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설립으로 지역사회 기여…교육철학 전파할 것

 

가르치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성적보다 인성이 중요

[평택시민신문] “책은 가장 좋은 친구에요. 책을 읽음으로써 치유되고 정화되고 또 책을 통해 사람도 만날 수 있고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됩니다.”

안중읍에 위치한 송담작은도서관은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해있다. 정윤서(42) 송담작은도서관장은 도서관이 입주민들간의 소통의 장으로서 기능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고 입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나 종교시설 등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은 평택에 마흔다섯 군데 정도 된다. 지난해 5월 개관한 송담작은도서관도 그중 하나다.

“저는 안중에서 태어나 줄곧 자랐기 때문에 지역에 무언가 기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6년 아파트 입주 당시 도서관을 만들자고 입주자대표회의에 제안했습니다.”

송담작은도서관은 벽면 두 곳을 메운 책장, 손님용 테이블, 소파 등이 마련돼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서가를 둘러보니 토지, 삼국지, 수호지 등 대하시리즈부터 최신도서까지 구비돼있어 책 선정에 상당한 내공이 엿보였다.

“원래는 선생님을 꿈꿨고 화학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그런데 서점에서 대학원서를 사던 중 안도현의 시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때 읽던 시집의 제목이다. 1995년도였고 대학문이 넓지 않아 불안감이 있던 시절이었다.

“국문학과 선택에는 약간 감성적인 것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글쓰기나 책읽기를 즐기며 여전히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놓지 않았어요.”

그는 대학 3학년 때 학원강사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고등학생 대상 보습학원을 차려 10년간 운영했다. 직접 강의에 나서면서 자신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웠다. 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과 언어치료학을 공부했고 논술지도사, 토론지도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논술수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고 또 필요성도 느껴서 논술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게 됐어요.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다가 말이 늦는 다문화 아이들을 보면서 언어치료 공부를 시작했구요. 또 학원을 하면서 오전 시간이 비니까 도서관이나 평생교육원을 통해 종이접기, 북아트 등의 교육을 받으러 많이 다녔죠.”

지금은 관내 한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말하기, 한자 등을 강의하고 있다. 벌써 7년째다. 그는 자신이 그렇게 꾸준히 열렬히 공부해왔던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 가지 일을 하면, 그것만 하면 될 것 같은데 부족함을 느껴요.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한 가지의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국어를 가르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이 포함돼있잖아요. 이 모든 배움은 가르친다는 한 가지를 제대로 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그는 단순히 도서관장이나 강사라는 말보다 교육자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의 교육은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것을 추구한다.

“기본이 바로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외우고 까먹는 교육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인을 바꿀 수 있는, 스스로 변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교육을 하는 거죠. 대학에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을 가르치는데, 일반적인 글쓰기와는 접근법이 달라요. 요즘 자기소개서를 보면 똑같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 같아요. 하고자 하는 직업과 그것을 왜 하려고 하는지 그런 부분들을 자기들의 삶 전 생애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써야 진솔한 자기소개서가 된다고 봅니다. 책이나 글쓰기는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도구라고 할 수 있어요.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면 힐링수업이었다고 말을 해요. 자기를 되돌아보고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고요.”

정 관장의 궁극적 목표는 공주서당, 논산서당처럼 한자와 예절 등을 교육하는 서당을 세우는 것이다. 실제로 인근 시골에 찾아가 옛날 집들을 봤다. 하지만 골조나 기와 등 서당에 마땅한 집이 없었다.

“아이가 내년에 학교에 가는데 농촌의 정서를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찾고 있어요.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심어주고 싶어서요. 흙을 밟으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아이가 뭘 할지, 뒤처지진 않을지 그런 걱정은 안 해요. 당장에 영어를 잘 하고 못하고 그런 교육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안중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올바른 교육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 전파하고 싶어요.”

최근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등 교육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어 그의 교육자로써의 역할이 기대된다. 현재 송담작은도서관의 프로그램으로는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독서활동인 ‘생각이 크는 책 놀이터’, 성인들을 위한 ‘영어보컬트레이닝’, ‘엄마 자격증’ 등이 있다. ‘평생학습마을’이라는 시의 사업이 있는데 올해는 그 사업대상으로 지정받아 마을리더교육, 주민강사교육, 학습마을컨설팅 등도 실시하고 있다. 도서관 운영 등 앞으로의 교육사업을 통해 그의 교육철학이 지역사회에서 꼭 결실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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