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없어 자연재해에 속수무책

평택시 무관심에 어민들 ‘분통’

평택항 관리부두에서 피항 중인 어선들

[평택시민신문] 제19호 태풍 솔릭이 기존 예상과 달리 평택지역에 별다른 피해를 끼치지 않고 지나갔지만, 평택지역 어민들의 불안한 마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평택시에 등록돼 있는 어민들을 위한 어항이 없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지금까지 어민들은 평택항 주변에 어항을 설치해 자연재해 등에 대비할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여전히 평택 지역의 어항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의 몫이 됐다. 실제 지난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평택항 인근 바다가 얼면서 어선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본지 899호 5면 참고) 또한 2010년 태풍 곤파스가 상륙했을 때는 규모가 큰 어선을 중심으로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태풍 솔릭이 한반도 서해안으로 상륙해 큰 피해를 남길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23일, 평택항 관리부두에서 태풍에 대비하고 있던 이한범 돌핀호 선장은 “어항이 있어야 한파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어선들을 지켜낼 수 있지만, 평택에는 어항이 없어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민들은 평택시의 무관심한 행정에 더 화가 난다고 하소연한다. 이한범 선장은 “어항이 없다면 평택시에서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한 자구책이라도 마련해줘야 하지만, 어민들에게 재해예방을 하라는 문자만 보낼 뿐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태풍이 오면 평택시 차원에서 항만청과 협의해 어선 피난처를 마련하고, 어디로 피신할지 알려줘야 하지만, 그런 노력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어민들은 자신들의 어선을 끌고 평택항 내항 관리부두에 정박했지만, 이는 어민들 스스로 살길을 만들기 위한 결과였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신태용 대명호 선장은 “다른 지자체의 경우 어선을 육상으로 인양하는 등의 노력으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려고 한다”면서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화성시와 같은 경우는 255척의 어선을 육상으로 인양 및 결박조치를 한 바 있다.

이러한 평택시 행정 불만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태풍이 온다고 했을 때 일부 배를 권관리 임시부두 등에 피항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대처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어민들이 평택항 내항 관리부두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생긴 마찰에 대해서는 “태풍으로 인해 ‘긴급피난’ 상황에서 주변의 모든 배가 항만으로 들어가다 보니 어민들과 예인선 등 기존에 항만을 사용했던 사람들과 마찰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평택항만청 등과 논의해 재해발생 시 어민들이 어디로 피난해야 하는지 알리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한범 선장은 “권관리 쪽으로의 피항은 3톤 미만의 작은 어선만 가능하고, 큰 배들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평택지역 어항과 관련해서 평택시 관계자는 “90년 이후부터 해수부 등에 건의를 하고, 용역설계까지 했지만, 지자체 예산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앞으로도 어민들을 위해 어항 설치를 위한 요구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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