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균 평택대 미국학 교수

평택을 영어 교육의 수도로 만들자

평택만큼 영어교육 이점 있는 도시 없다

우선, 영어연극반부터 시작해보자

 

김남균 평택대 미국학 교수

[평택시민신문] 최근 BTS가 유엔에서 행한 영어연설이 학부모들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RM(김남준)의 능숙한 영어 구사력 때문이었다. BTS의 멤버인 RM의 영어 실력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BTS와 외국 방송의 인터뷰가 있을 때면 RM이 통역을 맡았다. RM은 국내에서 영어를 습득한 소위 토종 영어 학습자라고 한다. 그의 영어습득의 비결은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다. 같은 드라마를 반복적으로 보며 대사를 완전히 익혔다. 영어를 익힌 동기는 국제적 스타가 되기 위한 꿈 때문이었다고 한다.

RM의 영어 습득법은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졸업생뿐 아니라 대학 졸업생들도 영어를 그처럼 구사하지 못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이 영문법 중심의 독해교육이기 때문이다. 1945년 해방 후 지금까지 학교 강단에서는 영문의 번역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애초부터 학습자가 말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이런 해석 중심의 영어교육이 과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다. 국제 간 인적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영문을 읽을 줄도 알아야 하지만, 말의 소통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국제어가 된 영어의 소통능력은 글로벌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성공의 필요조건이 되었다. 특히 평택은 영어의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이다. 주한미군의 핵심 시설이 몰려있는 기지도시일 뿐 아니라, 수출과 수입의 핵심 항구도시이다. 거기다 많은 기업이 자리 잡은 글로벌 기업도시이다. 평택시 스스로 국제화를 도시의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평택이 현재 글로벌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가?

평택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신축과 도로정비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도시가 갖추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교육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위장전입이다. 잘못된 것이지만, 자녀의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문제는 정부 고위인사의 인사청문회 때마다 빠진 적이 없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평택은 교육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는 도시인가? 평택은 타 도시가 갖지 못한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이 어느 도시보다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교육과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입장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평택의 지역특성과 교육을 연계시켜 영어교육을 지역교육의 발전전략으로 제안한다. 영어교육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평택을 영어교육의 수도(Capital City of English Education)로 만들자는 것이다. 평택만큼 영어교육을 도시 특성화 사업으로 내세울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도시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없다.

평택을 영어교육수도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방안은 무엇인가? 필자는 영어연극을 영어교육 특성화의 실천적 방안으로 제안한다. 방안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택시가 선도적으로 지역 내 각 급 학교에 영어연극반을 만들도록 지원한다. 시범적으로 10개 학교를 선정하여 예산을 지원한다. 선정된 학교는 방과 후 과정의 하나로 영어 연극반을 운영한다. 그리고 연극반에 참여한 학생들은 1년에 1회 평택시에서 주최하는 영어연극 경연대회에 참여하도록 한다. 팀이 많으면 예선과 결선을 치르게 한다. 경연대회 참가 외에 각 학교에서 자체 공연기회를 수시로 갖도록 한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은 연극 대사를 영어로 외우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온 몸으로 배울 것이다. 연극 연습을 통한 표현력 향상이나 정서 순화는 추가적 교육효과일 것이다. 고대 민주주의의 발상지였던 아테네에서 연극이 발달하였던 점을 생각한다면 영어연극이 가져 올 민주주의 시민교육의 효과도 있을 것이다. 1차로 선정한 10개 학교의 성과를 1~2년 후 평가하여 점차 참여 학교 수를 확대한다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영어연극 경연대회를 지역이나 국내를 넘어 국제적 규모로도 확대할 수도 있다. 영어연극이라 언어적 장벽도 없다. 우선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학생들이 참여하여 행사가 국제적 규모로 발전한다면 평택은 동북아시아에서 영어교육의 중심도시로 부상할 것이다.

평택시내 초중등 학교에 수 십 개의 영어 연극반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영어교육에 일대 변화가 생기지 않겠는가? 이렇게 1차로 평택시에서 10년만 투자하는 것이다. 만약 소기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 한다 해도 실패는 아닐 것이다. 학생들은 영어를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평택의 교육적 자산이 되지 않겠는가?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영어는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와 지역적 특성에 맞추어 평택이 영어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그 당연한 일을 영어연극으로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영어교육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평택에서 영어사용이 보편화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평택이 가능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런 시대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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