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힘으로 미세먼지 수치 낮출 수 있어…시민의식 중요”

아이 걱정에 미세먼지대책 모임 결성…환경운동 계기

세교산단 유해업체 가동중지·이전, 폐기물소각장 건립 반대 등 캠페인 펼쳐

 

[평택시민신문] 경기도 내 가장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는 오명을 쓴 평택시.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라는데 평택만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각종 개발사업과 수많은 산단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 시민이 해결하기에는 벅찬 일 같다. 현재 평택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미세먼지대책 평택안성시민모임이 대표이자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평택시민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성희 대표를 만나 환경문제 실태와 시민이 나서야만 하는 이유,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환경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사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미세먼지에 관심이 없었다. 2014년에 평택에 정착해 아기를 낳고 보니 미세먼지가 심각한 게 신경이 쓰였다. 처음에는 엄마들끼리 “심하죠?”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시에 민원을 넣었다. 또 측정기나 앱을 사용해 서로 미세먼지 수치를 공유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해 나중에는 엄마들끼리 모여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해서 만난 것이 미세먼지대책 평택안성시민모임으로 이어졌다. 모임이 만들어진 지 2년 정도 됐고 현재 회원이 200명가량 된다.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평택시민연대를 만들었는데.

작년 가을쯤 설립했다. 우리 모임을 비롯해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건생지사 등 환경에 관심이 많은 단체 10군데가 모여 결성됐다. 평택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 회원들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해결과제로 삼고 있는 주요 문제는.

우선 세교일반산업단지의 유해공단 문제다. 세교산단은 기업들이 입주를 하지 않아 기준을 자꾸 낮추는 바람에 주택가에 들어오면 안 되는 기업들이 들어왔다. 공장을 가동할 때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재생 아스콘 및 레미콘 생산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주민들은 그런 업체들이 들어온 것도 몰랐고, 냄새가 나서 나중에 알게 된 것이다. 이에 아이들과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유해공장들을 이전하고 가동을 중단하라는 캠페인을 열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이 결실을 보아 다행히 작년에 아스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세교산단에는 유해공장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밤에 유해물질이 엄청나게 배출돼 악취가 심하다. 세교산단을 옮길 수도 없고 공장은 어디든 있기는 있어야 한다. 산단 주변에 학교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유해공장들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는 주민들이 숨 쉬고 살 수 있게끔 관리를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 진짜 있어선 안 되는 것들은 가동을 중단하든가 이전을 하든가 해달라는 것이다.

또 우리가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것은 도일동 폐기물 소각장 건립 문제다. 현재 평택에는 고덕에 에코센터가 생겼기 때문에 우리 시 자체의 쓰레기뿐만 아니라 인근 안성 쓰레기까지 가져와 소각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 그런데 사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소각장을 또 평택에다가 지으려 하고 있다. 소각장을 지어 쓰레기를 태우면 돈도 벌고 또 에너지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하려는 것이다. 그 업체는 부지를 선정해놓고 환경부에 허가를 받은 상태다. 그 과정서 주민의 의견 청취는 일절하지 않았다. 소각장이 세워지면 도일동에서 시청 근처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평택이 가뜩이나 미세먼지가 심한데 그것을 더 발생케 할 그런 시설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다.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안 된다. 또 처음에는 환경‧안전 규정 등을 잘 지키다가 나중에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을 많이 봐왔다.

 

미세먼지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중국영향, 산단 문제, 개발사업, 서산‧당진항 화력발전소 등의 문제가 얽혀있다고 본다. 화력발전소를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인접한 충남과 함께 협의해서 해결할 수도 있다. 작년에 대선 치르고 나서 노후된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시민의 아주 작은 힘으로 뭘 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하지만 미세먼지 수치를 조금이나마 끌어내릴 수는 있을 것이다. 획기적으로 평택이 미세먼지 수치가 0이 되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수치보다 10정도 낮추는 것은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남 탓만 하고 일회용컵 같은 걸 막 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 하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회용컵을 안 쓰면 그 변화가 어마어마하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시민들을 향한 캠페인을 하는 이유다. 대통령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하는 일은.

지금 경기도와 평택시의 사업을 받아 ‘미세먼지 없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 대상 미세먼지 인형극을 지난 5일부터 시작했다. 약 20회 예정이고 3000명 정도 관람한다. 호응이 크다. 아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교육자들에게도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기 때문이다. 9월 달부터는 미세먼지 관련해 시민들이 보기 편리한 자료책자를 만든다. 만들어진 책자를 바탕으로 중학교 1학년 대상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인이 될 아이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본다는 것만으로 더 나은 시민의식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한다. 시민이 변하면 시도 변하고 나라도 변하기 마련이다. 작아 보이지만 모여야 큰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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