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웃는게 좋아”

최치선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
한책 하나되는 평택 추진위원
[평택시민신문] 우리 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가까운 가족보다 애완(반려)동물이 낫다”고 한다.
현대사회는 다원, 다변적이면서 개인, 이기적이고 대중, 고독의 시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의 정보가 공유되기도 하고 묻혀 지고 잊혀 진다. 이런 사회 환경 때문일까? 사람이 빈 곳에 마음이 빈 곳에 자리 잡는 친구들이 있다. 애완동물, 반려동물 이라하는 친구들이다.
조원희의 그림책 <동구관찰>은 몸이 불편한 아이와 고양이의 이야기다. 이 책의 특징은 누가 주인공 ‘동구’인지 불편한지 경계가 모호하다. 아이와 고양이는 서로에게 투정을 한다. 불편해서가 아니라 친해서 투덜대는 해프닝이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도 확실하게 아는 것은 상대의 기분이다. 몸이 아프고 힘들 때 특히 기분이 우울할 때 서로는 하나가된다. 조용히 지켜보고 살금살금 다가가서 “냐~ 부르면 동구는 다시 웃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우리사회의 질적 도약을 위한 가치 창출'을 사업목적으로 운영되는 엔씨문화재단에서 엔씨소프트어린이집(웃는 땅콩)과 협업하여 출간한 이 책은 장애를 특징짓고 부각하지 않으면서 따뜻한 미소와 관심을 갖게 한다. 별도의 대접도 없다. 46쪽의 지면에 그저 부드럽고 담담한 선과 채색으로 담은 그림이 460쪽 분량의 서사로 다가온다. 아이와 야옹이의 시선으로 자꾸 살펴보게 한다. 생각하게 한다. 나를 돌아보게 한다. 상대의 불편한 거동보다 내 마음의 불편함이 자꾸 부끄러워지는 시간을 선물한다.
조원희 작가는 아동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2013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고 2017년 라가치상을 수상한 탁월하고 따뜻한 작가다. 2018년 6월 출간 때 작가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향한 과도한 관심보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대하는 게 서로에게 더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작가의 의도처럼 <동구관찰>을 통해 너의 불편함이 내 것처럼 편안하고 다정하게 어우러지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는 동구가 웃는 게 좋다
앞으로도 잘 보살펴 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