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청년자치대학 설립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평택시민신문] 평택시 인구가 51만명을 넘어섰다. 그 중 청년에 해당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시민은 약 15만명으로 평택인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한국사회에서 청년층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청년층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평택이 청년을 위한 사회‧경제‧문화‧교육인프라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평택시가 청년정책을 발굴‧추진하기 위해 발족한 ‘평택 청년네트워크’ 모집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지원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청년네트워크에는 평택시에 거주하는 청년 39명이 교육‧문화‧복지‧일자리 4개 분야를 중심으로 5개의 분과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청년네트워크는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분과별로 주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다.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은 시 정책기획과 인구청년팀에 보고서 형식으로 제안된다. 제안된 보고서는 관련부서에 전달돼 정책 실현가능성 여부를 판단한 후 청년네트워크에 다시 피드백 된다. <평택시민신문>은 지난 20일 평택동 소재 카페 ‘생활방식’에서 열린 청년네트워크 교육분과 회의를 찾아 지역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을 들어봤다.

교육 활성화 위한 새 플랫폼 마련 필요
청년이 수요자이자 공급자로 이해해야

- 평택지역에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효현 교육협동조합 더울림 이사장

청년 입장에서 원하는 교육을 찾을 때 시청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시청에서 청년 혹은 교육정책으로 검색하면 청년정책, 교육박람회, 입법예고 외에는 검색되지 않는다. 청년에 대한 고민 대부분이 취업으로만 방향이 잡혀있다. 기본적으로 검색할 때 키워드에서 평택을 건너뛰고 전국단위에서 검색을 한다. 오히려 검색을 하다 평택이 나오면 놀란다. 어떤 교육정책을 하는가가 아니라 주요 포탈에 노출될 정도의 교육강좌가 평택에서 열려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해쉬태그 등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전국에서 검색할 때 평택지역의 교육이 많이 나올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평택시 청년자치대학을 제안한다. 교육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한 강좌 이상 이수를 조건으로 스스로 강의를 선택해서 듣도록 하는 것이다. 강사와 장소는 우리가 섭외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년들 대부분 바쁘다. 개인사정으로 강의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을 통하면 여러 사람이 동시 접속할 수 있으며 더 쉽게 평택에서 진행되는 교육을 알 수 있다.

김기범 라곰 실장

악순환이다. 서울과 다른 수도권 도시들에서 열리는 교육이 평택시에서 열리는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결과적으로 평택에서 진행되는 교육이 검색엔진 알고리즘에서도 후순위로 밀리니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수요와 공급이 없는 것도 문제다. 수도권 대학교 학생들은 관심 분야공부나 소모임을 찾기 위해 사용하는 통합플랫폼이 있다. 그중 서울이 95%이고 부산, 대구 등 대도시가 나머지 대부분이다. 평택과 같은 지방 도시는 아예 없다. 시청홈페이지에서도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니 자연스레 교육이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취미와 관련한 교육이 많이 열린다. 티 코스터(컵받침) 제작부터 만화책, 포토샵‧일러스트 등 수 만 가지의 취미활동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그런데 평택에는 이를 위해 모일 장소도,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각자 집에서 가수 앨범을 모으거나 프라모델을 모으는 사람도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해당 취미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밋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자치대학을 개설해 자유롭게 강좌를 만들 수 있게 한다면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것이다. 각자 방에서 혼자만 즐기는 취미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취미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지역 내 수요와 공급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청년들이 곧 수요자이자 공급자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정소라 청년잇다 공동대표

문화팀 회의에서 나온 내용도 교육팀 회의에서 나온 내용과 비슷하다. 큰 틀에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문화팀에서는 재능마켓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청년들의 재능을 이용한 플리마켓 등 형태를 갖출 수도 있고 본인 자체가 마켓의 상품이 될 수도 있다. 공통점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청년네트워크 모집에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모였다. 의외로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많은데 그동안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평택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타지로 나가게 되니 평택지역 청년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지역에 대한 고민과 탐구가 정체성 확립
인문학적으로 지역에 접근하는 교육해야

-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담겼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는가

이예슬 청년잇다 공동대표

청년 교육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테고리는 인문학이다. 평택에 대해 알기 위해선 평택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러나 지역에 대해 말할 수 있고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역에 대한 고민을 해야 정체성이 뚜렷해진다. 그 기초가 인문학이라고 본다. 이런 교육이 진행돼야 청년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자리 잡고 외부에서 온 청년들도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지 출신으로 평택에 있는 이유는 평택이 매력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항구도시이면서 농촌이 있고 도시도 있다. 미군기지도 있고 바다도 볼 수 있다. 반면 평택에 사는 사람들은 지겹고 재미없는 동네라고 생각한다. 교육을 제안한다면 인문학적으로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있었으면 한다. 작년에 공모사업을 받아 평택지역을 연구하는 사업을 3개월가량 했다. 일제시대 개간지자 흔적으로 남은 도시는 흔치 않다. 개간방식도 농기구로 막아가며 만든 개간지다. 이런 것을 지역에서 자고 나라 사람들이 어른들에게 물으며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 있는 것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아닌 지역만의 특성을 살린 학습장이다. 지역에 대한 교육이 돼야 타지에 나갔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본다.

온라인커뮤니티 통한 청년네트워킹 고민
시민기자단 활용은 실효성 판단이 선행

- 청년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려면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홍보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강현구 흥사단평택안성지부 청년아카데미 단장

평택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홍보되려면 지역 청년들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아직 청년들이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면 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어도 홍보가 잘 안 되고 있다. 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다루는 교육에 대해 관심도를 높였으면 한다. 청년자치대학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평택청년을 묶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관심사가 같은 청년들을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상의 커뮤니티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에어비앤비를 보면 숙소 외에도 체험활동이 적지 않다. 그러나 평택에서는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이런 플랫폼을 활용하면 지역 내외적으로 청년 간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택은 송탄과 팽성에 미군기지가 많으니 미국의 문화를 담아내는 활동도 좋고 미군기지의 문제점을 교육하는 체험도 고려할만하다. 공간 조성 이전에 온라인상에서 교육, 문화, 청년커뮤니티를 만들어 청년들을 연결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현규 라곰 대표

시민기자단 성격의 청년기자단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현재 시민기자단에서 다루는 내용은 시에서 홍보를 원하는 것이다. 평택지역의 청년이나 대학생이 관심가질 사항이 아니라 관심이 적을 수 있다. 보통 대학생 기자단은 스펙을 쌓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전시에 관련된 취재만 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문화에 대해 취재하는 사람이 있다. 청년기자단을 꾸린다면 시 자체보다는 카테고리를 정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광범위하게 평택에 관련된 것만 한다면 사람들의 관심사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시간을 내서 기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 청년기자단을 만든다면 대부분 대학생이 주가 될 텐데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벤치마킹 보단 필요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지역청년의 요구가 왜곡 없이 전달돼야
시간 걸리더라도 참여바탕으로 구축해야

- 앞으로 평택지역에 청년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청년공간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유정 흥사단평택안성지부 강사

청년들이 어디가지, 어디서 모이지 하면 생각나는 곳이 앞으로 만들어질 청년공간이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가 꾸려나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본다. 지역에서 청년정책과 관련해 실적이 있는 단체나 법인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평택에 있는 사람들이 청년공간을 만들어가야 지역에서 원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외부 전문가가 수년을 위탁운영하고 나가는 구조는 지양해야 한다. 처음 만들어지고 자리 잡아가는 시간이 고될지언정 지역에서의 참여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처음부터 쌓아가야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택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와 청년들이 참여해 이야기하는 것이 곧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다. 이러한 요구가 왜곡되지 않고 반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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