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문화재단의 전문성으로 시설 운영 및 지역 콘텐츠 발굴할 수 있어

한국소리터·문예회관·평화예술의전당·도서관 등 재단에 이관하는 구상안 발표

“도서관까지 문화재단이 흡수하는 것은 설득력 떨어진다”며 다수 지적

‘평택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연구진이 평택시청 종합상황실에서 공무원, 문화 전문가, 언론인을 대상으로 중간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평택시 주최로 지난 19일 ‘평택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정상균 부시장 및 공무원, 문화·예술 전문인,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용역을 맡은 연구진은 평택의 일반·문화 환경 및 평택지역 의견을 토대로 문화재단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재단 운영의 기본구상안을 제시했다.

먼저 평택의 일반 환경을 설명하면서 연구진은 평택시의 전입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미군 및 미군 주변인구의 밀집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남부·북부·서부로 행정서비스가 분산되고, 생활권이 분할돼 있다는 상황을 짚고, “문화적 융합을 통한 권역간의 비교, 단절의 극복이 필요”하다며 평택 지역의 문화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평택의 문화 기반 형성이 중요한 시기이지만, 현재 평택시의 문화적 환경은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 첫 번째 근거로 제시된 것이 문화예술 분야 예산 미흡이었다. 연구진은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2017년 기준으로 166억 원이었지만, 그 중 57%(95억 원)가 도서관 운영비로 책정됐다”며 “실질적 문화진흥 예산은 적다. 문화예술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더욱 확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구 10만 명당 공연장, 영화관, 전시관, 도서관 등 주요 문화시설 개수가 경기도는 3.96개이지만, 평택은 2.55개에 불과해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문화시설의 대부분이 남부와 북부에 몰려 있어 서부권역은 평택 평균보다도 문화 인프라가 열악하다고 전했다.

용역 연구팀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평택시의 문화 환경이 다른 지역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의 열악한 환경’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교통에 이어 문화생활 환경이 열악하다고 응답했고, 문화예술 환경 만족도에 2.55점에 그쳤다. 용역 중간보고회 발표자는 “보통 다른 지역의 문화예술 환경 만족도가 3.5~4.0으로 나타난다”면서 “2.55점에 그친 평택시민들의 문화예술 환경 만족도는 대단히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다행히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해 평택시는 2018년 안정리 예술인 광장, 2018년 생활문화센터, 2021년 평화예술의 전당, 2023년 평택박물관 등 문화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지만, 연구진 측은 “이러한 시설들을 평택시가 모두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면서 “문화재단을 통해 전문적으로 해당 시설들을 운영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남부·북부·서부문예회관의 공연일수 및 프로그램이 편중돼 있고, 기획 공연 등을 위한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화재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외에도 문화재단을 통해 ▲지역컨텐츠 개발 ▲전문적인 지역문화 해석 ▲평택 대표축제 발굴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화재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7.4%로 부정적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도 문화재단 설립 필요의 근거가 됐다. 문화재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평택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 등을 그 이유로 뽑았다. 평택문화재단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연구진은 재단 운영의 기본구상안을 제시했다.

먼저 평택문화재단의 역할은 ▲지역 내 문화예술시설 운영 및 관리 ▲지역문화예술 자료 수집 및 보급·연구 ▲지역 문화행사 및 축제 운영관리 ▲지역문화예술단체 및 예술활동 지원 ▲지역문화예술에 관한 교육활동 ▲시장이 위탁하는 사업 등 일반적인 기초지자체 문화재단의 역할과 함께 ▲지역문화예술 진흥 ▲지역문화 특화 ▲지역문화예술 교류 ▲문화예술공간 운영 등 평택문화재단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사업 간 중복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평택문화재단과 평택문화원의 업무영역을 나뉘어야 한다면서 평택문화재단은 지역문화 활성화, 지역문화 공동체 지원, 지역문화 거버넌스 구축, 예술가 지원 등을 진행하고, 평택문화원은 향토문화연구,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전통문화활성화 등 본연의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택문화재단 설립 이후 문화공간 이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안도 발표됐다. 연구진은 설립 초 1단계에서는 문화재단의 직접적 사업 영역에 속하는 문화공간을 우선적으로 이관할 것을 건의했다. 해당 문화공간에는 3개 문예회관, 한국소리터, 안정리 예술인 광장, 생활문화센터 등이 있다. 이어 평화예술의 전당 건립시기에 맞춰 국제교류재단 및 평택박물관 등을 이관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2025년부터 마지막 3단계로 도서관까지 이관하여 전무적인 문화예술교육 기능을 강화할 것도 함께 건의했다.

중간보고 발표 이후 참석자들은 도서관까지 문화재단이 흡수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박환우 평택시의회 의원은 “평택의 도서관은 문화적인 부분보다는 평생학습분야의 역할이 많아 문화재단이 흡수하는 것에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고 전했다.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도 ”문화재단이 도서관보다 더 작은 조직이기에 도서관까지 이관해 운영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공무원 조직 체계도 흔들릴 우려도 있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도 ”도서관은 도서관만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문화재단이 흡수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한편 ‘평택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의 최종보고회는 4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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