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경 다믈농장 대표
평택시로컬푸드 생산자협의회장
정책협의회 부위원장

[평택시민신문] ‘평택시 로컬푸드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이 지난 5월 시의회에서 가결되면서 평택시 로컬푸드재단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의 계획에 따르면, ‘평택시로컬푸드재단’은 7월 준공 예정인 평택시로컬푸드종합센터의 로컬푸드직매장과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 농가 조직화와 농산물 홍보‧마케팅 사업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일정에 변동이 없을 경우 이사장 등 임원 12명과 센터장 등 직원 15명 규모로 올 11월에 출범하게 된다. 1억원의 출연 재산과 매년 10억 원의 인건‧운영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농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지역 식품 중심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푸드시스템의 종합적인 관리,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6차 산업 핵심거점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로컬푸드재단 설립을 환영하며 운영에 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로컬푸드 운동은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여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이익을 배분하고 이동거리 축소를 통한 환경보호, 유통단계 축소, 소량 다품목 판매,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고령농‧소농‧여성농을 보호하려는 기본 개념과 취지에서 출발했다.

평택시는 일찍이 2013년 9월 국내 3번째로 평택시 로컬푸드 신대직매장을 오픈해 다른 시‧도보다 앞서 농업인을 돕고 시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신대직매장은 미숙한 운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이충직매장과 안중농협로컬푸드직매장을 오픈하였고, 올해 들어서야 점차 안정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에서 농업인구와 경지면적 비율이 화성시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평택시가 그동안 단독매장 (이충로컬푸드직매장) 1곳,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의 매장 1곳(안중농협로컬푸드직매장) 등 2곳의 로컬푸드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 많은 현실이다. ‘당일 수확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로컬푸드 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농가 입장에서는 매장이 너무 멀어서 두 곳을 다녀오면 하루일과가 다 끝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도 먼 곳으로 로컬푸드 매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농장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소비자가 농장으로 찾아오는 시스템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소비자가 많은 곳에 매장이 있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평택시 로컬푸드직매장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족시키며 평택시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다. 평택시 로컬푸드 발전을 위해서도 하루속히 소비자가 많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매장이 들어가야 하는 등 개선책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오랜 논의와 숙고 끝에 이번에 설립되는 로컬푸드재단이 평택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학교급식, 어린이집과 같은 공공급식식재료 공급,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새롭게 꾸려지는 로컬푸드재단은
개인 명예나 영달 위한 사람 배제하길
생산자가 농산물 생산에 전념할 때
시민소비자에게 혜택 고스란히 갈 것

 

이웃하고 있는 타도시의 로컬푸드재단 운영 현황을 보면, 화성시는 재단법인 형태로 공공급식과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357억 매출에 인건비 27억8000만 원, 운영비 8억9600만 원, 사업비 26억9500만 원을 달성했다. 춘천시도 재단법인 형태로 공공급식, 로컬푸드 직매장운영 사업을 하고 2017년 기준 294억 매출에 인건비 4억9200만 원, 경비 19억9900만 원을 달성하고 있다. 그리고 세종시도 2018년 기준 230억 매출을 올렸고, 로컬푸드 직매장 수수료(10%)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특히 화성시가 가공 센터를 운영하여 개별 농가가 직접 가공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은 우리 평택시도 배울 만하다고 본다.

정말 힘들고 어렵게 여기까지 온 평택시로컬푸드재단에 거는 생산자와 평택시민(소비자)들의 기대와 소망은 크다. 새롭게 꾸려지는 평택시로컬푸드재단은 개인의 명예나 영달을 위해 자리를 차지하고픈 사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생산자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생산자의 입장에서 헌신할 일꾼들로 채워지길 바란다. 그들의 노력으로 생산자들이 마음 놓고 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을 때, 그 혜택은 고스란히 시민들인 소비자에게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상생이 되고, 로컬푸드 취지에도 부합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