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순 범<평택환경운동연합사무국장>

민선시장 이후 평택시는 평택호 변에 대규모 레포츠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발표하여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97년경에 시작된 관광지개발 계획 용역이 몇 차례에 걸쳐 수정 변경되었고 최근에 용역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계획이 빨리 확정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택의 미래의 모습을 크게 좌우할 중요한 계획일수록 신중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인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여 완성도 높은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계획의 대강을 보건대 수도권의 대표적 관광지로의 의미를 갖기에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게 한다.
일단 평택호 관광지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평택시 공무원들 외에 시민이나 그에 많은 관심을 갖는 사회, 환경단체 또는 관광지개발에 직접적인 생계와 연관되는 인근 주변의 관광협회와도 어떠한 협의과정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아무리 뛰어난 공무원일지라도 수대에 결쳐 살아왔고 오랜 기간을 평택호와 관광지개발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 보다 평택호에 대해 더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인근 주민들이나 민간단체가 관광지개발에 관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배제된 어떠한 전문가도 제대로 된 개발계획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또한 개발과정과 개발 이후에 인근 주민들이 참여되지 않는 관광지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그리고 현재까지 관광지개발 과정을 보면 아름다운 평택의 미래라는 청사진의 제시도 없이 즉흥적으로 시설을 여기저기 만들고 있다.
호변의 수변테크는 몇 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고 일년도 못되어 홍수에 떠내려가고 다시 또 짓고 지금 또 무너져 시민들이 위험한 지경이다. 보수비가 내년도 예산에 책정되어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규명하고 수변테크는 보수가 아니라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설픈 시설로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내년도 예산에 보면 호수 분수대 설계용역비가 들어 있는데 애초 환경적인 관점과 관광 볼거리라는 취지로 제기된 분수대가 전체적인 취지의 맥락에서 벗어난 분수대라면 추진이 중단되어야 한다.
평택호 관광지는 친자연적인 관광지의 관점이 살지 못하면 그 효과를 살리기 어려운 곳이다.
평택호 마안산 일대는 눈부시게 뛰어난 풍광을 가지지 않았지만 선사시대 이래 곳곳이 선조들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곳이다.
평택호는 세계적 철새도래지이며 마안산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가 조사되기도 하였다.
친환경적인 관광지 조성은 당위적인 주장이 아니라 평택호 관광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번 용역조사보고서에 보면 평택호 일대가 새의 숫자가 줄어들고 마안산의 산림녹지 등급이 매우 낮은 것으로 되어 있다.
조사시기, 방식 등 조사자체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이것자체가 평택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처사이다.
평택호변에 유일한 산림이며 수 천년 이래 포구의 흔적이 갖고 있는 마안산 자제가 관광자원임에도 그 산을 깍아서 그리 규모도 크지 않은 눈썰매장과 콘도를 짓겠다는 것은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한 폐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안산 주변에 부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음에도 관광자원 자체를 파헤치는 것은 막아내야 한다.
평택항과 평택연안, 평택호 전체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현대적 의미의 관광마인드가 모자라거나 평택의 미래를 밝히는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다음 단체장이나 후세대가 결정하도록 평택호에 손을 대지 말고 온전히 보전하는 길이 가장 훌륭한 치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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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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