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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정화사업 중인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방문 동행취재미군 공여구역 활용 민관협력사례 ‘시민참여위원회’
안노연 기자 | 승인 2020.07.08 11:48

시와 시의회가 운영 조례를 제정해
전문가·시민단체의 참여 근거 마련

환경부·부평구 민관공동조사단은
미군기지 오염문제 해결의 중심축 

반환 예정 팽성 CPX훈련장 등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 많아 시사점 커

캠프 마켓 토양오염정화 현장에 건설 중인 중금속 정화시설 뒤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조병창 건물이 보인다.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의회 평택미군기지연구회(대표의원 이종한, 이하 연구회)는 2일 평택시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미군기지 주변 토양오염 사례를 알아보기 위해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캠프마켓’ 토양정화사업 현장을 찾았다. 지역사회 반환이 결정된 후 정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이곳에서 연구회는 오염구역 정화를 맡아 처리하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오염실태와 정화추진 현황 설명을 듣고 현장을 둘러본 후,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에게서 부평구 민관협력 사례를 들었다.

캠프마켓의 반환부터 환경오염 조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은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주민들의 노력과 협력이 있어 가능했다. 특히 토양환경보전법상 규제물질이 아니었던 다이옥신을 조사항목에 포함시켜 실질적인 정화가 가능하도록 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평택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캠프마켓의 민관협력 사례를 살펴보고자 연구회가 마련한 부천 방문을 동행 취재했다.

캠프 마켓 구역도

미군기지 문제해결의 열쇠 ‘시민참여위원회’

부평구의 민관협력이 본격화한 것은 캠프마켓 반환이 결정된 후 다이옥신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과거 캠프캐럴에서 고엽제를 매립했고 이를 캠프 마켓에 옮겨 처리했다는 주한미군의 증언이 2011년 나왔고 실제로 캠프마켓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소인 군수품재활용유통센터(DRMO)에서 처리한 기록이 확인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을 중심으로 환경오염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민관협력 사례가 나왔다. ‘인천시 부평미군부대 반환구역 및 주변지역 시민참여위원회 운영 조례안’이 그것이다. 이 조례안은 2011년 10월 부평구 출신 인천광역시의원들이 발의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주한미군 공여구역 등의 활용을 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인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가 부평구의 민관협력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조례에 따라 위원회에는 시 관계자, 시·구의회 의원, 주민대표, 시민사회단체, 각 분야별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특히 위원회가 반환지역과 주변 지역에 대해 종합계획·연도별 사업계획 수립·변경, 부지활용방안 등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캠프마켓의 오염문제부터 활용방안까지 논의할 수 있도록 해 민관협조체제의 근거를 마련했다. 핵심은 위원회가 미군기지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한다는 점이다. 시의 일방적 행정에 제동을 거는 기능도 있지만 국방부 등 정부 기구가 환경오염문제 등 캠프마켓 관련 논의를 위해선 반드시 ‘위원회’와 논의하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는 “적어도 미군기지 만큼은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에 결정권을 주고 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시 행정부와 의회가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국방부가 ‘다이옥신 등 복합오염 민관협의회’ 등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한 데에는 이미 민관협의체가 구성돼 있던 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평택미군기지연구회원들이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의 발표를 듣고 있다.

 

공동조사단 발족엔 지자체 역할 커

민관협력 과정에서 다음으로 주목할 사례는 2011년 12월 구성된 환경부와 부평구가 공동으로 구성한 ‘민관공동조사단’이다. 공동조사단은 토양환경보전법상 규제물질이 아니었던 다이옥신을 조사항목에 포함시켰으며, 시료 채취를 통해 캠프마켓 일대가 다이옥신에 오염돼 있음을 밝혀냈다. 또한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중앙정부에 요구사항을 발표하는 등 캠프마켓 오염문제를 알리고 해결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장정구 공동대표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인천시와 부평구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옥신 오염문제가 발생하자 인천시는 공동조사단 구성에 예산 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부평구는 전권을 시민사회와 합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실제로 구청장 비서실장이 모든 회의에 참여할 정도로 전 과정을 시민사회와 합의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10명의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기지 관련 문제에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부평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은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과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분명히 한계가 있으나 우선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요구하고 그 힘을 모아 중앙정부에 다시 요구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형열 한국환경공단 토양정화부 차장이 캠프 마켓 복합오염토양정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열적처리로 다이옥신 99% 제거돼

캠프마켓 반환구역은 1단계 22만3000㎡와 2단계 21만7000㎡로 나뉜다. 1단계는 조병창, 벙커 등이 위치한 캠프마켓 A구역(11만㎡)과 야구장 등이 위치한 캠프마켓 B구역(11만3000㎡)이다. 2단계 구역은 빵공장 등이 평택 캠프험프리스로 이전을 마친 이후 반환이 진행된다.

현재 오염정화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1단계 A구역으로 한국환경공단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담당하고 있으며 설비가 갖춰지는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정화에 들어간다.

캠프마켓의 토양정화는 열적처리(IPTD)방식으로 이뤄진다. 다이옥신이 섭씨 335도 이상의 온도에서 흙과 분리되는 점을 이용해 800도 이상으로 열봉을 달궈 다이옥신을 떨어트리는 공법이다. 떨어진 다이옥신은 공기와 수증기를 주입해 배출한 후 소각된다. 지난해 실시한 파일럿 테스트 결과 열적처리 방식은 99.93%의 다이옥신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류오염물질(THP)의 경우 열적처리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함께 처리되며 중금속의 경우 염산을 용매로 세척 후 처리된다.

오염물질이 외부로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가림시설 등이 설치된 텐트 내부에소 오염토양 터파기 작업이 이뤄진다. 파내어진 흙은 열적처리와 세척시설 등 정화작업을 거치게 된다.

문형열 한국환경공단 토양정화부 차장은 “A구역 11만㎡를 정화하는데 682억원이 소요됐다”면서 “평택이 공여받을 지역이 유류와 중금속으로만 오염돼 있다면 더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여구역특별법은 지자체장이 원할 때 정화를 할 수 있고 국방부는 여기에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며 “정화작업의 경우 터파기 작업을 실시하더라도 일반 토목건축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사전에 비용과 공사 기간을 잘 계산해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에서 보존을 권고한 벙커. 벙커 내부에서 유류오염이 확인됐으나 보존을 위해 벙커를 부수는 대신 건물 하단에 플라스틱 쉬트파일을 설치했다.

또한 “조병창 등 일제 강점기 건물과 미군 벙커, 막사 등 보존이 결정된 건물은 유류오염 확산을 막기 위해 1미터가 넘는 플라스틱 쉬트파일을 건물 하단에 박는 방안을 고안했다”며 평택에 더 적용가능한 공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팽성 CPX 훈련장 부지에 대해서는 평택과 같이 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장항제련소 일대를 예로 들며 “코코넛칩을 깔고 정화작용을 하는 식물을 심는 방식으로 정화를 했다”고 알려줬다.

 

평택미군기지연구회원들과 평택시 공무원들은 2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있는 ‘캠프마켓’ 토양정화사업 현장을 방문해 지역사회 반환이 결정된 후 정화 추진 현황을 주의깊게 살폈다.

공여지 활용방안 등 논의 근거 마련해야

부평의 사례는 평택에 큰 시사점을 남긴다. 특히 토양과 지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류·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검출되는 상황을 해결하고 아직 반환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CPX훈련장(27만4000㎡), 소총사격장(4만㎡), 알파탄약고(28만6143㎡)를 조속히 돌려받기 위해선 시, 시민사회단체, 시민 사이의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종한 의원은 “시민참여위원회, 시민사회단체, 부평구가 협력해 환경오염문제를 넘어 미군기지 전체를 의논하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답사”였다며 “평택지역에서도 민관이 협력해 환경오염문제, 알파탄약고 등 미반환공여지 활용방안 등 미군기지에 대한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논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국방부, 미군 관계자도 참석해 미군기지와 상생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캠프마켓을 방문한 평택미군기지연구회원들이 문형열 한국환경공단 토양정화부 차장과 토양정화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안노연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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