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생명이다. 부활이다. 무기질과 유기질이 활발하게 반응하는 곳. 2018년 9월 17일 가을의 문턱에서 본 현덕면 덕목3리 냉정들 풍경이다. 추수가 끝나고 겨울이 오면 들판은 쉴 것이다. 그러나 땅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봄을 준비한다. 지역 언론은 1주일이 사계절이다. 희비애락이 교차하는 좁은 지면에는 늘 알람이 울린다. 섣불리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땅, 생명의 땅에서 스물 두 번 째 고백을 한다. 모두 감사라고 <사진 평택문화원 제공>

 

어느 생일에

                       최치선

 

보고싶어 너를 펼치면

친절한 자음, 까칠한 모음이

술래잡기 하고 있다

 

사람과 물질을 건드리고

사랑의 사용법을 알려주던

더하기보다 뺄 것 많은 가계부 앞에

수없이 무릎 꿇고

막연한 소문 웅성거리는

조개터 골목에서 취하던 밤,

헐떡거리는 심장은

진위천과 안성천을 가로질러 바다로 향했다

하고 싶은 노래 마음껏 부르고 돌아오는 길,

아직은 살아 반짝이는 당당한 결심이 따라온다

 

따뜻한 질서가 흐르고

마땅한 진리가 적용되는

불편해도 보기 좋은 시선이

그려내는 세상

너의 산수는 지금부터다.

 

유년의 좋은 기억과

괜찮은 흔적 밑천 삼아

지금 다시 마음갈아 푸름을 외치라

평택을 정의하는 믿음이 되라

 

스물 두 살 청년 시민, 시민아!

 

최치선 시인 / 평택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 _ 1997년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14년 <평택시사> 편찬 작업에 참여한 후 지금까지 평택문화원 향토사연구소에서 <평택의 사라져가는 마을> 조사 기록작업과 <평택 미군기지와 사람, 삶의 기록> 작업을 하고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