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회 다사리 포럼…민세 학술상 수상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 특강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 접하는 외국인 독자 저변 늘어야 가능”

[평택시민신문] 6월 13일 열린 제144회 다사리포럼은 2018년 제9회 민세상 학술부문 수상자인 권영민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의 수상 기념강연으로 진행됐다. 한국 최고의 문학평론가 김현, 김윤식의 뒤를 잇는 권영민 교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시대 최고의 문학평론가다. 이날 강연주제는 한국문학 세계화의 길이었다. 직접 해외에서 한국문학을 홍보하는 일에도 수십년 째 힘써온 노교수의 한국문학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참석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강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고향이 충남 광천이라 평택을 지나가는 일이 많았다. 오늘 시내에 들어와 보니 평택이 대단히 크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980년대 초반 미국버클리대에 최초로 한국문학 강의를 시작했을 때 수강생이 3명이었다. 지금은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서 미국에서만 수 십 개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중국어문학, 일본어문학 수강생은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어문학 수강생만 꾸준하게 늘고 있다. 이는 기회이자 위기일수도 있다. 노벨문학상에 한국작가 수상 가능성을 전망하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적어도 한국 작가의 작품이 세계 2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 작가로 주목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미국의 주요도시 서점의 문학코너에서 영어로 번역된 한국작가의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도 한국문학번역원을 설립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한국 작가의 책이 현지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사서 볼수 있는 상황이 아닌 번역료 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한국문학 세계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정부가 돈을 지원해 책을 찍고 그 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상황이다.

외국의 경우는 주재국 외교관들이 자국 작가의 작품을 주요 행사 때 홍보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경우도 많다. 진정한 한국문학 세계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정독자라 할 수 있는 국내와 해외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장학금 지원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국내에 뛰어난 역량 있는 작가들이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배우는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문학콘서트를 추진해서 그 자리에서 사인회 등을 연다면 자연스럽게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확산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차근차근 이루어지면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작년 9회 민세상 수상에 대해 감사드린다. 평택이 미군이전, 평택항 등으로 어느 도시보다 국제성에 대한 고민이 큰 곳인데 여기에서 80년 전 국제적 민족주의를 주창한 민세 안재홍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라는 자부심을 시민들이 더 많이 가지기를 희망한다.

심재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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