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디자인, 장애인‧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 만들어요”

평사협 ‘찾아가는 사회복지교육’에서 유니버셜디자인 교육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버셜디자인 적용되고 있어”

[평택시민신문] 빽빽하게 박혀 있는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지지 않아 고생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플러그가 뭉툭하거나 콘센트가 오래된 경우에는 플러그를 뽑는 수고는 가중된다. 이에 한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냈다. 플러그 가운데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크기의 구멍을 판 것이다. 이 구멍을 통해 손에 힘이 없는 사람이라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플러그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유니버셜 디자인 예시

이렇게 모든 사람이 제품이나 시설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이 최근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고, 관련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실제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찾아가는 맞춤형 사회복지교육’을 진행하며 중학교 학생들에게 유니버셜디자인을 중점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권은예(48) 복지교육강사를 만나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장애인이나 노약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도구 및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 한창 유행했던 베리어프리(Barrier-free)의 개념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베리어프리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들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 운동이었다면, 유니버셜 디자인은 대상자를 ‘모든 사람’으로 넓힌 개념이다.

예를 들어 베리어프리 과정에서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 휠체어를 타고 오르기 쉬운 ‘경사로’를 만들었다면, 유니버셜 디자인은 입구 자체를 ‘평지’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

 

유니버셜 디자인의 구체적인 사례는?

지금도 생활 속에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된 상품이나 시설이 많다. 예를 들어 손톱깎이에 돋보기를 달아 손톱이나 발톱을 확대해서 볼 수 있게 한다든지, 통조림의 뚜껑을 기존 강철에서 알루미늄 포일로 대체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집 안의 문이 여닫이문에서 미닫이문으로 바뀌는 것도 모든 사람이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쉽게 하기 위한 설계라는 점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의 또 다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아직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모든 사람들의 실생활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 도구도 많다. 특히 한국복지대에 가면 유니버셜 디자인 체험관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싱크대 위의 찻잔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어 아이나 어른이나 쉽게 접시나 컵을 꺼낼 수 있게 돼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조카가 어린 시절 멀티콘센트에 젓가락을 넣어 위험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그 조카는 전류가 목으로 터져 나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은 남아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편리한 도구라는 차원보다는 안전한 도구 차원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멀티콘센트에도 유니버셜 디자인이 도입돼 안전하고 편리한 사용이 가능해졌다.

 

학생들에게 유니버셜 디자인을 가르칠 때의 반응은?

처음에는 ‘유니버셜디자인이 뭐야?’라는 반응도 보이고, 시큰둥한 반응도 보였지만, 수업을 진행할수록 유니버셜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이론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불편하거나 위험한 요소를 찾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다 보니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학생으로서 불편한 점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노인복을 입거나 휠체어를 타며 학교에서 경험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정책 제안을 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유니버셜 디자인 수업은 청소년 복지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청소년 복지교육은 청소년이 학교라는 작은 사회변화의 주체로서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통해 인성발달과 건전한 시민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를 통해 학생 개인의 역량개발은 물론 사회복지를 생각하고, 나아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런 교육을 학생이 정규과정에서 한두 번 받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부터 시작해 고등학생까지 꾸준히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평택의 복지가 내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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