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중심 선거기획 3

[평택시민신문]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올해 1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6.9포인트로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6월 당시보다도 7.3포인트 하락했다. 지역 경기침체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2월 셋째 주를 기준으로 음식점업, 숙박업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24.5%, 14.2%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쇼핑은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기를 꺼리며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힘들다는 말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가운데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재래시장 방문해 직접 목소리 들어야”

박팽용 송탄국제중앙시장 먹자분식 대표

“주말 점심시간대면 분식가게 골목에 사람이 줄을 서 있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모이질 않아. 주변 사람들만 방문하지 외부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고 있어.”

송탄국제중앙시장에 위치한 ‘먹자분식’의 박팽용(65)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재래시장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재래시장을 방문해봤지만 송탄이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마트가 많아 재래시장이 힘든 것 같다”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은 지역 재래시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려면 직접 시장에 와 상인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듣고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시설적인 면에서 재래시장이 전보다 나아졌지만 재래시장 근처 마트 입점 규제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정치인들이 지역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그간 정치인들이 재래시장에 크게 신경 쓴다는 느낌은 많이 받지 못했어. 지역 국회의원이라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해.”

 

“중간유통망 개선하는 방안 필요”

윤정운 합정동 첼시플라워 대표

합정동에서 ‘첼시플라워’를 운영하는 윤정운(52) 대표는 코로나19로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연기돼 타격이 크다고 한다.

윤 대표는 “최근 꽃집 간 출혈경쟁이 심화돼 해마다 매출이 하락해왔다”며 “대목인 2~3월에 손님 발길이 끊기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연지 13년이다 보니 오랜 단골이 있어 근근히 버티고 있다”며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곳은 하루하루 피가 마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소상공인 정책을 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화훼농가가 어렵다며 각 기관이 생화를 사서 나눠주는 캠페인을 펼친 적 있습니다. 화훼농가와 지역 꽃집이 직거래를 한 후, 꽃집에 대량 주문하는 방식이었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중간유통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에서 꽃 가격이 내렸다고 보도가 나와도 실상 납품가는 크게 변하지 않아요. 중간유통 단계에서 폭리를 취하는 유통구조를 바꿔줬으면 합니다.”

 

“지역 발전 위해선 힘 있어야”

이지원 안중읍 버켓씨 대표

“중앙정부에서도 못하는 일을 지역에서 할 수 있을까요.”
안중읍에서 카페 ‘버켓씨’를 운영하는 이지원(41) 대표는 이번 총선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가게를 개업한 지 6년이 지났지만 경기가 나아질 기색이 없다”며 “정치인들이 지역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력보다 지역민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이 자기 이름 석 자 알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면 유권자들을 냉소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그는 사람들의 소비 형태가 예전과 많이 변했고 소비도 많이 위축돼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침체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경기를 활성화하는 일은 지역 단위로 할 수 없는 문제라며 경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당에서도 발언에 힘이 실리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재선 의원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인물은 싫어하지만 이런 시국에서는 경험이 많고 중앙에서도 힘이 있는 정치인, 지역구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대형유통업체-전통시장 상생방안 필요”

이철수 통복시장 <백도라지 건강원 약초사> 대표

이철수(52) 대표는 통복시장에서 ‘백도라지 건강원·약초사’를 운영하고 있다. 24살부터 일을 시작했으며 인삼, 더덕 등 생약재 도소매업을 하다가 생계유지가 어려워 아내가 도소매업을, 자신은 건강원을 꾸려가고 있다.

정치적인 소통은 주로 상인들끼리 일 끝나고 술 한잔하면서 이뤄지거나 상인회 활동을 하면서 이뤄진다. 이 대표는 정치에 대립보다 상생과 화해,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위에서 기침하면 아래에서는 고뿔 난다고 정치하시는 분들이 발목잡기에 대립만 하니 밑에서는 애초에 정치 이야기 꺼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총선에 대해서는 대형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평택에 벌써 6~7개의 대형유통업체가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스타필드가 문을 연다고 한다”며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설 때마다 통복시장은 그만큼 터전을 잃어갈 수 밖에 없다. 통복시장은 경기남부 최대전통시장으로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상공인에 빠른 대처해야”

차지혁 송탄햇살 대표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방문고객 절반이 줄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송탄국제중앙시장에서 액세서리점 ‘송탄햇살’을 운영하는 차지혁(38) 사장은 현재 사태를 빠르게 대처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정치인이 있느냐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지역에 다양한 정치적 이슈가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정치보다는 지역 경기 걱정이 크기에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대부분 정치적으로 다양한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총선보다는 가게 운영에 관심이 더 큽니다.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분과 생각하는 부분 모두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 대표는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틀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임대료 인하 정책과 더불어 소상공인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주장했다.

“국회의원 모두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는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 같아요. 현재 상공인들에게는 임대료 인하, 재료비 구매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세금 감면 등 지원이 필요합니다.”

 

“도로변 주차문제 관심 가졌으면”

채영숙 통복시장 대단한 청과 대표

채영숙(49) 대표는 통복시장에서 ‘대단한 청과’를 15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본래 상주 출신으로 진위면에 위치한 LG전자에 다니다가 평택에 안착했다.

채씨는 먹고 사는 문제가 바빠 평소 정치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이번 평택 총선에 대해서도 어떻게 경선이 치러지고 공천이 이뤄지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평소에는 통복시장에 관심도 없다가 선거철에 얼굴만 반짝 비추는 후보는 찍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치적 소통은 단골손님들이나 주변상인들과의 대화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발생한 시급 상승에 대해서 “이번 정부들어 인건비가 많이 올라 상인들이 사람을 쓰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으로 가는 고비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채씨는 체감할 수 없는 큰 공약보다 작지만 실속있는 공약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개인적으로는 통복시장의 많은 가게들이 도로변에 위치한 만큼 이번 국회의원 후보들이 주차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고 바랐다. 

 

정리 = 김윤영 안노연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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