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혁 제

▲ 권 혁 제.경기도 평택 출생.문학세계 신인상.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사계문학회 회원
미친 개들이 평택 들판을 달린다
가래질에 내던져지는 황토가
단단한 몸부림으로 흩어져 간다
눈 뜨고 도둑 맞은 민주주의가
갈기갈기 찢기어진 삼월

노도(怒濤)가 연일 서해를 떠돌다
북해도 하천부지 논배미에서
기가 막힌 들불로 타오른다
꺼질 듯하면 자꾸 되살아 나게
뿌리로부터 흔들어대는 역풍(逆風)

희망이 싹트지 않는 팍팍한 땅
언제나 평행선으로 치닫는
몇 마리의 미친 개들이
칭칭 휘감겨 오는 흙더미에 놀라
입에 뼈다귀를 문 채 쫓기어 간다

끝없이 일어서는 들불처럼
윤간 당한 축축한 삼월을
이젠, 갈아 엎어야 한다
우리들 폐부 속에 날 번뜩한
잘 생긴 쟁기 하나씩 매달고
가슴 눌린 삼월이 숨쉴 수 있게
결결이 쌓이는 흙의 혁명으로
갈아 엎어야 한다 이제는……


권 혁 제

.경기도 평택 출생
.문학세계 신인상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사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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