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 자료보관과 교육장 용도의 독립 문화원사 설립하겠다

사업 성과 위해 직원 고용안정이 우선 해결 과제
시민 생각과 노력 모이면 평택문화 크게 발전할 것
외부 우려와 달리 큰 후유증 없이 경선 마무리돼

[평택시민신문] 지난달 29일 4년 임기의 평택문화원 원장 경선이 치러져 이보선(58) 현 평택문화원 부원장이 14대 평택문화원장으로 선출됐다. 그간 임원들의 합의추대로 선임해 오던 원장직에 개원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문화원 원장 경선이 흔치 않은 일이라 파벌 발생을 우려하는 시각과 민주적 절차라는 의견 등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의 관점이 교차했다. <평택시민신문>은 이 신임 원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사업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당선 소감은

그동안 평택문화원이 해온 사업들이 많아 중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니 임원들이 각각의 사업에서 중심이 돼 이끌 수 있도록 해 모든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겠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문화다. 문화 영역 안에서 양질의 삶이 가능하다. 시에서도 쉼터, 힐링 공간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좋은 의견을 토해낼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많은 사람의 생각과 노력이 모이면 평택 문화에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

 

문화원에서 해온 활동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1년도에 문화원에 일원으로 들어가 봉사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19년이 됐다. 보통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누군가의 추천이 계기가 돼 시작하게 되는데 젊은 나이에 문화원에 들어와 봉사하게 된 데에는 문화원에서 활동하던 가까운 사람들의 권유가 있었다. 특히 사업장에 손님으로 오시던 오용원 전 평택문화원장님이 문화원에 들어와 같이 활동하는 게 어떠냐며 권유를 하셨다. 그래, 평택문화원이 시민들의 문화와 여가생활 증진에 큰 발전을 가져오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입회했다.

문화원에서 감사로 6년, 부원장으로 8년을 지내기도 하고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도 꾸준히 활동했다. 지금은 국제교류센터에 이관된 한미섬머스쿨을 6~7년간 맡아 온전한 사업으로 만들어냈다. 한미섬머스쿨은 주한미군 자녀들과 평택지역 청소년들이 캠프를 통해 교류의 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평택도 작년까지 TF팀장을 맡았었으며, 지금은 청소년문화센터로 이관해 계속 운영되고 있어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문화원 임원들과 함께 삽, 낫을 들고 우범지역, 혐오시설 취급을 받던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웃다리문화촌으로 조성한 일일 것이다. 지금이야 웃다리문화촌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처음에는 폐허로 방치돼 잡초며 나무가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꽤 오랫동안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였다. 마침 시에서도 이런저런 예산을 조금씩 지원해줘 페인트도 칠하고, 방수 작업도 했다. 임원들의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이다.

 

경선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한 말씀

문화원 외부에서는 확실히 이번 경선을 염려하는 시각이 컸다. 누군가는 문화원에 파벌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문화원에서는 이번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선거에 임했고, 다른 입후보자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모두가 선거운동에 열심이었지만 상대 비방이나 흑색선전은 전혀 없었다.

선거도 잘 치러져 투표권을 가진 임원이 46명이었는데 해외 출장 중인 1명을 제외한 45명 전원이 참석해 투표를 마쳤다. 입후보자들 모두 선거 결과를 존중했고, 문화원 발전에 열정을 다해 노력하자고 의견도 모았다.

물론, 입후보자 모두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하셨던 만큼 상처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문화원 발전을 위해 돕겠다고 마음을 모아주셨을 때 참으로 감사했다. 현재에는 경선에 따른 갈등은 봉합됐다고 본다. 아마도 외부에서 우려가 컸던 이유는 문화원과 같은 봉사단체의 대표 선출이 경선으로 이뤄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번 차기 원장 선거도 이번처럼만 치러진다면 경선 선출문화가 안정되게 자리 잡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좋은 전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문화원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지역 향토자료 발굴과 보존은 문화원의 기본적인 업무이다.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는 일이지만 더 많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러자면 예산도 따르고 인력도 따라야 한다. 현재 업무만으로도 문화원에서는 적은 인력으로 최고의 효율을 얻기 위해 임직원들이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특히, 일을 맡은 직원들의 고용이 안정돼야 하는데 매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다 보니 업무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현재 구조로는 양질의 업무성과를 낸다는 것에 분명 한계가 있다. 곧 출범할 문화재단에 부러운 것이 직원의 고용안정이다. 사람이 곧 자원이다. 사업에 걸맞은 인력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이 부분이 항상 아쉬웠다. 문화원장으로 일을 시작한다면 직원들의 고용안정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다.

더불어 문화원 원사 설립도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지금은 문화원이 남부문예회관 건물에 들어와 있는데 독립된 원사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문화원에서 발간한 귀중한 자료를 보관할 서고와 향토사 박물관, 시민 교육을 위한 공간이 하루빨리 만들어지도록 힘을 기울이겠다.

 

향후 계획과 포부는

이번 문화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된 내용이 많다. 아마도 다른 지역 문화원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도 전반적으로 비슷할 것이다. 실제로 문화원 설립 후 50여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업무 특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을 모아 공약을 만들었고 공약으로 내건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협업, 문화원사 설립, 향토사연구소 사업영역 확대와 시민참여 프로그램 개발 등 사항을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

문화원장을 단임 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지키고 싶다. 어떤 분들은 제가 문화원장으로서는 아직 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열정과 에너지가 있을 때 4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직을 내려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평택문화원을 전국 250여 문화원 중 최고 문화원으로 만들면 시민들에게 그 혜택이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문화원장 일을 하고 싶다. 문화원의 내실을 갖추는 것과 함께 시민들이 문화원을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힘쓸 것이다. 이를 통해 문화원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시민들의 문화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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