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치면 칠 수록 어려운 게 매력”

[평택시민신문]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자신감은 있었어요. 대표팀 소속으로서 첫 메달이라 더욱 의미 있어요.” 지난 8일 안중읍 소재의 한 훈련장에서 만난 강수진(28) 선수는 우승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쿠웨이트에서 막을 내린 제25회 ‘아시아볼링선수권대회’에서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볼링팀 강수진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해 5인조전 우승과 3인조전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6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번 아시아볼링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은 7045점, 평균234.83점을 기록하며 말레이시아와 대만을 꺾고 5인조전 우승을 차지했다.

3인조전에서는 4311점으로 4354점을 기록한 말레이시아에 43점차이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를 거뒀다. 강 선수의 활약으로 대한민국선수단은 제25회 아시아볼링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선수단은 금3, 은4, 동4개를 획득해 종합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일찍이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오용진(52) 감독은 2013년 실업팀에 소속돼 있던 강 선수를 평택시청으로 직접 스카우트했다. 7년째 함께 해온 이들은 앞으로 아시아선수권 대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과 우승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선수로서 못 이룬 꿈들이 많다는 강 선수와 오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강수진 선수

볼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

중학교 1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볼링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전에는 운동선수에 대한 꿈도 없었고, 볼링장에 가본 적도 없어요.

그 당시에 학교에 볼링부가 있었는데 체육선생님께서 ‘운동신경이 좋은 것 같은데 볼링을 한번 해보지 않을래’라고 권유하셨고, 부모님도 긍정적으로 얘기하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배우고 중학교 2학년 때 전국시합에 나가서 첫 수상을 하게 됐어요.

매번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죠. 특히 고등학교 졸업하고 실업팀에 갔을 때 힘들었어요. 경기가 생각대로 안 풀릴 때 좌절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극복하는 것 역시 선수가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아시아볼링선수권대회’ 종합 2위 소감

메달을 딸 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경기가 생각보다 잘 풀려서 기쁘고 대표팀 소속으로서 첫 메달이라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첫날 개인전에서 2핀 차이로 4등을 했는데 그때 낙담하기보다 오히려 다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경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을 떨쳤고, ‘해 볼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레인이 유독 어려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생각보다는 성적이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것도 있죠. 2인조 경기도 12핀 차이로 5등을 하고, 3인조 경기도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몇 핀 차이로 2위를 하고.. 그런 상황들이 연속된 게 좀 아쉽습니다.

국가대표팀 자격으로 처음 출전했기 때문에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선수로서 아직 못 이룬 꿈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우선 아시안게임이나 세계대회 등등 큰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 내는 게 가장 큰 목표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 부상 없이 선수생활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경기를 밑거름 삼아 다음번 출전 때는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야죠. 일단은 체력적인 면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고 레인이나 볼에 대한 공부를 더 깊이 할 예정이에요.

평택시청 볼링팀이 아시아볼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는 강수진 선수를 맞이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서연, 오누리, 오용진감독, 강수진, 김가람, 박미란, 손혜린 선수

볼링의 매력

볼링은 치면 칠수록 어려워지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볼링 동호인들이나 선수들이 많이 겪는 것 중 하나인데 볼링은 특성상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느끼지만 오래 칠수록 더 어려워지는 스포츠에요. 저는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 어려운 걸 풀어가고, 회복하고 그런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요.

장점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특정인만 즐기는 게 아니라 가족, 친구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게 장점 아닐까요.

축구, 농구, 야구 같은 스포츠는 많이 좋아하긴 하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반면에 볼링은 직접 즐기는 분들이 많은 스포츠인 것 같아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지금처럼 응원과 사랑이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용진 감독

강수진 선수와의 인연

강 선수는 구리시에 있는 토평중학교에서 볼링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계속 봐왔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실업팀 있던 강 선수를 평택시청 소속으로 데려오기 위해 직접 콜 했죠. 다행히 강 성수가 흔쾌히 수락해줘서 지금까지 함께 같이 해오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봤을 때 성실성이나 재능이 아주 좋은 친구에요. 노력과 성실성도 있지만 재능도 좋습니다. 이제야 기회가 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어요. 지난 3년간에 비해 상당히 발전했죠.

저희 팀이 5인조부터 마스터즈까지 거의 6개 종목의 전국대회나 일반대회를 뛰는데 늘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우리 강수진 선수에요. 특히 단체전에서 파이팅 있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팀 에이스라고 할 수 있죠.

장점이라고 하면 긍정적인 사고가 강하다는 거에요. 국가대표로 두 번 출전하면서 실패의 맛도 보고 가끔 좌절할 때도 있지만 바탕에 깔려 있는 긍정적인 사고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현재 아주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국가대표 자격이 충분히 있는 선수에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 중 하나에요.

이번 대회 결과도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전에도 국가대표로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지만 공식적인 국제대회에서는 첫 메달이기 때문에 축하해주고 싶어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기회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볼링 선수로서 강점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기 운영능력이 좋은 편이에요, 경기를 진행하다보면 위기와 찬스가 반복되는데 특히 위기상황에서 경기 운영능력이 좋아서 잘 빠져나가는 편이에요,

큰 대회에서는 일반 동호인들조차 공략을 못할 정도로 변화가 상당히 심한 레인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선수는 함정에 빠지거나 위기가 오면 230, 240점을 치다가도 160, 150점을 치는 경우가 많아요. 강 선수는 그런 상황들을 잘 극복해서 자기점수를 잘 안 까먹는 선수에요. 멘탈이 강하다고도 할 수 있겠죠.

보통 선수들은 감독이 대화를 통해 안정시켜야 극복되는데 이 선수는 스스로 컨트롤을 잘해요. 대담하게 경기운영을 하는 친구죠. 그래서인지 첫날 개인전에서 2핀 차이로 4등을 했을 때 상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자신감을 갖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믿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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