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송북초 6학년 같은 반 친구 두 사람이 그림동화 《빼떼기》김환영 그림/ 권정생 글/ 창비/를 읽고 쓴 글입니다. 빼떼기의 마음이 되어 쓴 글과 빼떼기를 보살펴 준 순금이 엄마의 마음이 되어 썼습니다.
 

김환영 그림
권정생 글
창비

나는 빼떼기니까

나는 알에서 태어났지. 엄마 뒤를 졸졸 쫒아다니던 병아리였어. 꽃샘추위가 온 그 때, 아궁이 속은 정말 따뜻해보였지.

나는 아궁이 속으로 바보같이 뛰어 들어갔어. 그때는 몰랐어. 그 일이 불행의 시작이 될 줄은 말이야. 그래도 나는 살았어. 순금이네 엄마가 아궁이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나를 꺼내주었어. 정말,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어.

난 심한 화상을 입었어. 뾰족하던 부리는 뭉툭해지고 얇은 내 발은 팅팅 부어올랐지. 순금이네 식구들은 나를 잘 보살펴주었어. 나는 용기를 냈어. 뭉툭해진 부리로 힘겹게 밥을 먹었어. 털도 뽑혀나가고 발가락이 없어서 빼딱빼딱 걸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나는 살아났어.

이제 엄마와 형제들이 있는 닭장으로 돌아가기만 기다렸지. 마침내 나를 보살펴주던 순금이네 엄마가 나를 닭장에 넣어주었지. 그런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엄마의 폭력. 엄마와 형제들은 내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어. 난 마음에 가시가 박혔어. 하루가 일 년같이 힘든 날이었어. 그래도 순금이네 식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컹컹 울부짖는 동네 똥개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지. 결국 나는 똥개에게 한쪽 날개를 물렸어. 이제 난 날개를 못 쓰는 닭이 되고 말았어. 죽을 것 같았지만 힘을 내어 살아났어. 나는 빼떼기니까.

1년이 지나면서 난 벼슬이 나고 소리도 낼 수 있었지. 순금이와 순진이는 정말 기뻐해주었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후 1950년에 난 진짜 죽어야만 했어. 전쟁이 터졌거든. 난 그 순간이 기억이 나고 생생해, 순금이네 가족이 모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난 조용히 눈을 감았지.

송북초등학교 6학년 김유진

김유진·최민혁
송북초등학교 6학년

 

빼떼기를 잊지 않을거야

나는 순금이 순진이 엄마이고 빼떼기 엄마야. 순진이 아빠가 어느 날 닭을 사왔어. 우리도 닭을 키우게 된 거지. 우리는 잘 키우기로 마음먹었어. 이 닭들은 점점 크고 알까지 낳았어. 그 알에서 병아리가 태어났어. 마당에 병아리가 줄줄이 뛰어다녔지.

어느 날 닭과 병아리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병아리 한 마리가 아궁이에 들어갔지. 나는 헐레벌떡 아궁이에 들어간 병아리를 꺼냈어. 하지만 병아리는 너무 크게 다치고 말았지. 부리는 뭉툭해지고 발톱은 한 마디가 떨어져나갔지. 나는 한편으로는 징그러웠는데 한편으로는 불쌍하고 안타까웠어. 우리 가족은 그때 결심했지. 아궁이에 들어간 병아리를 치료해주고 다 낳을 때까지 우리집에서 돌봐주겠다고 말이야. 하지만 살 가망은 거의 없어보였어.

그런데 이 때 기적이 일어났지. 병아리의 상처가 점점 아물고 빼딱빼딱 걷기 시작했어. 우리는 빼딱빼딱 걷는 병아리의 이름을 빼떼기라고 불렀어. 우리는 빼떼기가 거의 다 나아서 다시 닭장 안으로 넣어줬어. 그런데 빼떼기 엄마는 빼떼기를 몰라보고 죽이려 달려들었어. 빼떼기는 엄마에게도 버림받고 불쌍하게 되었지. 그래서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어.

어느 날 우리 동네 똥개가 우리 빼떼기의 한 쪽 날개를 물었어. 이제 빼떼기는 한 쪽 날개마저 못쓰게 되었어. 나는 가슴이 철렁했어. 그래도 기쁜 일이 있었지. 시간이 지나고 뻬떼기도 털이 나고 벼슬이 생겼어. 닭이 되었지.

하지만 6 25 전쟁이 났어. 집에 있던 닭들은 다 팔고 빼떼기만 남았어. 우리는 빼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그래서 결국 빼때기를 잡아 먹기로 했어. 나는 순금이와 순진이와 함께 엄청 울었어.

우리는 평생 빼떼기를 잊지 않을 거야, 평생.

송북초등학교 6학년 최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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