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미군, 제가 태어난 곳은 용산 미군기지였어요”

 

뉴욕타임스에 한국인 인식 담긴 ‘주한미군’ 기사 기고

주한미군 주변 한국인의 생활상 직접 듣기 위해 평택 방문

대추리 평화센터를 찾은 태미킴 기자.

[평택시민신문] “지난 5월에 처음 평택의 미군 부대를 보러 왔는데, 아주 큰 부대 두 개가 평택에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미국사람으로서 우리가 아주 좋은 땅을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미안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태미킴(Tammy Kim, 39) 씨는 지난 5~6월 한국의 미군기지를 방문해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고, 뉴욕타임스는 ‘주한미군 주둔 변화에 대해 한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라는 제목으로 태미킴 기자의 글을 8월 9일자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6월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해당 기사는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한편,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다뤘다. 특히 기사에는 오산공군기지(K-55) 주변에 살았던 최치선 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과 캠프험프리(K-6) 주변에 살았던 이대성 전 평택초 교장 등 미군을 경험한 한국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겼다.

태미킴 기자가 이들의 증언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서 기사를 정리하던 중 유튜브를 통해 ‘평택 미군기지와 사람, 삶의 기록’을 봤기 때문이었다. ‘평택 미군기지와 사람, 삶의 기록’은 최치선 상임위원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영상으로, 미군기지 주변에서 미군들과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이러한 영상을 보고 태미킴 기자는 최치선 상임위원에게 연락을 취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와의 인연으로 이대성 전 평택초 교장과도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일 배다리도서관에서 태미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그의 기사에서도 소개된 최치선 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왼쪽 첫 번째)와 이대성 전 평택초 교장(가운데)도 함께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8일, 태미킴 기자는 다시 평택을 찾았다. 뉴욕리뷰오브북스(The New York Review of Books)에 기고할 서평을 쓰기 위해 한국에 온 차에 개인적으로 미군기지 주변에서 미군들과 함께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기 위함이었다. 이날 태미킴 기자는 전화상으로만 연락했던 최치선 상임위원과 이대성 전 교장을 만났고, 그 외에도 대추리 주민 등 미군과 관계된 사람들을 만났다.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태미킴 기자가 ‘먼 타국’까지 와서 한국과 미군과의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추적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미국에서는 일본의 프레임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미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로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유튜브에서 본 ‘평택 미군기지와 사람, 삶의 기록’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다른 데서는 들을 수 없는 이곳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라고 전했다.

태미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주한미군에 관심을 두고 있는 또 다른 이유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가 태어난 곳이 용산 주한미군 기지였던 것. 미군이었던 부모님이 한국으로 발령 났고, 그 사이 태미킴 기자가 태어났다.

그는 “어머니가 미군이었고, 나도 한국에서 태어나다 보니 미군에 대한 관심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주한미군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졌어요. 또한 미군의 자식이라는 점에서 한국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갖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태미킴 기자는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평택에서 주한미군과 평택인들의 관계를 기록으로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이곳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의 영상물 때문이었어요. 영상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평택에서 이와 같은 기록 작업을 통해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삶의 역사를 저장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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