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한상균 위원장 석방”을 요구하며 세종로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택시민신문] 지난 22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쌍용차 해고자들과 쌍용차범국민대책위원회 500여명은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한상균 위원장 석방”을 요구하며, 서울 세종로에서 “같이 살래요”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도중 방패를 든 경찰들이 갑자기 행진을 막는 바람에 참가자와 경찰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충돌 과정에서 한 참가자는 사복경찰들에게 꼬집힘을 당해 멍이 들기도 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 이를 강하게 항의하자 경찰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답변하였으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30분 넘게 실랑이를 하다가 쌍용차 해고자들 80여 명과 400여 명의 시민들은 무쏘·코란도·티볼리 등 쌍용차 10대를 밧줄로 끌고 아직까지 복직하지 못한 128명의 이름을 차에 붙이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에 도착해서 “2009년 이후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쌍용차 정리해고는 노동적폐 1호”라며 “해고노동자 전원을 복직시켜라. 노동자 인권을 유린한 국가폭력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서는 쌍용차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문재인정부의 진정한 적폐청산이다.”라며 쌍용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이 쌍용차 해고자들의 전원 복직을 촉구하는 “같이 살래요”를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 이후 2015년 노사합의를 통해 2017년 말까지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겠다는 약속을 하였지만, 아직까지 징계해고자 167명 중 45명만이 복직을 한 상태다. 이에 행사 참가자들은 “대통령과 정부가 문제해결과 협상의 주체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면서 “해고자들이 이제 그만 집과 공장으로 돌아가 평온하고 평범한 삶의 자리를 되찾고 싶다” “쌍용차는 현재 흑자 상태이며, 대주주인 마힌드라사는 다국적 재벌로 이제 모두가 ‘희망고문’을 멈추고 사회적 약속을 지켜주어야 한다.” 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4월 7일 평택역에서 출발한 ‘쌍차 워낭소리’ 행진이 해고노동자의 고통과 슬픔을 드러내는 행진이었다면, 4월 22일 서울에서의 “같이 살래요” 행진은 쌍용차해고자들의 꿈과 희망의 염원을 담은 행진이었다.

22일 서울 행진에서는 평택오산아이쿱생협과 인근 용인,수원,화성아이쿱생협 등이 지원한 생수로 참가자들이 목을 축였고, 평택지역에서도 평택평화센터, 미군기지환수연구소, 평택민주노총지부 등과 평택시민들이 참여하여 힘을 실어줬다. 행사에 참가한 주부 이모씨(50)는 “지난 10년 동안 아빠와 여름 야유회 한번 못 가봤는데 어느덧 스무 살이 되었다는 어느 해고자 딸의 말이 가슴 아파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10년 전 서울 행사에서 “함께 살자”고 했다면 이제는 “같이 살래요”라는 외침이 서울시내에 울려 퍼진 시간이었다.
 

오경아 본지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