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우<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전체사회의 조정을 담당하는 정치사회의 개혁에 있을 것이다.
지역 또한 낡은 정치행태를 벗어나 새로운 흐름을 창출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하지만 우리 정치사회의 현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부패, 전근대적인 지역주의 정치, 국민을 외면하는 반민생 정치로 암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에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지금 반드시 정치개혁을 이루어야 하며, 시민단체는 부패무능정치인, 철새정치인, 반유권자 정치인을 심판하기 위하여 낙선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유권자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낙천낙선운동이 과연 우리의 정치를, 지역을 얼마나 바꿀 수 있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2000년 낙선운동을 통해 4년동안 부패의 규모는 10분의 1로 줄었으며, 각 당의 공천과정도 굉장히 어려워졌고 실제로 정치사회가 조금씩 바꿔져왔다.
수많은 운동 속에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운동은 손에 꼽을 정도로 불과한데, 낙천낙선운동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유효한 진행형인 운동양식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2000년 낙선운동은 그동안 지체돼 온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2004년 진행 중인 낙선운동은 바로 이 부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며,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집합의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사회가 자정의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정치사회를 견제·감시·비판하는 것은 시민사회가 갖는 당연한 권리이며, 또 이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의 생산적인 결합양식이기도 하다.
결국 낙천낙선운동은 ‘고장난 정치’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는 유권자들의 정당한 자구 노력이자,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자 하는 유권자의 당당한 권리찾기인 것이다.
특별히 평택지역에서의 낙천낙선운동방식의 유권자 운동은 시민사회의 권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오랜기간 고여왔던 낡은 지역정치질서와 문화, 인적 시스템을 바꿔내고, 역동적인 선거문화를 경험하게 하여 참여민주주의의 발전 계기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지역으로 보면 지금까지 지역정치의 구경꾼으로 밀려나있던 시민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점과 지역정치의 과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삐딱한 지역정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다만, 얼마나 유권자 참정운동의 원리를 제대로 실현할 것이냐는 결국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 유권자의 판단과 실천의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우리는 늘 시대의 흐름을 거슬리는 낡은 사고와 행태에 익숙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그나마 나은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
그런점에서 총선유권자운동은 낙천낙선대상자와 비대상자 여부를 떠나 모든 총선 후보자와 예비 정치 지망생들에게 최소한의 갖춰야 할 기준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대 흐름속에 고민하여야 할 아젠다가 무엇이며, 이를 강제할 유권자의 힘을 조직화 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것이다.
선거를 통해 정치인이 아닌 시민이 정치발전과 사회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로 낙천낙선운동은 어떤 방식보다도 시민이 정치를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유효하다.
이 유효성이 총선에서 증명될 수 있다면 바로 있을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새로운 담론과 비전을 형성하며, 자질미달의 후보군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능력하고 소신 없는 정치인들 탓만 할 수 있을까?
정치인들의 구태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유권자 스스로도 선거철만 되면 연고를 따지고,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이미지와 때로는 돈으로 표를 찍어 주는 역할을 해 왔기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기현상’이 반복되어 왔던 것이다.
부패한 정치자금 뒤에는 부패한 돈을 요구해왔던 유권자들이 있었고, 정치의 총체적 부실의 책임과 원인은 정치에 대해 항시적이고 지속적인 견제와 감시의 고삐를 소홀히 했던 유권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처음과 끝을 완성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유권자이다. 3류의 정치는 3류의 주권행사가 빚은 결과일지도 모른다.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스스로 책임도 권리도 의무도 없는 방관자의식을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민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올바르고 당당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제 한번 제대로 평택의 정치를 바꿔보자.
그 방식은 다양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정치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국가와 지역의 필수과제임을...
<기고>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