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미 사무국장
평택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평택시민신문] 경기도와 화학물질안전원 등 화학사고 대비 유관기관들이 지난 3월 시흥과 안산 소재 모사업장에서 합동 모의훈련을 했다. 이들은 ‘사고상황공유앱’ 을 활용해 사고대응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고 현장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훈련으로 대응기관간 유기적인 협력과 현장 대응능력을 높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충남 모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3월 충청남도는 국비 6억원을 확보하여 <화학사고 분석 원거리 화학물질 탐지 분석기>를 배치하기로 결정, 이를 통해 화학사고 발생시 신속한 초동대처와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했다고 한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어떤 활동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소로 ‘긴급성’과 ‘중요성’을 꼽았다. 이 두 요소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간관리 매트릭스에서 그는 일을 1.긴급하고 중요한 일, 2.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4. 긴급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 4가지 영역으로 분류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두 번째 영역에 해당하는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추천하고 있다.

평택시는 미세먼지를 비롯하여 축산 분뇨, 평택호 오염, 에코센터, 도일동 소각장 건립 등 많은 환경 현안들을 안고 있는데 환경농정국 인력만으로 처리하고 해결법을 내놓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 시간 관리 지혜를 빌려오면 어떨까? 위의 평택시 여러 환경 현안들은 4가지 영역 중 어느 곳에 해당되는 걸까?

화학사고를 대비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굳이 나누자면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해당되는 일이다. 각 지역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과 사고 유발원의 지역 취급량은 화학물질 탐지 분석기를 설치한 충청남도(당진시, 서산시, 공주시)가 4위, 7위, 9위이며 경기도에서는 평택시가 6위, 안산시 10위, 화성시가 11위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운송 사고를 제외한 화학사고 발생 역시 인구밀집 지역과 근거리에 있는 충청남도와 경기도 지역에 집중 발생하고 있다고 지역대비체계 구축사업 연구진은 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평택시에는 2개의 국가산단과 노후된 공장으로부터 악취를 발생시키는 1개 산단이 있는데 얼마 전 민관 합동감시단 활동 결과를 통해 화학물질들이 잘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평택이 결코 화학사고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지역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택건생지사로 검은 연기 가득한 시민들의 제보사진이 들어온다. 평택시가 화학사고와 관련해 어떤 시스템도 작동시키고 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명확한 증거이다.

화재는 유무해를 떠나 진화시에 필연적으로 특정화학물질을 대기와 지표면에 뿌리게 된다. 평택시에서 발생한 화재나 사고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시민들은 알 수가 없다. 평택건생지사는 화학사고 대비시스템을 안전하게 구비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늘에 검은 연기가 가득하면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것인지,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환경농정국은 평택지역에 있는 환경단체 대표들을 소집하여 간담회를 열었다. 환경정책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논의 그리고 시민단체 대표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었다. 듣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듣고 행해주길 간청한다. 그리고 스티븐 코비가 말했듯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들이 무엇인지 선별하여, 그 일들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는 행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공하는 평택시가 되길 바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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