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우<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17대 총선을 앞두고 터져 나온 ‘탄핵정국’은 부패정치 청산과 주권재민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두 선택 사이에서 한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놓았다.
그 하나의 선택은 기성의 정치가 연장되는 길이다.
다른 하나의 길은 기성의 정치가 변화되고 보다 투명하고 비지역적인 새로운 정치가 구축되는 길이다.
탈독재의 민주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문제를 둘러싸고 우리는 민주주의 도약과 퇴보간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탄핵정국과 17대 총선은 87년 6월 항쟁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민주화를 한단계 성숙시키는 계기로, 지역주의와 돈의 고리를 끊는 정치개혁과 과거청산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번 총선이 한국역사에서 10년~20년을 좌우할 중대한 국면으로서 ‘구 지배블럭 해체’의 계기가 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총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민주화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민주화의 발목을 잡는 세력을 정치무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2차적으로는 정당의 낡은 정치를 민의의 정치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며 시민권력이 의회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발판(국민소환제 등)을 마련해야 한다.
그 다음 상부구조의 개혁을 넘어서는 사회구조 개혁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당정치의 민주화와 정치적 대표성의 다원화를 이룩해야 한다.
도약과 퇴보라는 절대절명의 선택 앞에서도 우리 평택 정치현실을 보자.
선거때만 되면 연고주의와 소지역주의가 세를 형성하고, 우리사회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노력에는 등한시하면서 자신이 평택 발전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허황된 정책만 남발하는 구태의 정치행태가 여전히 전개되고 있지 않은가?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한 뼘씩 두 뼘씩 자라나는 이치를 후보자들만 모르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의 정책 차별성과 개혁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입장과 방안, 각종 개혁 과제에 대한 태도와 실천성,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 농업문제, 고단한 살림살이 해결방안 등에 대해 유권자는 분명히 후보자에게 묻고 후보자는 사회적 의제 설정에 앞장서야 한다.
도대체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내일의 꿈을 주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 설령 오늘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내일이면 아니 모레면 해결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바로 정치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정치가 이런 구실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내고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인식이다.
무엇보다도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낡고 썩은 정치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의 뜨거운 열망과 참여 속에서 틀어쥔 ‘정치개혁’이란 화두는 차떼기, 반개혁적 법안처리, 부패정치인 석방결의안, 탄핵정국 등을 거쳐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변화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 변화는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개혁을 이루기 위해 기필코 정치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낡은 정치의 개념과 틀은 깨지고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2주뒤로 다가 왔다.
낡고 부패한 정치를 새롭게 변화시킬 최대의 힘은 유권자이며 이것이 우리사회 희망의 원천이다.
지난 시기 변화의 요구가 한국사회 전체의 낡은 구조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17대 총선은 바로 구체적인 개혁의 내용을 이루기 위한 대장정의 걸음이 되어야 한다.
들녘에 언제 새싹이 돋았나 싶게 풀들이 기세 좋게 하늘로 치솟고, 쑥들은 겁없이 밭고랑으로 밭고랑으로 퍼지고 있는 계절이다.
희망을 주는 새로운 정치가 무럭무럭 세상으로 퍼지기를 바라는 국민의 소망을 앞서 보여주는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다.
<유권자는 말한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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