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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동 정체성 대표할 자연공간 조성사업 펼치고 싶어”
김윤영 기자 | 승인 2020.03.25 14:58

신흥마을에서 나고 평생 살아온 토박이
배꽃 만발하던 곳 사라지고 아파트만 우뚝
지역의 자연을 보존하며 개발할 필요 있어

 

[평택시민신문] “매년 이맘때쯤이면 길 양쪽으로 하얀 배꽃이 만발했는데, 이제는 아파트밖에 안 보이네요.” 윤석근(53) 용이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평택시 용이동 신흥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을 떠나본 적 없다. 그래선지 해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고향 풍경이 이제는 낯설다고 한다.

그는 “이제 개발할 때 자연환경을 싹 밀어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를 보존함으로써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 개발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한다.

 

용이동 초대 주민자치위원장

 

용이동은 지난해 9월 비전2동에서 갈라져 평택시 23번째 행정구역이 되었다. 14통 111개 반으로 이뤄졌으며 인구는 2만5000명 정도다.

분동으로 초대 주민자치위원장이 되다 보니 아직 많이 부족하다. 주민자치위원 25명의 뜻을 하나로 모아 어려운 분들을 돕고, 용이동 발전에 미약하나마 힘을 더할 생각이다.

 

용이동 토박이라고 들었는데

 

현재의 용이지구가 개발되기 전 이곳에는 신흥마을이라는 농촌마을이 있었다. 현재 용이초등학교에서 반도유보라 아파트 사이에 있던 곳으로 40가구가 정답게 살았다. 그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택중학교·한광고등학교를 다녔고 군 복무도 평택에서 했다. 교육자였던 아버지가 작고한 2008년부터 배과수원을 운영하며 고향을 지켰다.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한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유도를 했다. 유도부 주장을 맡았고 경기도대회에 나가 입상도 했다. 선배 중에 나쁜 길로 들어선 분이 있어 제안을 받기도 했다.

80년대는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다. 한창 혈기왕성하던 때라 말썽도 제법 부렸던 거 같다. 그때 함께 말썽을 부렸던 친구들과는 30년 넘게 만나고 있다.

 

농부로서의 삶은 어떠했나

 

힘들지만 보람이 컸다. 과수원은 1년 내내 일손이 필요한 곳이다. 초봄에 약을 쳐서 겨우내 묵은 균을 없애고, 4월 배꽃이 피면 수정을 한다. 열매가 맺기 시작하면 솎아내고 봉지를 씌운다. 두 달쯤 지나 배가 익으면 수확하고 선별 작업을 한다. 수확 후에는 가지치기를 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다.

‘한경대학교 마이스터농업대학 배 전공’ 과정에 입학해 2년간 전문적인 공부도 하며 청년 농부의 꿈을 키웠다.

 

봉사는 언제 시작했는지

 

2008년부터 통장이 되면서 통장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봉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마을의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데 노력해오시다 보니 아버지 지인들이 권하셨다. 당시 신흥마을에서 제가 젤 어린 막내였고, 평택시 통장협의회 회의를 가보면 두 번째인가 나이 어린 통장이었다.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다 보니 말씀하시면 귀담아 열심히 듣고, 제가 할 일이라 하면 부지런히 했다.

용이동이 분동되기 전이라 비전2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며 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실감했다. 용이동에 어려운 이웃이 생각보다 많은 것에 놀랐고,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한 용이동을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용이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으면서 지난 설에 홀몸어르신들에게 떡국 떡을 전달하는 등 봉사를 꾸준히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방역 봉사밖에 하지 못해 아쉽다. 대신 소유 건물에 입주한 자영업자와 협의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임대료를 50% 감면해줬다. 힘든 상황에서 서로 도울 수 있어 기뻤고, 여건상 더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기도 했다.

 

용이지구 개발로 고향이었던 신흥마을이 사라졌다

 

농촌마을이 아파트촌으로 변모하며 주민 삶도 크게 변했다. 옆집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다 알았는데 이제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게 됐다.

개발로 예전 마을이 있던 곳을 지나면 야트막한 동산이나 숲이 사라진 게 가장 마음 아프다. 콘크리트 건물은 처음에는 예쁘지만 조금만 지나면 색이 바래고 삭막해진다. 그래선지 녹지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은데 사후약방문이다. 개발지역을 가보면 어린나무를 심고 녹지를 만든다고 난리다. 하지만 심은 나무들이 녹음이 우거질 정도로 푸르게 자라려면 최소 십 년은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최근 평택이 급격히 도시화되고 있다. 도시화로 인구가 늘고 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도농복합도시였던 평택의 정체성도 점차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 대표적으로 소사벌지구 개발로 이화로 배꽃길이 완전히 사라졌다. 미세먼지 문제 등 환경 문제도 심각하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수십 년간 함께해온 자연, 평택을 대표할 자원들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평택이 고향이 될 텐데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파트촌만 기억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평택을 생각하면, 용이동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마음 푸근해지는 곳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한다.

우선 주민자치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용이동의 정체성을 대표할 만한 자연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펼치고 싶다.

김윤영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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