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입맛 잡아줄 여름별미
칼칼한 청국장 · 된장찌개도 인기
숭늉 · 미숫가루 · 보리강정 무제한 

[평택시민신문] 24절기 중 아홉 번째인 망종을 맞은 지난 5일 전국 각지에서 보리 베기가 한창이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다. 시기적으로 망종이 지나면 보리가 익지 않을뿐더러 바람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 또 보리는 성질이 차 6월의 이른 더위에 어울리는 여름 대표 음식이기도 하다. 이달 제철을 맞은 보리밥을 먹기 위해 ‘추억의꽁당보리밥 송탄점’을 방문해야 할 이유다.

꽁당정식으로 즐기는 다양한 메뉴

장당도서관을 조금 지나 위치한 꽁당보리밥 송탄점은 최성욱(40) 사장이 6년 넘게 별미를 선사하고 있는 보리밥 맛집이다. 젊은 나이에 보리밥이라는 아이템은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최 사장은 “아산 배방에 본점이 있지만 체인점은 아니다”면서 “콘셉트와 재료를 공유하고 있지만 맛과 메뉴는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송탄점에서는 다른 지점에는 없는 메뉴 ‘꽁당정식’이 있다. 정식에는 가게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 대부분이 한 상 가득 푸짐히 차려진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보리밥에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갓 구워낸 고등어며 제육볶음, 수육에 도토리묵 무침.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운다.

정식의 기본이자 핵심은 보리밥이다. 백미 외에도 귀리가 섞여 톡톡 튀는 식감이 살아있고 밥만 먹어도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접시 한가득 나온 새싹채소, 콩나물, 호박, 당근, 상추, 김 그리고 새콤달콤 잘 익은 열무김치를 함께 넣고 쓱쓱 비벼 먹는 것이 정석.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추장은 최 사장이 두 시간 넘게 돼지고기와 매실액을 넣고 볶아 만든 특제품이다.

된장찌개는 고추씨를 넣고 끓여 칼칼한 맛을 살려냈다. 한 숟갈만 떠먹어봐도 속이 뜨끈하게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경우 된장찌개를 청국장으로 바꿀 수도 있다. 무를 넣고 한 시간 이상 끓여 시원함이 남달라 식사 후 별도로 청국장만 포장해가는 손님들까지 있다.

제육볶음이 곁들여지는 것도 송탄점만의 특징이다. 양념장에 이틀을 재워 숙성한 앞다릿살을 사용한다. 보쌈 고기는 삶아 질겨지지 않도록 밥솥에 보관해두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썰어 상에 올린다. 아삭한 배춧잎에 촉촉한 수육 한 점, 보쌈무김치를 얹어 싸 먹으면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다.

보리밥뿐만 아니라 3~4가지의 음식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덕에 ‘꽁당정식’ 메뉴는 출시한 지 아직 6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의 절반 가까이가 주문하는 효자 메뉴가 됐다. 특히 아이들과 외식하는 가족들을 생각해 아이들 밥은 무료로 제공한다.

가게 한 편 가마솥에 담긴 보리 누룽지로 끓인 숭늉도 일품이다. 식사 전에 한 모금 마시면 구수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특히 식사 후에 마시는 숭늉은 보리, 돼지고기 등 성질이 찬 음식을 먹고 냉해진 속을 따뜻하게 데우고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살얼음 동동 뜬 시원하고 달콤한 미숫가루도 준비돼 있다. 디저트로 무제한 제공되는 보리강정, 보리건빵과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최 사장은 “4인 가족이 와서 배불리 먹고 갈 수 있는 것이 꽁당정식의 장점”이라며 “종종 이렇게 팔고 남는 것이 있냐고 묻는 손님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음식을 사 먹는 손님들이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다시 가게를 찾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만족한다면 돈은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낮 최고 기온이 영상 30도를 넘으며 점점 더워지는 이 시기 입맛을 잃어가고 있다면 꽁당보리밥 송탄점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상큼한 열무김치와 고소한 보리밥을 매콤하게 비벼 한술 떠넣으면 집 나간 입맛도 어느새 돌아와 있을 것이다.

■ 메뉴: 꽁당정식(2인) 25000원, 고추장삼겹살 11000원, 청국장보리밥 10000원, 된장보리밥 8000원, 제육볶음 10000원, 떡갈비 8000원
■ 주소: 장안동 520
■ 전화: 031-664-1525
■ 영업시간: 매일 10: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