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운동은 ‘민족자주운동’평화축제는 민초들의 소리 모으는 작업

종속적 굴종적 한미관계 뼈저리게 느껴

진정한 안보는 평등관계에서 이뤄져야

오는 29일과 30일 평택공설운동장 주차장과 농구장 주변에서는 ‘아시아 민중과 함께 하는 5·29평택 반전평화문화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미군기지 이전 현안이 있는 지역사회 뿐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축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인권 운동가이자 소파개정국민행동 공동대표인 문정현 신부(68)가 ‘평화유랑단’을 꾸려 전국을 돌며 이 축제의 의미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해 큰 관심을 끌었다.

그간 평화유랑단 문정현 신부는 지난해 11월14일부터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을 시작으로 인사동, 대학로, 홍대입구, 인천, 부천, 군산, 광주 등 30여개의 도시를 돌며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의 소리를 모으고 있다.

본지는 18일 오전 평택민주노동자회 사무실에서 5월6일부터 평택에 상주, 행사를 준비하는 문정현 신부를 만나 이번 축제의 의미와 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견해를 들었다. 거리의 ‘운동신부’로 알려진 문신부는 1970년대 반독재 투쟁에서부터 80년대 노동운동과 농민운동, 90년대 통일운동, 현재 전국적 분노로 번져가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재개정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편집자>



-평택에 상주하면서 5·29평화축제를 준비하시는데 이번 축제 의미와 신부님께서 하시는 일은 어떤 것인지 설명해 달라.

=5월6일부터 평택에 상주하고 있다.
멀게는 83년 미문화원방화사건, 나의 제자였던 조성만 열사의 영향으로 미국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직접적으로 싸움을 시작한 것은 97년 군산미공군기지 활주로 사용료 인상으로 국방부와 미군당국이 협상을 하는 것에서부터다.
불평등한 소파개정을 위해 142개 단체가 참가해, 국민행동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파, 매향리, 한강독극물 방류 등이 계속 눈에 띠고 있다.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이 결정적으로 한미간의 문제를 드러내고 국민의 의식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우리의 의식과는 달리 모든 것이 종속적, 굴종적이라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인권, 민주화통일자주 운동에 대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활동하며 새만금간척사업저지의 3보1배, 부안핵폐기물반대 싸움 등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동참하고 있다.
부안사태가 큰 힘으로 작용했고 평화유랑단의 평화바람이 불고있다. 작년 11월14일부터 시작, 현재까지 30여개가 넘는 도시를 돌아보고 있다.
방문도시에 가서는 노동투쟁 사업장, 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가면서 활동하고 있다. 이제 소리를 모아야 할 때다.
이번 평택에서의 평화축제는 5월29일 12시부터 30일까지 무박2일로 진행된다. 천둥과 같은 소리를 모으는 과정중에서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다.


-미군기지 평택이전에 대한 문제점과 견해는 어떠한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면서부터 공여지, 미군범죄, 미군부대내 노동자 문제 등 모든 점이 합리적이지 못하다.
무소불위고 치외법권이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도와준 나라라는 인식이 깨진지 이미 오래다.
미군으로 인해 받는 피해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대책없이 그냥 두고있다. 평택땅 강제수용 상태가 역력하다.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불공평하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한다 하더라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굴종적,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정정당당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 이는 국민의식이 커질때 힘이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다.
평택에서도 5·29축제가 쉽지 않다. 비단 평택의 문제만은 아니다.
미군부대로 인해 곤욕을 많이 치르고 있다. 이 곤욕을 극복해야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본지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평택시민의 기지이전 반대 여론이 과반수 이상이고 찬성도 약 38%정도다. 50년이상 주한미군형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 외국군대가 있어야 안보가 가능하다는 논리 등 미군 실체에 대한 논쟁이 많다. 미군실체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종속적으로 나가야 할 것이냐 했을 때 양심적 세력이 형성되어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땅값이 오른다는 국부적인 것을 전체적인 타당성으로 보는 것은 좁은 시야다.
기지가 있는 곳마다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
미군으로 인해 당하는 피해는 한두가지가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자주할 수 있을 때만이 경제활성화도 가능한 것이고 빼앗기지 않는다.
기한, 사용료 없이 무기한 공짜로 사용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우리나라의 하늘과 땅, 바다를 마음대로 쓸 수는 없는 것이다.
논의도 없이 일방통행하는 것은 전쟁도 일방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안보는 평등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찬성논리자들은 경제적논리, 안보논리를 내세워 수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개인적 이득을 위해서 할 것이냐 나라 전체의 자주를 위해서 생각할 것이냐를 보자. 장사되고 안되고를 따지면 풀 길이 없다.
역사적으로 미군기지주둔지역이 발전한 곳은 없다. 윤리적 타락, 공동체 파괴, 피해보상 전무, 환경오염 등이 만연하다.
필리핀의 경우를 보자. 미군이 이전한 후 원인 모를 질병, 기형아, 중금속 오염 등이 심각하다.
긴 세월동안 쓰고 복구없이 그냥 떠났을 때를 다시 생각해봐라.


-정부와 한미간의 정책, 힘이 없어 못막는다고 하는데 평택이 어떻게 막느냐고 한다.

=그래서 평화축제가 필요하다. 힘 없는 사람들의 소리를 모으는 작업이다.
이것이 정부의 연약함을 보충한다. 한미간의 의식변화가 크게 변했다. 촛불시위 전세계가 놀랐다.
이렇게 변하고 있다. 자주의 힘이 길러졌을 때 정부도 어쩔 수 없다.
오랜기간 속수무책으로 놓였던 미군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매향리, 군산 투쟁이 이 경고다.
자주의 마음이 있어야 불평등을 막을 수 있다.


-신부님이 갖고 계신 가치관은 무엇인가?

=나를 ‘운동신부’라 한다. 1974년부터 30년동안 인권차원에서 활동했다.
전기고문, 통닭구이, 물고문 등 군사독재정권이 있는 한 인권은 사각지대다.
독재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군사독재가 가능한 것은 ‘분단’이라는 논리다.
국민의 기본권이 일방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임수경의 방북은 통일의 물꼬를 튼 것이다. 결국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사실인 것이다.
미국의 이득 때문에 미국으로 인해 분단된 것이다. ‘자주’는 근본적인 문제다. 30년동안의 운동, 내 마지막 운동은 ‘민족자주운동’이다.
30년동안 숱하게 얻어맞고 끌려다녀도 아이러니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나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한 것이다.
큰 시야를 갖고 간다. 이것을 벗어나면 큰 일이다. ‘자주’가 없으면 북핵문제도 죽은 것이다.
‘자주’를 놓고 멀리보고 전체적인 시야를 갖고 가려한다.


-이번 축제를 반미 평화운동단체가 반미운동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지적이 있다.

=당치 않은 소리다. 미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반미’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불평등하다.
미군이 어쩔 수 없이 주둔한다해도 50년이 넘게 민족의 자주와 자존심을 위해 거세게 얘기하고 시정을 요구해도 문제점 시정이 안되고 종전대로 라면 반미는 당연하다.
‘교두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면 ‘자주’에 지장이 있다. 사람이 어디에 종속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것은 민족자주의 문제가 먼저이지 반미가 먼저가 아니다. 그럼에도 행위를 ‘반미’라 한다면 어쩔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길은 포기할 수 없는 길이다.


-미군기지이전반대대책위가 평택차원에서 만들어져 있다. 축제 진행이후 전국적 대책위 구성 계획이 있는가?

=생각 안해봤다. 통일, 자주, 반미운동을 했다.
사실은 그동안 활동가 위주였다. 촛불집회를 빼놓고는 그 숫자, 그 사람들이다. 그러나 재편 기미는 충분하다. 이라크 파병을 재검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것은 시민운동이 상당한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에 의해, 바람에 의해 새로운 기구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5·29평화축제 이후의 일정은 어떠한가?

=이번 행사를 끝내고 잠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이번 평화단의 유랑은 11월14일까지 전국을 돌면서 ‘평화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후반기에 뭘 하나 만들어볼 생각이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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