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만 종<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
그동안 5천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은 해외매각이 아닌, 독자생존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은 노동조합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중국 란싱그룹에 회사를 매각하려 하고 있고, 시민 여러분께서 이미 알고 계시듯이 노동조합은 국부의 해외유출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흑자기업의 일방적인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회사 정문앞 천막농성과 부분파업을 벌여왔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은 노.사.정.채권단의 4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자고 주장하며, 란싱그룹 실사단의 현장 조사를 막아왔습니다.
자동차 산업과 무관한 석유화학 그룹인 난싱그룹의 쌍용 자동차 인수에 대해 학계와 자동차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난싱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는 중국 내 무분별한 자동차업계 투자붐이 해외에서 그대로 전개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난싱그룹은 10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기업내용이 알차지 못하며, 인수합병 전문기업으로서 무차별 식성을 자랑하는 문어발식그룹이라는 것이 학계의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특히 RV전문기업으로서 고부가럭茨痔?차량 업체로 각인돼 온 쌍용자동차가 중국기업에 인수되면 쌍용자동차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쌍용자동차가 중국자본에 매각되면 중국과 한국의 자동차 기술격차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중국에 매각함으로 인해 한국자동차기술 및 경영 노하우 이전에 따른 한국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중국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또한 중국 난싱그룹이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술이전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생산기지가 이전될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계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의 매각방침이 중단되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만을 강조한 채 오로지 채권회수에 목적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향후 국가기간산업인 쌍용자동차의 졸속매각이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에 미치게 될 파장에 대해서 정부와 채권단이 조금이라도 고민하게 된다면 쌍용자동차의 중국 졸속매각 방침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러한 생각위에 독자생존을 위한 노.사.정.채권단의 4자 협상을 요구했으며, 지난 6일 채권단의 제의로 노.사.채권단이 참여하는 3자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노동조합은 해외매각을 단순히 반대만하는 것이 아니라, 쌍용자동차를 평택시민과 국민의 기업으로 성장시킬수 있는 독자생존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생존의 첫째 방안은 하나의 컨소시움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현재 채권단이라는 지분소유자들을 중심으로 일종의 구조조정펀드(투자펀드)를 구성해 채권단과 투자자들이 쌍용차 지분에 공동참여를 하는 방안입니다.
지금처럼 해외매각이라는 형태로 주인을 찾아 팔아 치우기 보다는 가능하면 국내 투자 컨소시움을 형성해서 해외매각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도 투자자본을 확보해 가자는 재정전략입니다.
투자 컨소시움에는 투기자본이 아닌 쌍용차와 이해를 같이 하는 부품사 등의 연관산업 투자자들이 참여를 하도록 해야 합니다.
일종의 자본지분구조를 분산함으로써 자본을 통제하는 시스템인 셈입니다.
두번째 방안은 ‘전략적 제휴’입니다.
상대가 중국 란싱이든 후이쭝이든 과반수 지분을 넘겨 경영권자체를 넘기기 보다 지분의 일정 부분만 넘기면서 시장과 기술의 발전을 꾀하면서 점차 장기적 전망을 개척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쌍용차의 초우량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해외인수자를 찾아 ‘졸속매각’을 하지 않고 여러 시장의 충격들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채권단과 회사측은 노동조합의 매각반대 파업으로 매출이 격감해 회사가 부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총체적 위기라고 주장하며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고 여론을 호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회사측의 주장은 억측에 불과합니다.
1월은 설 연휴가 많아 휴가일수가 많았고, 전체적인 내수시장의 침체로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매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한 증권회사의 조사에 의하면, 내수시장의 1월 판매실적이 현대차는 38.2%, 기아차는 43.8%, 지엠 대우는 43.4%, 르노삼성차는 39.9%가 감소한 반면 쌍용차는 3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쌍용차는 그나마 자동차 업체에서 선전한 셈입니다.
평택시민 여러분, 쌍용자동차의 무분별한 해외매각을 막고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해 지역경제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노동조합의 노력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기고>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