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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20.03.11 14:05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한 
루스벨트의 말을 기억하며 
담대한 마음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처해 나가는 것뿐

 

김남균
평택대 미국학 교수

[평택시민신문] 1921년 8월 어느 날,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며칠 전부터 건강에 이상이 있더니 허리 아래 부분이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진단결과는 폴리오 바이러스(polio virus)에 의한 하반신 마비였다. 당시 나이 39세. 19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루스벨트가 폴리오 바이러스(주로 소아가 걸렸기 때문에 소아마비 바이러스로도 불림)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폴리오 바이러스의 역사는 그 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소아마비 소년의 그림이 있다. 한쪽 다리가 가늘고 지팡이를 짚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다. 그러나 20세기 초까지 폴리오 바이러스가 인류를 집단적으로 공격한 기록은 거의 없었다.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유아 때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생긴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그런데 20세기 들어오면서 주기적으로 폴리오 바이러스가 미국을 찾아왔다. 미국 경제가 발전하고 위생 환경이 나아질수록 폴리오 바이러스 감염자는 더 늘어났다. 특히 1940년 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는 미국 역사상 폴리오 바이러스가 최고조로 유행했다. 2차 대전 후 베이비부머들이 대량으로 출생하던 시기였다. 1952년 대유행 때는 5만 8천여 명의 폴리오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3천명 이상이 사망했고 2만명 이상이 장애인이 되었다. 
폴리오 바이러스는 주로 여름에 창궐했다. 폴리오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면 사람들은 대중이 모이는 곳은 무조건 기피했다. 학교와 수영장은 폐쇄되었고, 사람들은 외진 곳으로 피난을 갔다. 미국인들에게 폴리오 바이러스는 핵폭탄 다음으로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최종 승자가 될 수는 없었다. 1955년 조나스 썰크(Jonas Salk)가 폴리오 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들어내며 소아마비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썰크의 백신 개발과 관련하여 루스벨트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1921년 폴리오 바이러스의 희생자가 된 루스벨트는 좌절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재활치료에 힘을 쏟으며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마침내 1932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1933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그는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자체뿐’이라며 미국을 덮친 경제공황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그 후 4회 연속적 당선되며 루스벨트는 뉴딜정책을 비롯하여 많은 업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루스벨트는 폴리오 바이러스 희생자 치료에도 앞장서 1938년 국립소아마비재단을 설립했다. 소아마비재단은 매년 ‘10센트 모금운동(March of Dimes)’을 전개해 소아마비 환자들을 지원했다. 소아마비 환자의 80퍼센트가 이 기금의 도움을 받았다. 소아마비재단은 폴리오 바이러스의 백신 연구사업도 적극 지원했다. 폴리오 백신을 개발한 썰크가 바로 그 지원금의 수혜자였다. 그는 1948년부터 1955년까지 8년 동안 소아마비재단으로부터 백신개발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COVID 19)와 전쟁을 치루고 있다. 연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바이러스 공포가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하지도 또한 낙관하지도 않는다. 인류가 바이러스와 싸워 온 역사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또 마지막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끝없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맞서 인류는 지금껏 견디어왔다. 이번에도 극복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한 루스벨트의 말을 기억하며 담대한 마음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처해 나가는 것뿐이다. 지금 사태는 국가적으로 뼈아픈 경험이지만, 이번 경험을 교훈으로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국가 시스템이 진일보하는 전화위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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