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 최초의 여성 조합장 탄생 예고

소통과 화합으로 조합원과 한마음 되고파

[평택시민신문]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부터 이날을 기념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한국 여성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법정기념일로서 ‘여성의 날’이 공식 지정됐다. 올해는 이 여성의 날이 더욱 반갑게 여겨지는 소식이 하나 있다. 바로 산림조합의 역사상 최초로 여성 조합장 선출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주인공이 평택시에서 나왔다니 <평택시민신문>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번 3·13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평택시산림조합에 단일 후보로 출마하여 무투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현희 후보(평택시산림조합 전 지도상무)를 만나본다.

 

산림조합에 ‘여성’이라는 싹을 틔우다

이현희(53) 후보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 순탄치만은 않았다.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다들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이 후보가 ‘최초의 여성 산림조합장’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조명 받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산림조합에 몸담은 지 30년째에 이르기까지 여성 최초의 지도과장, 여성 최초의 지도상무 등 ‘최초’라는 수식어와 자연스럽게 함께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당차게 나설 수 없었던 이유는, 후보 본인의 공이 아니라 모든 조합원들과 주변의 도움으로 함께 이룬 결과라는 생각이 앞서서다.

이현희 후보는 “조합장이 된다는 것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제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다른 조합장 후보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투표가 마무리되면 그때는 평택시산림조합원님들, 조합 식구들, 가족과 함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햇살처럼 단비처럼 산림조합을 키우다

잠깐이라도 이 후보와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그가 얼마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인지 곧장 알 수 있을 것이다. 특유의 힘차고 밝은 목소리, 막힘없는 언변과 진솔한 화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긴장이나 불만을 녹게 하는 그만의 특별한 기술이다.

이 후보가 일에 첫발을 내딛었던 1989년 당시만 해도 산림조합은 남성들의 성역과도 다름없을 정도로 여성의 진출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산림경영지도원으로 공채 입사한 이 후보의 경우에도 2기 전체 합격자 중 여성은 단 두 명뿐이었다. 그런 척박한 땅에서 이 후보는 30년이라는 시간을 뿌리내렸다. 그사이 업무에서도 여신, 금융, 상담, 산림지도 등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할 수 있었고 지금의 자리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현희 후보자는 평택시산림조합과 역사를 함께 해 온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첫 발령지인 경기도 이천에서 근무하다가 고향인 이곳 평택시산림조합에 돌아와 청사의 설계에서부터 준공까지 참여한 덕분에 의자 하나 테이블 하나까지 내 집 살림처럼 구석구석 손대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산림조합이 더욱 애착이 가고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산림조합을 위해 뛸 수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는 이 후보에게도 가장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는 역시 가족이었다.

이 후보가 이번 조합장선거에 출마한다는 의지를 내비쳤을 때도 가족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결심을 존중하고 응원했다.

“후보 출마를 위해 지도상무 자리를 내려놓았던 날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가족들이 거실을 잔뜩 꾸며놓고 메시지를 걸어놓았더라고요. 언제나 저를 응원한다고요.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는 가족들이 있어 참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이현희 후보가 장덕교 현 조합장(사진 오른쪽)과 함께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앞으로 조합원들에게 버팀목 되어줄 터

지금까지 산림조합에서 종횡무진 뛰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평택시산림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는 이현희 후보.

13일 제2회전국동시조합장선거 투표가 끝나고 당선증 교부까지 완료되면 예비 당선인이 아닌 조합장으로서 정식 자격을 갖추게 된다.

산림조합 최초의 여성 조합장으로서 기대되고 시사하는 바가 큰 것처럼 지금보다 더욱 소통하고 화합하는 조합장으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 이 후보의 바람이다.

전에는 남성들만이 할 수 있는 험한 일이라 여겨졌던 임업 분야도 지금은 고도화, 자동화의 도입 덕분에 여성의 진출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산림경영지도와 산림사업 현장을 누비는 산림경영지도원 역시 해마다 여성이 15% 이상 선발되는 추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비춰볼 때 이현희 후보의 역할과 행보는 앞으로 더욱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임업 현장에서 여성이라고 해서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조합에서 저를 믿고 배려해주시면서 앞뒤로 밀고 끌어주신 것처럼 저 또한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 평택시산림조합과 전국 임업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더 노력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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