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한 그릇의 요리

[평택시민신문] 평택역을 지나 국민은행 사거리에 다다르면 평택 먹자골목이 시작된다. 건물 사이 골목길로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야트막한 건물 사이로 식당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가게가 하나 있다. 언뜻 웨딩홀이나 헤어숍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벽에 금속제 꽃 장식이 간판처럼 달린 가게. 퓨전 일식 전문점 ‘단포포’다.

참을 수 없는 폭신함의 수플레 오믈렛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규카츠 정식

행복을 담은 가게

단포포는 2018년 9월 문을 열었다. 이제 2년차에 접어든 가게지만 임태회(27) 대표가 가게를 구상한 것은 그보다 훨씬 이전이다. 이미 18살 때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던 ‘우전일식’에서 칼을 잡은 임 대표는 대학에서도 조리를 전공했다. 요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만큼 이른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고 가게를 구상해왔다. 가게의 상징과도 같은 꽃간판, 한쪽 벽면을 장식한 노란 조화, 샹들리에, 테이블 하나하나까지 그의 선택이 아닌 것이 없다. 가게 이름도 마찬가지다.

임 대표는 “단포포는 일본어로 민들레라는 뜻”이라며 “어감이 아기자기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행복’이라는 민들레의 꽃말처럼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행복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가게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메뉴에 대한 고민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다. 6개월동안 국내와 일본의 유명한 식당을 다니며 맛을 보고 메뉴를 연구하는 시간을 거쳐 지금의 단포포가 탄생했다.

 

단포포로 떠나는 미각 여행

가게 이름에 담은 그의 가치관은 메뉴에도 고스란히 들어있다. 어느 것 하나 손이 적게 가는 것이 없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메뉴가 ‘수플레 오믈렛’이다. 수플레는 달걀 흰자로 거품을 낸 머랭을 익혀 부풀린 요리다. 여기에 계란 노른자로 머랭을 감싸 크림 리조토에 얹어 나오는 것이 단포포 스타일이다. 참을 수 없는 오믈렛의 가벼움과 폭신함이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잘 어울린다. 소스는 스리라차 소스와 페페론치노 가루를 사용해 매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재료 관리가 어려워 평택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규카츠’도 단포포가 주력하는 메뉴다. 3일간 숙성한 살치살을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살포시 익혀 먹는다. 임 대표가 추천하는 방식은 팬에 고기를 전부 올려 익힌 후 1분 동안 휴지(레스팅)하는 것. 이렇게 하면 고기를 더욱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생크림과 우유를 사용한 덕에 튀김옷마저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규카츠 정식에 나오는 공기밥과 소고기뭇국도 일품이다. 공기밥은 조미김에 깨를 첨가한 후리카케가 뿌려져 나온다. 소고기뭇국은 규카츠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살치살을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진하다.

연어를 사용한 샐러드, 덮밥, 연어장, 유부초밥도 찾는 이가 많다. 특히 연어는 곤부지메(다시마에 생선을 절이는 숙성 방식)로 하고 있어 살 곳곳에 감칠맛이 배어 있다. 뱃살은 연어덮밥으로, 등살은 연어장 덮밥으로 사용한다. 모두 단포포의 스테디셀러.

가게 안쪽 벽면에는 애니메이션 속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재생된다. 소위 ‘먹방’이다. 임 대표는 “요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손님들이 심심해하지 않고 기대감도 키울 수 있어 음식을 먹는 장면만 따로 재생한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단포포’는 이타미 주조 감독의 영화 <담뽀뽀>(1986)를 떠올린다. 라멘가게 주인 ‘담뽀뽀’와 트럭운전사 ‘고로’가 라멘집을 재건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음식과 먹는 행위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먹는 행위가 곧 즐거움이 되는 것. 이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진리에 공감한다면 오늘 저녁 ‘단포포’로 미각 여행을 가보자.

■메뉴 : 연어유부초밥 16900원, 연어샐러드 16000원, 수플레 오믈렛·규카츠정식 15900원, 연어덮밥·연어장덮밥·스테이크덮밥 11900원, 공기밥 추가 1000원
■주소 : 평택시 합정동 733
■전화번호 : 010-5822-2901
■ 영업시간: 11:30~21:30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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