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음악회, 종교와 원정리 호암마을 화합의 장 되길 바라”

타종교에 대한 넓은 이해와 포용으로 종교화합 몸소 실천
종교 간의 벽 뛰어넘어 모든 것 수용하려는 자세 배워야

[평택시민신문]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첫해에 제3대 경기도의원선거에 나가 당선된 후 3~5대까지 내리 3선을 하고 물러난 이계석(78) 전 도의원. 제5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과 평택YMCA이사장, 평택군 문화원장, 안중로타리클럽 회장, 평택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아버지인 이충헌 장로는 안중나사렛교회 창립멤버로 나사렛교단이 창립될 때 평신도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다. 5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안중나사렛교회를 다니며 지금까지 모교회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모태 기독교 신자이자 포승읍 원정리에 위치한 사찰 수도사의 자문위원장이기도 하다.

타 종교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포용을 바탕으로 종교 화합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는 오는 25일 성탄절을 맞아 포승읍 원정리 수도사에서 산사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사회 화합에 이바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수도사 자문위원 되다

이계석 씨는 안중나사렛교회 창립멤버인 아버지의 신앙을 이어받아 5살 때부터 교회에 다닌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지난 8월 포승읍 원정리에 위치한 수도사의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우연히 평택시 에바다 복지재단 이사장 제의를 받아 활동하게 된 것이 인연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그는 수도사 적문스님과의 첫 만남에 대해 회고했다.

“사실 첫 만남에서는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복지문제에 대해 의논하고 가까이 지내면서 첫인상과 전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됐어요. 주지스님으로서 특이하게도 기독교의 신앙, 성서, 신학 서적 등에 대한 폭넓게 섭렵하고 계셨죠. 그런 모습들을 발견하고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스님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가까워진 계기가 됐고, 인연의 첫출발이 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신자들과 공동체를 이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같았어요. 불교에서 말하면 자비지심, 기독교로 말하자면 이웃사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해와 포용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이뤄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 그런 부분에 있어 뜻이 같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함께 됐습니다”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평화‧화합의 장 마련

지난 8월 수도사에서는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의 올바른 발전을 목표로 한 자문위원회 위촉식이 진행됐다. 수도사 자문위원단은 ‘마을 골목이 희망이고 마을 주민이 미래다’라는 취지로 호암마을과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계석 씨는 본인의 신앙을 떠나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사회 화합에 이바지하기 위해 자문위원활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사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바로 수도사가 마을과의 상생, 그리고 공존을 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사찰이라고 하면 중생과 멀리 떨어진 산속에 자리 잡고 있기 마련인데 이 수도사는 동네 마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화합을 중요시 여기는 종교인이자 수도사의 자문위원장으로서 원정리 마을과 수도사가 상생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25일 수도사에서 개최하는 산사음악회 역시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탄절 행사는 보통 기독교인들이 교회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종교 간의 벽을 뛰어 넘어 사찰에서 성탄축하 음악회를 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 종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 어려운 걸 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 음악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연중행사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성탄절뿐만 아니라 석가모니탄신일에도 교회에서 종교 화합의 취지로 음악회를 개최하면 그 의미가 더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 종교에 대한 이해심과 포용력 넓혀야

이계석 씨는 무조건 적으로 자신의 신앙만을 우월시하고 타 종교를 배척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종교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진리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존중할 줄 아는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타 종교의 행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많이 참여하며 종교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끔 성탄절에 스님들이 축하행사를 한다는 것을 뉴스로 접하긴 했지만 실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이런 행사를 구상을 했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하지 않나요. 불자들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도 많이 참여해 새로운 신앙에 대해 도전하고, 종교 이해의 폭을 넓혀나갔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산사음악회를 계기로 원정호암마을 전체가 하나로 뭉치고 사랑을 실천했으면 합니다. 종교와 종요간의 교제, 사람과 사람간의 교제 그런 것들이 실현될 때 더 좋은 지역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계획하고 준비한 공연, 근래 보기 드문 귀중한 산사음학회이니 많은 시민들이 폭 넓은 마음으로 참여하시어 각자 나름의 감동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