇨를 즐겨 찾던 20대, 데이트하다 결혼한 30~4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이 꼭 찾는 메뉴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고르곤졸라 피자다.

쏘뇨의 까르보나라는 다른 곳과 비교해 소스가 다소 되직하고 진하다. 이는 100% 우유로 만든 생크림을 써 만들었기 때문이다. 파스타 면을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삶아낸 다음 생크림을 묵묵히 끓여 만들어낸 쏘뇨만의 까르보나라다. 손님들은 ‘예전 맛’이 난다며 좋아한다. 과외며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용돈을 벌던 학창 시절,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 먹던 그 맛이다.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도 인기

기존 메뉴뿐 아니라 새롭게 추가한 메뉴도 인기다. 통오징어먹물크림파스타와 부채살스테이크다. 통오징어먹물크림파스타는 까르보나라를 능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오징어 한 마리를 통째로 얹어내는데 새까만 오징어먹물과 진한 생크림이 어우러져 한입 맛보면 ‘맛있다’ 소리가 나온다. 해산물 특유의 풍미가 어우러진 짭조름한 감칠맛도 좋고 오징어와 면이 어우러지는 식감도 즐겁다.

부채살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구운 부채살에 새송이버섯, 구운 방울토마토 등이 곁들여 나온다. 부드러움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가운데 근막을 잘라내고 맛보면 야들야들한 맛이 배가된다.

피자는 변함없이 얇고 바삭하다. 고르곤졸라, 콰트로 포르마지오는 치즈를 아낌없이 써서 풍미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블루베리 소스와 마스카포네 치즈로 맛을 낸 블루베리 피자, 패스츄리 도우에 상큼한 샐러드를 얹어낸 패스츄리 피자가 새롭게 추가됐다.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좋은 리코타치즈샐러드도 좋다. 우유만으로 만들어 씹는 맛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신선한 채소와 리코타치즈를 함께 먹으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달달한 끝 맛이 느껴진다. 갓 구운 빵을 추가해 싸먹으면 더 좋다.

부부는 “예전부터 쏘뇨를 사랑해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파스타와 피자를 제공하겠다”며 평택시민의 변함없는 사랑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메뉴: 알리오올리오 10000원, 디마레 포모도로 12000원, 까르보나라 14000원, 통오징어먹물크림파스타 17000원, 해산물로제파스타 13000원, 고르곤졸라 피자 12000원, 블루베리 피자 14000원, 패스츄리 피자 15000원, 통오징어먹물크림리조또 14000원, 부채살스테이크 20000원, 리코타치즈샐러드 12000원(빵 추가 3000원),
■주소: 평택시 팽성읍 팽성송화로 141
■전화: 031-618-5272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브레이크타임 오후 3~5시,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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