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희 이사
경기도사회서비스원

[평택시민신문] 얼마 전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이사회를 마치고 경기도 복지국장과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복지국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복지시스템, 코로나19에 맞춘 복지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질문하였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결론은 사회복지 서비스는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사회복지 돌봄’ 영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사회복지 서비스에서 비대면의 예는 많다. 혹자는 사회복지 이용 및 생활시설의 휴원으로 사회복지사들이 편하게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 복지관, 슬기로운 방콕 생활, 비대면 도시락배달, 비대면 심리상담, 비대면 노인 강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복지사들과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문제는 비대면이 불가능한 돌봄 영역이다.

어린이집, 다함께돌봄, 장애인주간보호시설, 노인주간보호시설, 방문요양,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아동청소년 그룹홈, 아동상담소, 가정상담소, 장애인 생활시설, 아동생활시설, 노인요양원 등등 직접 대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복지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돌봄’ 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코로나 이전 행정의 편의와 효율에 대한 정책 방향으로는 답이 없어 보인다.

평택지역 사례를 보더라도 북부복지타운 보건분야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였고, 그 여파로 문제가 없었던 다른 타운 내 시설들도 모두 셧다운(shutdown) 시켰다. 경기도 지방행정연수원 부지에 있는 여러 기관들도 코로나19 발병환자와 대면한 시설직원 1명이 발생하자 음성 판정이 나오기까지 일정기간 폐쇄 조치를 단행한 사례도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행정과 경영의 효율성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전에 경험해왔던 대형화 집중화일까? 단순히 행정의 효율성만을 고민하고 경제적 이익을 따져서 복지, 행정 복합시설을 구성하는 공공정책 방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재고되어야 한다. 공간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 대형화된 행정 편의적 공간에 집합되어 있다면 향후 반복될 전염병과 같은 사건 사고 속에 행정 전체가 중지되는 현실을 계속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정책이 과연 효율적이고 경제적일 수 있을까?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현했던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미국의 혁신기업이 뉴욕과 같은 동부가 아니라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다수 나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는 지진이 많아 건물을 넓게 흩어지음으로 다양한 관계망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에서 혁신이 가능하다고 했다. 뉴욕과 같은 아파트 방식의 집합형 공간에서는 이 같은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행정타운’의 닭장 같은 공간 방식으로는 대한민국의 중추인 공무원들의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창의성만 그럴까? 전염병과 같은 안전과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회 취약계층에게도 집합형 공간은 문제가 된다. 사회복지 시설은 소규모화해 마을로 들어가고 이를 컨트롤할 중간 지원조직이 중앙에 위치하는 것이 맞다. 사람에 중심을 두는 복지라면 근접한 거리에 이용하기 쉽게 동네마다 필요한 수만큼 제공되는 것이 복지의 기본 정책이고 방향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의 복지현장은 어떤가? 집중화된 복지시설과 보건시설, 행정의 효율성과 경제성 논리로 검토된 공간 양식으로 복합행정 타운이 만들어져 있다.

평택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공공건물은 계속해서 만들어질 것이다. 그나마 아직 백지인 부분이 많고, 사고의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고덕으로 시청이 옮겨가면 복합복지타운을 만든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 사회에서는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복지행정 효율과 경제성이 코로나19 이전 시대와 같을 수 있을까? 변화되어야 한다.

장애인, 노인, 아동, 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 보자. 절대적 ‘돌봄’이 필요한 그룹에게 사회복지 서비스의 종결은 ‘고통’ 그 자체이다. 사회복지 공간을 마을로 분산하면 근접성과 안정성이 보장된다. 사람 중심, 안전, 지속가능, 안전한 이용편의성, 삶의 질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면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경제성과 효율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평택시의 복지 시스템에 대한 근원적 정책 방향의 전환을 제안한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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