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시작한 청암문학, 세계문학으로 뻗어나가다

평택시 문학관 부재…청암문학관을 개소한 뜻 깊은 이유
문화예술분야, 정부차원 예산확대 및 낙후지역 투자 절실

[평택시민신문] 온양 방 씨 집성촌인 팽성읍 원정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방효필(65세) 이사장은 2009년 <자유문예>와 2010년 <현대수필>에서 각각 시와 수필로 등단했지만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장르는 2012년 아동문학세상에 등단한 ‘동시’라고 말한다. 그는 12명으로 청암문학회 동인을 결성해 2010년 처음으로 <들꽃-향기가 있는 풍경>이라는 동인지를 출간하고, 2011년부터 자신의 호인 ‘청암’을 딴 <청암문학>을 매년 발행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전국 시낭송 대회를 열어 건전한 문학 의식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참다운 시 낭송 문화의 정착을 통해 청소년 및 시민의 문화적 정서 함양에 이바지하고 있는 그를 만나 청암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청암문학작가협회 방효필 이사장

청암문학이란

1981년도부터 한경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다가 2013년도에 퇴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문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8년도부터에요. 평택이라는 곳에 살면서 대추리나 천안함 사건, 쌍용자동차 사태를 가까이서 목격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참담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모습을 직접 보면서 가슴 아파 글을 쓰기 시작했죠. 그게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였어요.

2010년 12명으로 청암문학회 동인을 결성해 처음으로 <들꽃-향기가 있는 풍경>이라는 동인지를 출간했고, 201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청암문학>을 발행하고 있어요. 매년 개최하는 전국 시낭송 대회는 발성과 리듬, 작품 이해도, 청중 호응도를 기준으로 심사해요. 일반인들은 거의 프로급 실력을 갖추고 있고, 초중고 참가자들도 학교에서 1차 심사를 거치고 오기 때문에 실력들이 뛰어납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에서 오시는 분도 계셔서 청암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실감했습니다.

청암문학관에 전시돼 있는 청암문학 발간지

청암문학관을 설립하게 된 배경

문학관 설립은 제가 간직해 온 오랜 꿈이었습니다. 청암문학을 발족한지 딱 5년 되던 시점에 문학관을 지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엄청 고민했어요. 안성에서 문인협회 지회장을 역임했을 때 많은 문인들이 안성의 문학관으로 모이는 모습을 보고 평택에도 문인들이 모일 수 있는 근거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왕 시작한거 끝을 보자, 죽을 때까지 끌고 가겠다는 다짐으로 문학관을 짓기로 결심하고 살고 있던 주택을 개조해 청암문학관을 만들게 됐죠.

1층은 우리 부부가 생활하는 공간으로 두고 2층은 문학관을 방문한 손님들이 이야기 나누고 머물 수 있는 휴게·숙박공간으로, 3층은 교육과 전시가 이뤄지는 아카데미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잔디밭은 아이들이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사포질, 페인트칠부터 가구조립까지 혼자서 꼬박 5개월을 고생했지만 후회는 전혀 안 해요.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암문학관은 365일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있으니 많이 찾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인문학 강연, 작품 전시가 아니어도 마을 사랑방과 같이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길 기대해요.

방효필 이사장이 2009년 자유문예에서 첫 등단한 시 <찔레>

평택시 문화‧예술 지원에 대해

평택과 가까운 안성시의 경우는 문학관이 12개입니다. 안성시는 안성문인협회에 매년 7000만원에서 9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농협에서 사용료 명목으로 시에 지급하는 1억 원의 예산도 문화예총산하 7개 단체에 나눠주고 있어요. 그 예산까지 별도로 쓰는 것을 생각하면 문화‧예술 쪽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평택에는 그런 전폭적인 지원이 없을 뿐더러 문학관 자체가 하나도 없어요. 청암문학관을 만든 이유 중 하나도 바로 평택시에 문학 관련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에요. 평택에 문학과 관련된 뭐라도 하나를 만들어 놓을 생각으로 청암문학관을 나중에 기부하려고 합니다.

현재 평택시 지원 현황은 책을 출판하는 데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2013년도부터 보조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40만원, 이듬해에는 150만원, 그 다음엔 180만원 조금씩 늘다가 금년에 400만원 받았어요. 보조금이 지원되는 것은 고맙지만 마음은 편하지가 않아요. 한정된 예산을 38개 단체에 나눠야하는데, 저희 단체 보조금이 늘면 다른 단체는 예산이 삭감된다는 뜻입니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제일 시급해요. 시에서 예산자체를 전폭적으로 늘리기 전 까지는 큰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신경을 쓰고 낙후된 곳에도 투자가 됐으면 합니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컨벤션 센터 같이 국제행사를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원주만 해도 박경리 문학관에서 국제행사를 많이 하고 있어요. 현재 평택에 그런 공간이 하나도 없죠. 곧 평택에 국제신도시도 들어서는데 하루 빨리 그런 공간을 정착 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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