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건네진 진한 사골 국물맛

[평택시민신문] 봄볕이 따뜻한 4월의 점심시간, 추팔산업단지를 오가는 승용차와 트럭들이 하나둘 5차선 도로 한쪽에 멈춰서고, 도로 인근의 주민들도 느린 걸음으로 추팔산업단지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가마솥 사골 순대국’에서는 음식냄새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음식냄새는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로 바뀐다.

가마솥 사골 순대국은 추팔산단로에서 이름난 맛집 중 한 곳이다. 2012년에 SBS ‘생방송 투데이’에 소개되기도 했다.

임응자(59)씨가 2007년에 가마솥 사골순대국집을 차려 오랫동안 이끌어왔다. 하지만 몸이 좋지 않아 지금은 그 아들인 이태경(29) 사장과 며느리 유세영(29)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께서 손을 아주 놓으신 것은 아니에요. 식당에 나와 조리과정과 맛을 최종점검하고 계세요.” 

유세영 사장은 말했다.

가장 큰 레시피는 자세와 원칙

주메뉴는 순대국밥과 돼지국밥, 얼큰이뼈해장국이다.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토종순대는 직접 만든 것으로 갈아놓은 돼지고기에 콩나물과 옥수수, 당면, 숙주 등 다양한 채소를 넣고 삶는다. 야채 특유의 청량감 어린 맛과 향이 고소한 국물과 잘 어우러진다. 돼지국밥은 불쾌한 고기잡내가 없고 퍽퍽한 부위도 연하고 부드럽다. 무엇보다도 육즙이 풍부하다. 계피로 냄새를 잡고 센 불로 단시간에 삶아 육즙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기에서 피를 빼고 삶은 다음, 가마솥 사골 순대국만의 배합된 고춧가루로 맛을 낸 얼큰이뼈해장국은 칼칼한 매운맛이 싱싱하게 살아있다.

세 메뉴는 모두 동일한 사골국물을 베이스 국물로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사골국물은 중요하며 이태경 사장도 남다른 음식 맛의 첫 번째 비결로 사골국물을 꼽는다.

사골국물은 500인분 큰 가마솥에 사골뼈와 물만 넣고 24시간 이상 우려낸다. 육수만을 뽑아 식히면 묵 상태로 굳어질 정도로 농도가 짙다.

세 메뉴에 곁들어 먹는 깍두기와 겉절이의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재료를 정성껏 골라 임응자씨가 오랫동안 보완해서 완성한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상쾌한 아삭함이 살아있다.

부부는 임응자씨의 레시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가게를 순탄하게 유지해 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음식과 손님에 대한 성실한 헌신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태경 사장은 말했다. “식당을 돌보던 어머니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휴식 없이 계속 일만 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어요. 저희도 명절을 빼고는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철칙도 세워두었다. 유세영 사장은 말했다. “음식으로 절대 장난치지 않는 거예요. 실제로 저희가 만든 음식으로 가족 모두가 식사를 해요. 조금 더 이익을 보자고 손님을 기만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두 사람이 임응자씨에게 물려받은 가장 큰 레시피는 자세와 원칙일지도 모른다.

점심시간이 끝났다. 주차되어 있던 승용차와 트럭들이, 인근의 주민들이 집과 일터로 돌아간다. 가마솥 사골 순대국에 응고되어 있던 세상의 시간들은 다시 풀어져 흐르고, 두 부부 사장은 임응자씨가 그랬듯 고즈넉해진 식당을 다시금 사람들의 웃음과 말소리로 채우기 위해 저녁을 준비한다.

■메뉴 : 순대국 7500원, 돼지국밥 7500원, 얼큰이뼈해장국 8000원
■주소 : 팽성읍 추팔산단로25
■전화번호 : 031-692-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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