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이 배달해주는 아파트 안심택배

일자리 창출과 따뜻한 마을공동체,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평택시민신문] 지난달, 전국에서 택배기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택배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택배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이다. 평택에 소비자가 택배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택배 협동조합이 있다. 2016년에 사업을 시작해 현재 8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진 우리마을협동조합 김남희 이사장을 만나 ‘아파트 거점택배’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파트 거점택배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아파트 안심택배란 택배기사가 집까지 배송해주는 것이 아닌 아파트 입주민이 세대에 배송을 담당하는 것으로 안심택배라고도 한다. 평택에 있는 각 택배사 터미널까지 물품이 오면 협동조합 직원이 물품을 분류해서 아파트로 가져와 세대에 배송하는 것이다. 배송원은 아파트 주민 중 취약계층을 고용하므로 노인 및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 거점택배의 큰 장점이다. 현재 LH4단지 배꽃마을, 소사벌 더샵, 휴먼시아 1,2차 아파트에 들어오는 CJ택배와 롯데택배의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거점택배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거점택배는 한 배송원이 담당하는 아파트 동 수가 일반 택배사에 비해 적고, 아파트 주민이다 보니 물량이 많아도 배송 받는 사람들의 특징을 기억해서 배송해준다. 노인 배송원에게는 주민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우리집 택배 왔어요?”라고 묻기도 한다. 그만큼 배송원과 주민들 사이가 가까워서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택배를 보내고 싶은 노인들의 택배를 대신 보내주기도 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협동조합에서 거점택배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가?

협동조합으로 거점택배를 시작한 것은 전국에서 여기가 유일하다. 일자리를 나누고 따뜻한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었는데 혼자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컨설팅 요청해 기업 컨설팅을 받았다. 협동조합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었다. 작년에는 CJ택배사에서 거점택배 우수사례로 우리마을협동조합을 선정하기도 했다.

거점택배를 하기 까지 어려웠던 일은?

거점택배는 아파트 주민들이 돈을 따로내는 것이 아니다. 택배비 중 일부를 일반 택배사에서 거점택배가 가져오는 수익구조이다. 처음 택배사와 계약을 할 때 낮은 수수료에 계약하는 바람에 지금의 수익구조로 자리 잡기까지 1년이 걸렸다. 또한 거점택배를 사용하려면 입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통과가 되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아파트에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두세 달씩 걸리기도 했다.

거점택배를 이용하는 분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우리마을협동조합의 거점택배는 사회적경제가 마을로 들어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협동조합에서 하는 거점택배사업은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전문 배송원보다 미숙해서 조금 불편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이용하는 주민들이 서로 조금만 이해하면 일반 택배사 배송원보다 안심할 수 있고 친절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협동조합을 통해 이루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아파트 취약계층을 넘어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싶다. 장애인들도 성인이 되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만 돌봐주고 졸업을 하면 장애인들은 바로 갈 곳을 잃게 된다. 단순 의류 포장 등은 장애인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이나 택배사와 연계해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다. 그러기위해선 크고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장애인 택배사업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지역사회가 같이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LH 4단지 배꽃마을에서는 올해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우리마을협동조합이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 사업에서 지원을 받아 공간을 조성하고, LH가 도서를 제공해 만들어진 도서관을 입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마을협동조합이 이뤄낸 또 하나의 성과이다.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우리마을협동조합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