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필요악이라면

가축의 생명에 대한 예의와 존중심을 가질 수 있는

축산환경 변화 고민할 때

한책 하나되는 평택
정윤서 추진위원

[평택시민신문] 일년 중 가장 많은 책을 읽고 접하는 때는 평택 한책이 선정되는 기간인 1월~2월이다. 개인적으로도 1년 동안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이때쯤 함께 정해진다. 2019년 2월 표지 디자인에 끌려서 읽고 싶었던 <고기로 태어나서> 가 바로 평택 시민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선정되었다. 제목에서 느낀 호기심은 점점 심오함으로 책장을 넘기기 힘들고 어려웠다. 마치 고기의 삶으로 갈고리에 걸려 있는 개, 닭, 돼지를 생명의 삶으로 다시 바라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닭들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고 또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케이지는 날개를 접은 닭 세 마리가 들어가면 꽉 찼다. 케이지의 오른쪽 끝부터 왼쪽 끝까지 닭으로 빈틈없이 들어찼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론 이런 상황에서 닭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상태는 사람으로 치면 증명사진을 직는 자세로 1년 내내 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닭들은 한 마리조차 날개를 활짝 펼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경미한 동작 하나가 케이지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p19)

일생을 자유롭게 몸을 돌리기에도 힘들 만큼 비좁은 케이지에서 부자연스럽게 생활하면서 주인이 주는 사료와 물만 먹고 알 낳는 기계 노릇을 하다 생을 마감하는 불쌍한 닭들의 공간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비명에도 차이가 있었다. 사람이 잡아 들 땐 비명이라기보다는 여유롭게 도움을 청하는 느낌으로 운다. 꼬리를 자를 때는 이보다 강령하지만 잠깐운다. 자돈들이 가청 주파수의 한게치를 다다를 만큼 소리를 지를 때는 거세할 때다. 거세를 하는 이유는 카스트라토 합창단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응취’라고 부르는 수컷 특유의 비린내를 줄이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꼬리나 이빨 자르기는 돼지를 위해서 필요할 수 있다고 항변해볼 여지가 조금은 있지만 거세는 오직 고기의 맛을 좋게 하려고 실시한다.” (P 204)

돼지가 당하는 부당함과 부적절한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 인도적인 본능을 깨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살이 많이 찐 놈들 있잖아? 이런 놈들은 말려야 돼. 살을 빼야 된다고, 이런 놈들은 따로 빼내서 일주일 동안 물만 먹여. 그럼 살이 쭉 빠져. 그다음에 다시 한 달 동안 고기를 먹여. 저 임신한 놈들 먹는 닭발 있잖아? 그거 먹이면 원래 기름기가 많았던 놈들도 바삭 말랐다가 살이 쪄서 고기에 기름기가 사려저서 딱 적당하게 나와.” (p408)

먹기 위해서 사육 당해야 함에 묵과된 가축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반성해 본다.

인간에게 고기를 섭취해야하는 것이 필요악이라면 가축의 생명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가질 수 있는 축산 환경의 변화에 고민하는 한 해를 보내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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