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유럽을 만나다2

테이블 마운틴으로 올라가는 등정로.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오는 등산객이 서로 격려하면서 오르고 있다

 ‘아프리카의 보석’이라 불리는 케이프타운, 관광의 백미는 테이블마운틴

 

[평택시민신문] 처음 아프리카에 왔다면 눈이 아니라 귀를 열어라!

남아공의 면적은 한반도의 약 다섯 배, 수도는 독특하게도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입법수도 케이프타운, 사법수도 불롬폰테인’ 세 곳으로 정해진다.

세계적인 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 국부를 창출 할 수 있는 경제정책 미비 등, 안타까운 점이 많이 보인다. 특히 남아공의 뿌리 깊은 문제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식당이다. 식당에 흑인 손님은 한 명도 없고 일하는 직원 중에는 백인이 한명도 없음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영업하는 SC제일은행의 C가 남아공 자본인 차터드를 뜻하는 것이고 또한 테슬라의 오너 엘런 머스크도 남아공 출신이다. 금 생산량이 전 세계의 40%에 육박하고 숙녀분들이 좋아하는 다이아 반지의 대표적인 메이커 ‘드비어스’라는 다이아몬드회사도 남아공에 있다.(물론 유대인 재산이다)

오터트레일의 시작점인 스톰스 리버의 서스펜션 브릿지. 해양스포츠의 메카이다.
가든루트의 모셀베이에서 시작하는 세인트 블레이즈 하이킹 트레일. 고래를 볼 수 있는 코스다.

관광자원도 매우 풍부하다. 가든루트라 일컫는 해변 드라이브코스와 세계 10대 트레일코스 오터(OTTER)트레일도 케이프로부터 400Km 정도에 위치하며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걸을 수 있다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오터트레일의 시작점인 스톰스리버 입장료도 무려 일일에 3만원 가까이 한다. 요트 다이빙 번지점프 등 해양스포츠를 좋아하는 전 세계 부호들로 인해 크리스마스시즌에는 방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아프리카의 최남단 아굴라스 곶.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곳이다.
케이프타운 앞바다 두이커 섬에는 수 만 마리의 물개의 쉼터가 있다. 야생의 천국이다.

여러모로 발전이 아직 덜 되어있는 남아공, 한국 경제는 멈추면 쓰러지는 두발 자전거 구조이다. 해서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출 수 없지만 남아공 경제는 낡은 자동차로 표현이 가능하다. 멈추어도 자원으로 인해 쓰러질 일이 없는 굶어 죽을 일은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항공분야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앞서 있는 듯싶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로 가는 항공기에는 승객이 가득하다. 남아공의 미래는 아마도 항공 산업으로 승부를 내어야 할 듯싶다. 우리의 미래도 지금의 캐시카우(cash cow)는 IT산업이지만 조만간 우주항공분야에 무게를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항공인구 5천만 명 시대, 통일한국의 대동맥은 철도가 아니고 항공분야임이 분명하다. 독재보다 무서운 것이 전시행정이라고 하는바 미래산업에 대한 고민은 없고 북한을 모든 것에 우선시하는, 전시행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듯싶어 상당히 안타깝다. 그레이트 게임 차원에서 세계를 바라봐야 하는데 구한말 고종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플랜 B 없는 남미를 따라가는 것 같아 미래가 몹시 두렵다.

아프리카의 남단 케이프 포인트의 등대. 멀리 바라보면 지구가 둥근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최초로 개발되어 마더 시티(mother city)라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천혜의 자원과 부존자원이 풍부하다. 파나마 운하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남미의 땅 끝 푼타 아레나스가 세계적인 주요 항구였듯이 케이프타운 역시 1869년 수에즈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중의 하나였다. 다소 중간 기착지로서의 중요성이 반감되었지만 그럼에도 메이저 항구로서의 번성함은 여전하다. 게다가 와인의 새로운 메카로 우뚝 서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세계적인 유명관광지가 그곳에 만들어졌다.

케이프타운은 참 예쁘다. 작열하는 태양,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아름다운 바다, 용트림하듯 대륙 끝에 솟아오른 테이블 마운틴은 오늘날도 전 세계 부호들을 케이프타운에 별장을 소유하도록 만든다. 아마 15세기에도 유럽인의 눈에는 엘도라도로 비쳐졌음이 분명했을 것이다

아프리카 땅 끝 희망봉 가는 길 참 여유롭고 고즈넉하다. 입장료는 경악할 수준인 3만원, 세금을 충분히 내어주는 거대기업이 없기에 관광객으로부터 뜯어 낼 수밖에 없을 듯!

‘아프리카의 보석’이라 일컫는 케이프타운 관광의 백미는 테이블마운틴이다. 1087미터의 절경의 마운틴을 회전케이블카로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최고다. 등정시간은 약 두 시간, 그 고난의 끝은 희망이었다.

우분트(UBUNTU)란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이 있다. 넬슨 만텔라가 살아생전 제일 많이 쓰던 말이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네가 있다’는 뜻이다. 일행들 모두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즐거워 하니 나의 기쁨은 모두의 기쁨이다. 행복한 아프리카 여행이였다.

2018년 12월 25일 케이프타운에서
전 평택블루에너지 대표,

경영학 박사 최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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