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캐롤 등 다양한 장르 통해 종교 간 화합 계기 마련

25일 포승읍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 공연자들이 캐롤을 합창하고 있다.

[평택시민신문] 2020년을 앞두고 최근 종교 각계 지도자들이 화합을 기원하는 신년사를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평택시 포승읍에 위치한 수도사(주지 적문 스님)에서 종교의 벽을 허물고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개최해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포승읍 수도사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설치돼 있다.

지난 25일 원효대사 오도성지인 수도사에서는 경내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 개관 2주년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한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가 열렸다.

25일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최정혜, 바리톤 윤혁진이 아리아 입술은 침묵하고를 부르고 있다.

수도사가 주최한 이번 음악회는 연말을 맞아 지역주민과 이웃 종교 간 소통·화합을 증진하기 위해 사단법인 엘린디 하늘바다(이사장 조인진)와 아르테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이사장 윤혁진)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25일 포승읍 수도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 참석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산사음악회에는 정장선 평택시장, 평택시의회 권영화 의장과 강정구·이종한 의원, 이계석 원효호암마을개발자문위원장을 비롯해 각 기관단체장, 심복사 주지 성일스님, 지역주민, 미국·대만 등 외국 청소년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25일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에서 우리 흥을 열어주는 열쇠 더키의 최덕희 단원이 대금을 연주하고 있다.

이날 아르테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과 국악공연단체 ‘우리 흥을 열어주는 열쇠 더키’ 단원들이 국악, 가곡, 아리아, 탱고, 캐롤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했다.

25일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에서 정장선 평택시장이 산타 루치아를 노래하고 있다.

특히 수도사를 찾은 정장선 시장은 직접 산타 루치아, 오 솔레 미오를 독창했으며 공연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이 거룩한 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등 캐롤을 합창해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25일 수도사 주지 적문 스님이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에 참석한 외국인 학생들에게 전달할 기념품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공연이 끝난 뒤 외국인 학생들에게 수도사에서 준비한 영문 사찰음식 레시피, 음악앨범 등 기념품을, 최고령 참석자에게 한약을 선물하는 등 나눔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겼다.

25일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 공연자들이 캐롤을 합창하고 있다.

음악회를 찾은 한 원정7리 주민은 “음악회 분위기가 차분하고 서양음악과 민요를 함께 들어 좋았다”며 “종교가 하나로 소통하는 것은 좋은 일이자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음악회를 찾은 박희진(57)씨는 “사찰에서 클래식을 듣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데 신선하다”며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사찰에서 한다는 것은 틀을 깨는 일이다. 종교가 화합하는 일이며 배타성을 없애고 서로 알아가고 다가가는 데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산사음악회를 후원한 조인진 이사장은 “앞으로 수도사에서는 3~4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설이 지나고 1월말 설맞이 산사음악회가 열린다”고 전했다.

25일 열린 수도사 크리스마스 산사음악회에서 수도사 주지 적문 스님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음악회를 주최한 수도사 주지 적문 스님은 “그리스도가 세상에 빛으로 온 크리스마스를 맞아 평택불교사암연합회 모든 주지 스님들과 불자들은 축하를 드리며 육체와 영혼의, 사람과 사람의, 종교와 종교의 코이노니아(친교) 기도를 올린다”며 참석자 전원의 행복을 발원했다.

한편,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오도성지인 수도사는 마을축제, 원효학술대회, 사찰음식체험,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지역 대표 사찰이자 문화체험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윤혁진
아르테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 이사장

■ 미니인터뷰 / 윤혁진 아르테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 이사장

─ 산사에서 음악회를 개최한 소감은
수도사에 들어오자마자 플랜카드에 걸린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란 문구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감명을 이어서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람과 사람의 코이노니아, 종교와 종교의 코이노니아, 육체의 영혼의 코이노니아를 직접 체험하고 가는 감동의 공연이었다. 자연스럽게 연주자들과 관객이 소통하면서 음악 속에서 코이노니아가 이뤄졌으면 했는데 참석자와 연주자 모두 마음이 하나가 됐다. 사찰에서 크리스마스에 처음 음악회를 가졌는데 감흥이 깊고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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