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문화비평가

[평택시민신문] 평택이 드디어 인구 50만의 대도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확장에 따른 도시인프라의 부족과 특히 주택공급과잉이 부른 공동화와 가치하락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정장선시장 시대는 도시의 분산개발과 외연확장을 철저히 차단하고, 내실화에 매진해야 한다. 공영개발은 물론 지주조합개발을 억제하고, 개발인가의 일몰제를 도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타당한 인구추계를 정립하여 단계별집행계획을 재조정하고, 도시와 주택의 수급을 통제해야 한다. 교육과 문화, 환경과 경관, 의료와 교통 등 도시인프라의 확충은 물론 인접한 천안 동탄과는 다른 평택만의 도시경쟁력과 색깔을 고민해야 한다.

수익을 부풀리는 분식회계의 위험은 그것이 범죄이라는 것만이 아니다. 분식에 사용되는 가공의 데이터가 경영판단의 근거로 착시되고, 결국 기업을 도산으로 이끈다는 사실이다. 평택의 급속한 도시확장은 경이롭다. 그러나 필요한 물도 조절되지 않고 일시에 쏟아지면 홍수가 되듯 주택과 상가 과잉에 따른 공실과 가치하락으로 많은 시민들의 경제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도시발전과 시민의 행복한 삶의 기반을 가져올 것이라 믿었던 개발도 예측이 부실하고 수급이 조절되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임을 확인한 것이다.

“인구 100만의 도시가 건설업자들의 수요창출의 도구로 악용되고, 잘못된 인구추계가 시민들의 재산상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이윤하 시의원의 시의회 발언은 통렬하다. 원대한 도시를 가장한 과잉된 인구지표와 도시관리계획이 정작 시민들을 희생해 건설업자들을 먹여 살린 꼴이다. 무엇보다 인구추계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내부자료를 정립해 도시관리계획의 수립과 도시수급을 판단하고 조절하는 내부지침으로 활용해야 한다.

평택은 이미 80만도시의 택지와 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온 도시가 난리임에도 계획된 공급이 지속된다는데 그 심각성이 더크다.

2019년 올해 아파트입주가 1만5785세대인데 또다시 소사3지구가 1,396세대의 아파트분양을 시작했다. 평택시가 도시의 외연확장과 주택공급을 최대한 차단하고 도시 내실화에 대차게 대응해야 할듯하다. 도시의 분산개발과 산만성을 철저히 차단하고, 유기적인 통합성과 집중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

평택, 천안, 동탄이 모두 삼성전자에 기반한 도시들이다. 후발 도시인 평택이 이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도시특성과 매력을 모색해야 한다. 고만고만한 백화점식 나열이 아닌 평택만의 랜드마크적 앵커테마를 고민해야 한다. 평택항과 지제역과 녹지축이 잊혀지고 있다. 평택항의 물류와 산업과 녹지축과 중심도시간의 유기적인 연결로 시너지와 쾌적성을 디자인해야 한다. 도시콘크리트에 삶의 철학과 정서를 불어넣고, 우리 평택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입혀가야 한다.

평택이 이제는 개발지상주의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단위 도시개발과 건설이 국가의 발전을 주도하고, 국가GDP를 끌어올리는 시대는 지나갔다. 경제성장율이 정체되고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젊은 사람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는 시대에 더 이상 유효한 정책수단이 아니다. 더욱이 개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선순환의 장터가 아니다. 폭탄을 돌리는 선수들의 도박의 장임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 일본이 경쟁력의 위기를 돈을 풀고 부동산을 띄워 돌파하려 했지만 버블이 터지면서 장기불황으로 추락했다. 지금 중국 경제위기 역시도 과도한 SOC투자에 기인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급한 도시의 수용규모가 30억 명이라는 설이 떠돈다.

우리나라 역시도 국가기간사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되는 시기에 금리를 낮추고 국민들에 은행빚을 풀어 개발과 건설로 국가GDP의 50%를 채웠다. 분당 12개정도의 주택을 공급했다하니 이것은 국가가 국민에게 아편을 투여한 것과 같다. 현 정부가 금융을 옥죄니 국민의 원망이 하늘을 찌른다. 불을 낸 자가 아니라 불 끄는 자를 원망하는 격이다. 바닥의 기준금리와 폭발직전의 가계부채로 정작 미국의 금리인상과 국내경기의 하강이라는 중차대한 국면에도 이를 방어할 최소한의 정책수단마저도 소진시켜 버린 것이다. 새삼 시민들의 자각과 각성이 절실한 이유이다.

2010년 소사벌지구 효성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도시내 지역에 35,000세대 이상의 주택이 공급됐다. ‘평택시주민등록인구통계’에 근거 2009년말 평택인구 410,042명중 읍면지역의 인구가 35%이었으나, 10년이 지난 2018년 말 495,642명 인구 중 읍면지역 인구구성 비율이 여전히 33%수준이다. 급속한 도시확장에도 불구하고 읍면지역 인구 비중에 큰 변화가 없다.

이는 도시구성의 분산과 산재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여전히 소지역중심생활권이 공고하고, 폭발적 개발에도 불구하고 개발소외에 따른 강한 개발요구지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의 분산개발과 산만성을 극복하고, 도시의 집중화, 고도화 그리고 통합성을 달성해야 하는 도시계획관리 목표와도 충돌한다. 이것은 도시계획과 관리에 끊임없는 부담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좋은 나라, 좋은 도시를 만드는 듯하다. 시민들의 균형 잡힌 시각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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